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한 어깨에 자유를 내맡기다. 새로운 잇백의 탄생, 그것은 바로 슈렁컨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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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봄/여름 파리 패션위크 기간, 자크뮈스의 슈렁컨 백을 든 해외 유명 패션블로거 캐롤라인 다우르를 포착한 사진! 휴대폰은 자연스럽게 왼손의 몫이다.

가방이라는 게 그렇다. 옷은 대충 골라 입는 어떤 날에도 마음에 퍽 드는 눈에 띄는 가방 하나 들면 모자람 없이 만족스럽다. 펑퍼짐한 트레이닝복 위에 무심한 듯 둘러멘 샤넬의 2.55 클래식 캐비어 점보 사이즈 백이 그러할까. 마치 ‘오늘 나의 스타일은 가방이 다했다!’는 듯 말이다. 이것이 이른바 사이즈가 시너지를 일으키는 가방의 존재감이라는 것인데, 이번 시즌 많은 패션하우스에서 이러한 존재감에 반기를 들고 다양한 대안을 제시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마이크로 미니 백’이라는 말로도 모자라 새롭게 이름 붙인 ‘슈렁컨 백(Shrunken Bag)’! 직역하면 쪼그라든 가방이라는 뜻이다. 이렇게 다소 부정적인 뉘앙스의 이름이 붙은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애초에 슈렁컨 백은 ‘가방’이라는 이름을 단 액세서리에 기대하는 최소한의 의무(?)조차 지키지 않기로 하고 만든 가방이다. 무슨 말이냐고? 화장을 하는 모든 여성의 필수품인 파우더나 파운데이션, 립스틱은 물론 휴대폰 하나 넣을 수 없는 디자인이 대부분이기 때문. 철저하게 기능은 버리고 스타일만 생각하고 만든 가방인 셈이다. 그럼에도 슈렁컨 백을 소장하고픈 욕구가 생기는 이유는 첫째, 작고 탐스러워 주얼리를 갖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둘째, 오랜 시간 잇백이라는 타이틀을 점령했던 빅 백의 대척점에 있어 희소가치가 있다. 셋째, 하루 종일 들고 다녀도 어깨가 아프지 않다(만성적 어깨 통증을 지닌 패셔니스타 누군가에게는 이유의 전부일 수도 있다). 올 시즌 새로운 가방을 찾고 있다면 작고 앙큼한 슈렁컨 백을 눈여겨보라. 수납공간이 아쉽지 않은 절대 매력에 폭 빠지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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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지 가죽 소재의 클러치백은 60만원대, 질 샌더(Jil Sa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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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보디로 착용 가능한 가방은 가격미정, 살바토레 페라가모 (Salvatore Ferraga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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퀼팅 레더와 골드 메탈이 조화로운 클러치백은 가격미정, 샤넬(Cha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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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장 로고 장식의 가방은 가격미정, 발렌티노 가라바니(Valentino Garav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