체험! 극과 극 <요리 클래스>
호텔과 스파, 미용실과 파인다이닝, 요리 학원과 요가 학원까지 값비싼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찾아 비교 체험을 했다.
저마다의 정체성으로 무장한 같고도 다른 두 장소를 낱낱이 밝힌다.
세계 3대 요리학교 교수진
츠지원의 명성은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었다. 세계 3대 요리학교로 꼽히는 일본 츠지조그룹교의 현역 교수진이 직접 강의를 하고, 바로 옆에서 동시 통역을 한다니 상상만으로도 흥분이 됐다. 주방에 들어서자 푸근한 인상의 일본인 셰프 세구치 선생이 반갑게 맞았다. 이날 수업의 주제는 이탈리아 코스요리! 화이트 와인 소스에 버무린 새콤한 닭고기 샐러드와 오이 퓌레를 곁들여 차갑게 먹는 훈제 연어 크림 스파게티, 감자를 곁들인 고등어 구이, 바닐라 빈의 달콤한 풍미가 가득한 쌀 케이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호텔 레스토랑 못지않은 코스요리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었다. 먼저 세구치 셰프가 재료 설명과 함께 4가지 메뉴를 직접 조리하며 조리과정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최대 정원이 8명인데 이날 수업에는 4명만이 참여해 수강생들보다 스태프의 수가 더 많았다. 덕분에 강습을 하는 중간중간에 재료나 조리과정에 대해 궁금한 점을 수시로 질문하고 토론하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조성됐다. 요리가 하나씩 완성될 때마다 1인분씩 접시에 덜어 나눠주는데 눈앞에서 음식이 익어가는 맛있는 소리를 듣고 구수한 냄새를 맡으며 바로 시식할 수 있어 오감이 만족스러웠다. 4가지 요리 시연이 끝나고 닭고기 샐러드와 스파게티를 직접 만들어봤다. 재료와 기본적인 소스가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고, 츠지조그룹교 출신의 조교들이 일대일로 세심하게 보조해준 덕분에 신기하게도 제법 그럴듯한 모양새가 만들어졌다. 실습이 끝나자 조교들이 웨이터로 변신해 코스별로 요리를 하나하나 서빙해줬다. 에어컨 바람이 시원하게 나오는 쾌적한 주방에서 요리를 배우고, 호사스럽게 완성된 요리를 먹고 있자니 말로만 듣던 청담동 며느리의 삶의 이런 건가 싶었다.
+ 정규 요리 과정
수강료는 1회 20만원이다. 1회 수업은 최대 정원 8명의 소수정예로 운영된다. 프랑스 · 이탈리아 · 일본 · 중국 요리와 제과, 디저트 반으로 구성된다.
따라 하기 쉬운 이탤리언 요리
한솔요리학원 강남점의 ‘패밀리 레스토랑 메뉴반’이라는 강좌 이름이 왠지 모르게 호기심을 자극했다. 패밀리 레스토랑 메뉴라는 게 뭘까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카르보나라 스파게티, 버섯크림 리조토, 햄버거스테이크, 그라탱처럼 대중적인 이탤리언 요리를 배울 수 있는 코스였다. 조리실에 들어서는 순간 학창시절 가정 실습시간의 풍경이 떠올랐다. 학교 교실만큼 넓은 공간에 실습 테이블이 곳곳에 놓여 있는 장면이 그랬고, 수업이 시작되자 수강생들이 조리실 맨 앞의 테이블을 둥글게 둘러싸고 강사의 설명을 열심히 받아 적으며 조리 과정을 지켜보는 모습이 그랬다. 가든피자와 버섯크림 리조토 모두 익숙한 음식이었지만 막상 실습이 시작되자 정신이 없었다. 미리 만든 반죽이나 소스를 사용하는 대신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만들었기 때문이다. 강력분을 계량해 이스트와 우유를 넣어 피자 반죽을 만들고, 양파와 마늘을 다지고 볶아서 토마토 소스와 섞어 피자 소스를 만드는 과정이 생각보다 복잡하고 어려웠지만 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재료로 직접 만드는 법을 알게 된 점이 기뻤다. 양파에 가로, 세로로 칼집을 내고 썰어서 간단하게 다지는 법, 이스트를 넣고 반죽할 때 주의할 점, 신맛이 나는 토마토를 주재료로 요리할 때 기억해야 할 것 등 평소 음식을 할 때 응용할 만한 팁을 알려줘 레시피 종이에 깨알 같은 글씨로 열심히 적었다. 강사 한 명이 요리 시연부터 수강생 실습과정까지 두루 챙겨야 하기에 토론식 수업보다는 주입식 교육에 가깝긴 했지만 만족스러운 수업이었다. 수강생들이 대부분 일반인이라는 점을 고려해 조리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실습하는 동안 테이블 사이를 종횡무진하며 수강생들을 한 명이라도 더 챙기려고 애쓰는 모습이 특히 보기 좋았다. – 조은선(뷰티 에디터)
+ 패밀리 레스토랑 메뉴반 과정
총 16회의 수업으로 이뤄진다. 16회 과정을 모두 듣는 수업료는 78만7천원(국비지원 가능). 1회 수업료는 5만5천원.
- 에디터
- 피처 에디터 / 조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