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근혜 갤러리는 2015년 첫 번째 전시로 <흔해빠진 풍경사진>이라는 제목의 배병우와 마이클 케나, 두 거장 전을 준비했다.

1 배병우, ‘SNM1A-082V_2002. 2 마이클 케나, ‘Homage to HCB, Study 2’. 3 마이클 케나, ‘Disconnected Dock.

1 배병우, ‘SNM1A-082V_2002. 2 마이클 케나, ‘Homage to HCB, Study 2’. 3 마이클 케나, ‘Disconnected Dock.

 

 

배병우와 마이클 케나, 이 두 작가에게는 공통분모가 있다. 빠르고 편리함을 추구하는 디지털 시대에 한결같이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만 고집한다는 것. 유독 풍경사진만 추구하며 30년이 넘도록 한길을 걸었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두 작가의 못 말리는 고집은 세계로 통했다. 세계 무대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으며 권위 있는 굵직한 미술관에서 해마다 개인전을 열고 있으며 미술 경매 시장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공근혜 갤러리는 2015년 첫 번째 전시로 <흔해빠진 풍경사진>이라는 제목의 두 거장 전을 준비했다. ‘한국의 소나무’라는 공통 분모로 두 작가가 처음으로 만나는 특별한 자리다.  

 

30년 넘게 한국의 소나무만 찾아 다닌 사진작가 배병우. 그의 지조 있는 내면과 닮은 경주 남산의 웅장한 소나무 사진 작품은 크기가 높이 2m를 훌쩍 넘는 대작들이다. “바람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빛에 의해 변하는 섬들의 풍광이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잠시 눈길을 돌려 경주에 가서 촬영한 것이 나를 유명하게 해준 소나무 시리즈가 되었죠.” 그의 사진에는 우리가 느끼지 못한 시간의 흐름이 존재한다. 소나무가 하늘로 뻗어간 시간, 바람이 들판을 지나간 시간의 흔적이 그의 사진 안에 맞물려 있다.

 

이와 나란히 서양인의 시각으로 강원도 삼척의 솔섬을 촬영한, 마이클 케나의 솔섬 사진이 전시된다. 더불어 프랑스 각 지방을 배경으로 촬영한 이국적인 풍경 사진도 한국에 처음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파리 센 강, 보르도 지방의 샤토 로칠드 포도밭, 브르고뉴 지방의 시골 마을, 니스 해변 등 풍경 사진의 정수가 담긴 30여 점은 마치 그곳을 여행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선명하고 아름답다. 사진 미학의 거장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을 존경하며 마이클 케나가 그에게 오마주를 표한 작품도 빠뜨릴 수 없다. “나는 아날로그적인 과정이 주는 한계와 느림을 통해 기다림을 배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나에게 예술가로서의 신념과도 같습니다.” 사진에 대한 그의 단단한 신념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전시 오프닝이 열리는 2월 6일에는 배병우와 마이클 케나, 두 작가와의 만남이 예정되어 있어 더욱 기대를 모은다.  두 거장의 소나무와 솔섬 사진에 얽힌 이야기, 프로 사진작가와 아마추어 사진가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예술로서의 사진이 무엇인지, 예술을 대하는 자본가가 가져야 할 윤리와 도덕이 무엇인지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하니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날짜를 기억해둘 것. 정지된 시간의 영원한 움직임을 포착한 두 작가의 시선을 통해 익숙한 듯 놀라운 새로운 얼굴의 자연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전시는 2월 6일부터 3월 8일까지 삼청동 공근혜갤러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