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영양 주사를 맞았다
영양 주사를 맞기 위해 병원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만성 피로를 잠재우고, 피부를 밝게 하고, 숙취 해소에도 도움이 되는 영양 주사. 이 정도면 ‘주사 테라피’라는 말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잠을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가 않다. 숙취가 오래가고 하루 종일 쉬어도 피곤하다.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지고 원인을 알 수 없는 근육통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래서 병원을 찾으면 이상징후는 없다고 한다. 딱히 지병이 있는 것도 아닌데, 위의 증상이 꽤 오래 지속된다면 만성 피로를 의심해봐야 한다. 이 만성 피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운동과 식이 요법이 필요하지만,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만큼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고충을 겪고 있는 현대인에게 팔뚝에 놓는 혈관 주사, ‘영양 주사’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보통 링거라고 불리는 수액 영양 주사는 수술 전후에 아미노산을 공급하기 위해 혈관에 놓는 주사인데, 여기에 각종 비타민과 마그네슘, 칼슘 성분 등을 혼합하면 피로 회복과 근육통 완화에 도움이 되는 혈관 영양 주사가 만들어진다. “매일 패스트푸드를 먹고 불규칙한 생활을 한다면 영양 주사는 일시적인 방패가 될 뿐이에요. 주사의 효능을 맹신하지 말고, 무엇보다 자신의 몸 상태를 건강하게 바꾸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WE클리닉 조애경 원장의 조언이다.
내 몸에 맞는 영양 주사
영양 주사의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영양 주사의 종류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영양 주사 중에서 최근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글루타치온 주사는 비욘세의 피부톤을 환하게 바꿔준 주인공이다. 자외선에 피부가 노출되면 멜라닌 세포가 색소 침착을 유발하는데, 이때 글루타치온은 흑색 또는 갈색 멜라닌 색소를 만드는 티로시나아제의 활성화를 억제해 칙칙해진 피부톤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글루타치온의 역할은 피부톤만 밝히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면역체계를 강화해 바이러스를 제거하고 중금속, 약물, 담배 등 독성 물질을 해독하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다. 한편, 만성 피로에서 탈출하고 싶은 이들은 마이어스 칵테일 주사를 선호한다. 이 주사는 비타민 C, B1, B5, B6, B12, 마그네슘을 혼합한 주사다. 마그네슘은 심혈관 질환의 치료와 근육통 완화에 도움을 주며, 고용량 비타민 C는 피로 물질을 제거하며, 마그네슘과 비타민 B5는 몸에 저장된 영양소를 신체에너지로 바꿔 원기 회복에 도움을 준다. 일명 ‘감초 주사’라 불리는 리코리쉬 주사도 인기가 많다. 감초의 주성분인 글리시리진은 특히 간 해독작용에 효과가 있고, 시스테인과 글리신을 함유하고 있어 전반적인 피로 회복과 간기능 개선, 피부 탄력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를 증가시킬 수 있으며, 노인의 경우 장기간 투여 시 두통과 고혈압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신데렐라 주사’라 불리는 알파리포산 주사도 있다. 알파리포산은 식욕 억제와 에너지 소비를 촉진하는 지방산인데, 나이가 들면 체내에서 지방산인 알파리포산 생산이 감소해 피부 노화가 빨라지고 내장 지방이 증가한다. 알파리포산 성분을 공급하면 내장 지방을 감소시키고 혈액순환을 개선해 노화 방지는 물론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것은, 같은 질환이 있는 두 사람에게 같은 약을 썼다고 해서 약효가 두 사람에게 똑같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약효가 다른 만큼 부작용도 각각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 후 주사해야 합니다. 임산부, 신장질환이나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특히 피해야 하는 성분이 있고, 단시간에 고영양소를 투입하는 만큼 어지러움이나 발열, 구토 등의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투여하는 속도를 조절하는 것 또한 중요하죠.” 비포앤애프터클리닉 김준환 원장의 설명이다.
영양 주사도 진화한다
영양 주사가 인기를 끌면서 스파와 마사지, 영양 주사를 병행하는 클리닉도 늘어나고 있다. 더엘 클리닉&메디컬 스파의 ‘행오버 프로그램’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비타민과 디톡스 주사, 근육이완 마사지, 독소배출 성분 관리를 하나로 묶은 올인원 피로 회복 프로그램인 행오버는 20분간 따뜻한 욕조에 앉아 스파를 받는 것으로 시작한다. 긴장된 몸을 가볍게 풀고 난 뒤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오일 마사지로 근육을 이완시킨 후, 독소를 배출하는 데 효과적인 효소를 몸에 바른다. 영양 주사는 발마사지 단계에서 맞게 되는데, 처음 주삿바늘이 들어갈 때의 따끔한 순간만 제외하면, 주사를 맞는 사실을 잊고 마사지에 집중할 수 있다. 한편 비포앤애프터클리닉은 영양 주사와 고주파 경락 관리를 병행하는 디톡스테라피를 선보이고 있다. 주사를 맞고 난 후 바로 고주파 경락 관리에 들어가므로, 체내 독소 제거, 피부 노폐물 배출, 피로 회복 효과를 더 확실히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마사지의 종류는 다양하게 나눠지며 투여하는 주사의 종류에 따라 그 효과를 높이는 마사지를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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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피처 에디터 / 조소영
- 포토그래퍼
- 심규보(Shim Kyu Bo)
- 기타
- 도움말 | 서수진 원장(더엘 클리닉&메디컬 스파), 김준환 원장(비포앤애프터 클리닉), 조애경 원장(WE클리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