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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의 확장

시집을 만들어 판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만들어야 하니까 제조업이고 팔아야 하니까 소매업이겠지만 시는 그런 말들에 비해 육중한 예술적 무게가 있다. 어찌나 무거운지 만들기도 쉽지 않고 그것을 파는 일은 더욱 어렵다. 놀랍게도 우리나라는 상업 출판에서 시집의 지분이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은 편인데, 그 이유를 시원하게 설명하는 논문이나 사람은 별로 없다. 다만 짐작컨대 시집의 예술적 무게를 들어 올릴 힘이 우리에게 있든지, 아님 무게감을 무화시키는 어떤 다른 감각이 우리에게 있든지 한 것 같다. ‘아침달 시집’ 시리즈는 은 2018년 가을에 출발하여 2019년 조해주 시집 <우리 다른 이야기하자>로 열 번째 시집의 출간을 알렸다. 김소연, 오은 등 기성 시인의 신간은 물론 김언, 유형진, 유희경 등의 절판 시집을 복간했으며 서윤후, 유진목의 실험을 시집에 담았고 육호수, 이호준 등의 미등단 신인도 시집으로 과감하게 발굴했다. 이토록 다양한 시집을 위계나 구분 없이 자유롭게 배치하고 산개했다. 각 권마다 눈에 띄게 다르면서도 균질하게 훌륭한 디자인도 시만큼 화제였다. 초판이 매진되어 다시 찍는 시집은 색을 반전시키는 등 디자인 요소도 바꾼다니 이 또한 새로운 시도다. <아침달 시집>은 큐레이션에서 북디자인까지 신진 출판사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능숙한 동시에 신진 출판사라서 할 수 있었겠다 싶을 정도로 대범하다. 가장 최근 발간된 조해주의 시집은 이 시리즈의 지향성을 보다 확고히 하는 것 같다. “우리 다른 이야기하자”라는 제목처럼 보다 다른 시를 이 시집으로 만나고 싶어진다. 새로운 시인선, 새로운 시인, 새로운 시…. 아침에 떠 있는 달처럼 가볍게 아스라하고 희미하게 아름다울 것이다. – 서효인(시인, 문학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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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미디어의 시대

콘텐츠를 만들고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팟캐스트 할까?’라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해보았을 것이다. 물론 실행으로 옮기는 건 생각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팟캐스터: 나는 내 팟캐스트가 제일 재밌다>는 네 개의 팟캐스트 창작자들의 이야기다. ‘외노자’에서 ‘셀럽’을 꿈꾸는 <영혼의 노숙자>는 코미디 부분에서 인기가 높고, <잘 팔리는 문학회>의 주인공들은 대학생이다. 개인 라디오 방송의 아마추어 제작자이자, 작가이자, 진행자인 팟캐스터들이 한곳에 모였다. 전문 방송인도,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도 아니었던 이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로 타인에게 즐거움을 전한다. 이들의 생생한 기록은 다음과 같은 말을 전하는 듯하다. 어서 팟캐스트의 세계로 오라고. 두려움 없이, 다만 즐거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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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기억

이제는 잊힌 동독과 서독. 독일에서 마르크를 사용하던 일은 오래된 사진첩에나 남아 있지만 베를린은 여전히 그 남달랐던 도시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베를린, 기억의 예술관>은 베를린의 작은 동판부터 베를린 장벽 추모공원에 이르는 기념 조형물을 다루며 예술이 역사를 기억하는 방법을 찾아낸다.

 


NEW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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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 이브: 코드네임 빌라넬>
산드라 오에게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안긴 BBC <킬링 이브>의 원작 소설이다. 사이코패스 킬러인 빌라넬과 영국정보부 이브는 서로의 존재를 일찌감치 감지한다. 두 여자의 추격전을 긴박하면서도 위트 있게 담아냈다. 저자 루크 제닝스 출판사 아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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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고양이를 죽였나>
<도자기 박물관> 이후 5년 여 만에 펴낸 윤대녕의 소설집이다. 그간 문예지에 발표한 작품 등 여덟 편의 작품을 한 권으로 묶었다.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작가의 변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작품은 먹먹함을 지우기 힘들다. 저자 윤대녕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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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좋은 날>
얼마 전 개봉한 일본 영화 <일일시호일>의 원작. 일본에서 긴 시간 동안 사랑받은 에세이다. 저자인 수필가 모리시타 노리코는 모리시타 소텐이라는 ‘다명(宗名)’을 가진 다도인으로, 스무 살에 처음 만난 ‘차’와 그것을 통해 본 삶을 섬세하게 담아낸다. 저자 모리시타 노리코 출판사 알에이치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