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한 번, 나의 생각과 감정에 귀 기울이며 진짜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자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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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는 라이카 D-Lux7.

MINDING 1st WEEK
온라인으로 마음을 관리하다

내 마음에 말 걸어주기. 새해를 맞아 결심했다. 에디터라는 직업 특성상 남에 관해서는 끊임없이 관찰하고 질문하면서, 정작 내게는 동전만큼의 관심도 던져주지 못한 것 같아서다. ‘마음’을 만만하게 본 대가는 혹독했다. 의지와 자존감이 연쇄적으로 무너졌다. 나를 잃어버린 것 같은 상실감에 빠지기도 했다. 몸 챙기듯 내 마음도 꾸준히, 지속적으로 챙겨줘야 한다는 걸 왜 몰랐을까? 그때 ‘마인딩’이라는 존재를 발견했다. 마인딩은 일상의 마음 관리부터 자존감을 다져나갈 수 있는 온라인 기반의 마음 치료 서비스다. 촬영과 취재, 마감 일정으로 따로 시간을 내기 어려운 내게, 컴퓨터 앞에 앉아 할 수 있는 심리 상담이나 다름없었다. 홈페이지에 접속해 프로그램을 살펴봤다. 차근차근 자존감을 키워주는 ‘STEP.1 나를 찾다’, 내 마음이 말하는 진짜 행복을 알아가는 ‘STEP.2 행복을 찾다’, 자존감 마스터 프로그램 ‘STEP.3 일상을 찾다’ 세 가지가 있었다. 비용은 병원에서 받는 심리 상담 가격의 절반 수준. 현직 상담사, 심리학 석·박사 등으로 구성된 자존감 전문가들이 피드백을 담당한다고 해 신뢰가 갔다. 곧장 나에게 맞는 프로그램은 무엇인지 테스트해봤다. 현재 자존감 상태는 어떤지, 가지고 있는 안 좋은 마음 습관은 무엇인지, 지금까지 내 마음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봤는지 등 10가지가 넘는 질문이 이어졌다. ‘나의 목표를 위해 하루 20분은 마인딩에 투자할 수 있나요?’ 마지막 질문에 ‘네’를 체크하자 맞춤 마인딩 코스가 로딩됐다. 추천 프로그램은 ‘STEP.1 나를 찾다’. 매일 나에 대한 질문에 답하며 진짜 나를 알아가는 4주간의 코스였다.

 

MINDING 2nd WEEK
마음 습관 길들이기

바지런해야 했다. 28일간 읽고 쓰고 행동하는 5~6가지 미션을 날마다 수행해야 했으니까. 거울 보고 나를 향해 미소 짓고 대화하기, 하루의 끝에 내가 느낀 감정들을 돌아보는 감정 일기 쓰기 등 매일 거르지 않고 해야 하는 데일리 미션과 집중 미션 등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트레이너는 마음 관리를 위한 팁을 알려주고, 내가 ‘행동’할 수 있도록 성심껏 도와줬다. 거울 보기 미션을 어려워하는 내게 그는 말했다. “웃는 것도 습관이 될 수 있어요. 하루에 비슷한 시간대에, 같은 장소에서, 한 달 정도를 반복한다면 그 행동은 분명 습관으로 형성될 거예요.” 내 방 거울, 회사 화장실 거울, 하물며 휴대폰의 거울 케이스를 볼 때도 웃어보려 노력했다. 미션 2주 차. 웃을 일이 없는데도 입꼬리를 올린 채 엷은 미소를 띤 내가 거울 앞에 서 있었다. 우리 뇌는 속으로 하는 생각보다 밖에서 들리는 소리나 행동에 더 민감하다고 한다. 이런 말이나 행동을 해보는 것으로 이미 변화는 시작된 거였다. 감정 일기는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느꼈던 감정과 그 감정을 일으킨 상황을 복기하듯 적어야 했다. 내가 느낀 감정을 명확히 드러내는 것이 핵심. 어떨 때 무슨 감정을 느끼는지, 그 감정을 어떻게 다루면 좋을지 더 잘 알기 위한 훈련이었다. ‘나 보고서’를 위한 과정으로 나의 장점, 단점과 함께 핵심 성격을 써보는 시간도 가졌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인생 사건, 삶의 가치관까지 되짚어봤다. 마치 자기소개서의 긴 버전을 작성하는 느낌이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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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한 나를 위한 애플파이 한 조각.

MINDING 3rd WEEK
고비

95%에 가깝던 미션 달성률은 3주 차에 조금 흔들렸다. 마감 기간과 겹쳐 마인딩에 접속해야 한다는 사실조차 잊곤 했다. 걱정하는 내게 트레이너는 결코 마인딩을 강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힘든 날에는 마인딩을 쉬고, 일이 아닌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활동이라도 해볼 것을 진심으로 권해주었다. 휘몰아치는 마감 기간에 단 5분이라도 시간을 내어 혼자 차를 마시며 오직 차 맛에 집중하거나,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계단을 천천히 오르내리며 명상을 하는 나만의 쉼을 누릴 수 있었던 건, 온전히 트레이너의 코치 덕이었다. 그리고 이런 작은 습관들이 마음에 배어 단단한 근육층을 생성하고 있음을 느꼈다.

 

MINDING 4th WEEK
있는 그대로의 나 사랑하기

마인딩 4주 차. 직접 써 완성한 ‘나 보고서’를 모니터로 마주했다. 지금껏 알던 나와 몰랐던 새로운 나를 동시에 만난 것 같아 코끝이 시큰해졌다. 트레이너는 ‘나 보고서’를 틈틈이 다시 읽어보라고 조언했다.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내 모습과 나의 장점에 대해 적은 내용을 보면, 자신을 잃지 않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사실 있는 그대로 날 사랑하면 어떤 느낌일지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나의 단점까지도 사랑한다는 건가? 그건 자기 합리화 아닐까? 한 달간 마인딩을 하며 깨달았다.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는 것은 감추고 싶은 나의 모습도 나의 일면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임을. 어떤 문제가 있어도 자신에게 ‘괜찮다’고 말해주는 태도임을. 마인딩을 마무리하기 하루 전. ‘나와의 소소한 데이트’ 미션을 위해 도서관에 가 좋아하는 잡지를 잔뜩 읽었다. 아끼는 향초를 피우고, 차를 음미했다. 평소 가지고 싶던 북행어를 사서 안겨주기도 했다. 평소와는 달랐다. ‘나를 챙기는 일’이라는 분명한 의식을 갖고 한 행동이었다. 일상 속 작은 변화가 찾아왔다. 사람과의 관계나 일을 대하는 태도에서 조금은 유연해졌음을 느꼈다. 주위에서 ‘밝아진 것 같다’고도 했다. 이 마음 습관이 얼마간 지속될 수 있을까? 한 번 몸에 밴 습관은 평생 간다고 하는데, 마음에 밴 습관이라고 다르지 않을 거다. 앞으로도 나의 작은 생각과 감정에 귀 기울이며 꾸준히 마음을 챙길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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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의 소소한 도서관 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