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니엘은 어디로 사라졌나? 미니시리즈 <그들이 사는 세상>,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영화 <시라노 : 연애조작단>을 연이어 히트시킨 그가 최근 통 보이지 않았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기에 자취를 감췄나

실크 소재의 톱과 재킷은 모두 지-제냐(Z-Zegna). 안경은 톰 포드(Tom Ford).

실크 소재의 톱과 재킷은 모두 지-제냐(Z-Zegna). 안경은 톰 포드(Tom Ford).

최다니엘은 “록 시크가 뭐예요?”라고 물었다. “댄디 룩은 익숙한데, 록 시크는 처음 들어봐요”라고.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일부러 멋 내지 않은 듯하면서도 세련된 댄디 룩을 선보였기에 그의 질문은 의외였다. <그들이 사는 세상(이하 그사세)> <지붕 뚫고 하이킥>의 최다니엘 옷차림을 보면서 그가 당연히 패션에 관심 꽤나 있는 남자일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청바지에 후드 티셔츠를 걸친 그는 “에이, 저 옷 입은 걸 보세요. 옷 입는 거에 별 관심 없어요”라고 패션에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다. 다행히 최다니엘은 화보 촬영을 싫어하지 않았다. 오히려 댄디와 록 시크 스타일을 번갈아 입으면서 흥미로워했다. “평소 입어보지 못한 옷을 입어보는 게 재미있어요.”라고. “이게 록 시크 룩이라는 거라고요? 허허”라고 다시 한번 물어보면서. 최근 최다니엘의 관심사는 패션이 아니라 연기였다. 얼마 전 갤럭시 S로 촬영한 단편 영화 <우유시대>를 찍었고, 매주 목요일에는 <최강희의 볼륨을 높여라>의 ‘이게 사랑입니까?’에 패널로 출연해 사랑에 대한 조언을 건네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가 집중하고 있는 것은 새 드라마 <더 뮤지컬>이었다.

 

안에 입은 흰색 티셔츠는 아메리칸 어패럴(American Apparel). 종이처럼 가벼운 가죽 점퍼는 엠포리오 아르마니(Emporio Armani).

안에 입은 흰색 티셔츠는 아메리칸 어패럴(American Apparel). 종이처럼 가벼운 가죽 점퍼는 엠포리오 아르마니(Emporio Armani).

<그사세> <지붕 뚫고 하이킥> <시라노>가 연이어 인기를 얻으면서 숱한 제의를 받았을 것 같은데, 그중에서 <더 뮤지컬>을 선택한 계기가 궁금해요.
<그사세>를 끝냈을 때에는 <그사세>의‘ 양언니’ 캐릭터가 주로 들어왔고, <지붕 뚫고 하이킥>이 끝났을 때에는‘ 지훈’ 캐릭터가 주로 들어왔고, <시라노>에 출연하니‘ 상용’ 캐릭터가 들어오더군요. 물론 <더 뮤지컬>은 이 세 캐릭터와는 다른 캐릭터예요. 천재 작곡가 역이죠. 해보지 않은 캐릭터라서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현재 촬영은 어느 정도 진행됐나요?
16부작인데, 11부작까지 촬영했어요. 지금 예상으로는 3월에 촬영이 끝날 것 같아요.

<더 뮤지컬>의 방영이 늦춰지고 있는데, 불안감은 없나요? 의도치 않게 너무 오래 브라운관에서 떠나 있는 것 같은
데….

불안하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죠. 가진 것이 없을 때는 무서울 게 없지만, 무언가를 가졌을 때는 그것을 잃지 않을까 무서워지니까. 작품을 한 편 끝낼 때마다 매번 다른 식의 불안감이 찾아왔어요. 하지만 항상 불안감보다는 내 안의 자신감이 더 컸고, 그래서 견딜 수 있었죠.

남자로서, 연기자로서 자신감의 원천은 무엇인가요?
남과 견주는 자신감은 아니에요. 연기는 경쟁이 없는 것 같아요. 음악가가 음악에 순수하게 다가가듯이 연기자는 작품에 순수하게 다가가죠. 저 배우가 이런 연기를 하니까 나는 저 배우와는 다른 연기를 선보여야지, 라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연기가 변형되고 색이 바래잖아요. 그래서 저는 나 자신과 싸우죠. 나 자신에게 더 파고들고, 내 안의 이중성, 내 안의 선과 악에 부딪치고. 그러다 보니 내 안에서 나 스스로 미칠 것 같을 때가 있어요. 가끔은 타인과 경쟁하는 게 더 편하겠구나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