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헤니가 가방 디자이너로 나섰다. 흔한 협업 대신 모든 걸 직접 했다. 이름은 돈룩백(Don’t Look Bag). 과거에 연연하는 대신 앞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름을 짓고, 모두 비우고 다시 담을 수 있는 삶을 꿈꾸며 양면으로 사용하도록 만들었다. 다니엘 헤니에게 직접 물어본 가방 속 수수께끼.

당신이 가방 디자이너가 되었다는 사실에 모두 놀랄  것 같다. 예전부터 계획한 일인가? 패션에 워낙 관심이 많고, 언젠가 때가 되면 옷이든, 신발이든, 액세서리든  브랜드화해야겠다는 생각은 있었다. 때마침 함께할 수 있는 좋은 팀을 만나 하나하나씩 풀어가고 있는 중이다.    

디자인부터 생산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했다. 어떤 점을  가장 고민했나? 성별보다 차별성을 먼저 생각했다. 남과 다른 방법으로 소비자와 나의 생활 철학을 어떻게 일치 시킬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다. 사는(買) 것이 아니라  사는(生) 것, 일관성 있는 무언의 메시지를 상품에 심고 싶었다. 단순하지만 작은 디테일과 기능이 더해져 미학적으로 드러나도록 진행했다. 무엇보다 가치를 담고, 수명이 긴 제품이 되었으면 했다.    

매일 누구나 사용하는 게 가방이다. 당신의 경험도 반영되어 있을 것 같다. 나와 함께하는 동반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하루 일과를 함께하는 것이 바로 가방이다. 그래서 화려하기보다는 일상에 어울리는 편안한 소재를 골랐다.  

첫 돈룩백으로 에코백을 선택했다. 앞으로 가죽 등 다른 소재로 만들 생각도 있나? 가죽 소재가 아닌 다른 소재에 승부를 걸어보고 싶다. 폐기된 군복, 버려진 데님처럼 재활용 소재를 사용한 업사이클링 아이템도 구상 중이다.  

제품 안에 많은 의미를 담았다. 디자인에 진심을 담았고, 그것을 알아주는 사람이 많을 때의 보람을 상상해봤다. 양면으로 만든 것은 비우고 담는다는 뜻도 부여할 수 있고, 한 아이템으로 한 가지 이상의 룩을 소화할 수 있는 건 기분 좋은 일이 될 것 같았다. 기획, 제작, 생산 등 모든 과정에 일일이 참여하게 되었고, 수십 번 거듭되는 수정사항에 출시 날짜가 지연되기도 했다.  

지금 당신의 돈룩백 속에 들어 있는 물건은? 말린 망고, 책 한 권, 아이패드, 자외선차단제, 물통. 넉넉하고 튼튼한 재질이다 보니 무거운  것을 넣어도 끄떡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