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부터 스윙스, 호날두까지 수많은 셀럽이 틈만 나면 영하 140℃에서 온몸을 얼린다는데. 웬 신종 고문이냐고? 염증 완화와 피로 해소는 물론, 다이어트에까지 효과적이라는‘ 크라이오 테라피’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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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설리의 인스타그램이었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통 속에서 오들오들 떠는 그녀! 저게 도대체 뭐 하는 짓(?)인지 궁금증을 담은 댓글이 쏟아 졌다. 알고 보니 초저온 환경에 전신을 단시간 노출시키는 ‘크라이오 테 라피’라는 이름의 냉각 사우나. ‘설리 효과’로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 알 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은 전신의 컨디션을 회복하는 토털 케어 시 술이다. ‘영하 10℃만 돼도 너무 춥고 힘든데 영하 140℃라니? 그것도 맨 몸으로? 미친 거 아닐까?’ 하지만 수많은 체험 인증샷과 우후죽순 생겨 나는 크라이오 테라피 숍들을 보니, 도대체 이 시술에 무슨 매력이 있는 건지 점점 궁금증이 일었다. 크라이오 테라피는 70년대 말 일본에서 처 음 시작돼 류머티즘 환자들을 대상으로 처음 적용되다가 이후 미국, 유 럽 등으로 전파됐고 운동선수의 근육통 치료 목적으로도 사용되기 시작 했다. 질소 가스가 뿜어져 나오는 캡슐 안에 들어가 냉기를 쏘이면 혈액 순환을 촉진하고 피로 해소와 염증 완화, 심지어 다이어트 효과까지 있단 다. 실제로는 어떨까? 에디터가 직접 체험해봤다.

BEFORE

에디터의 몸 상태를 설명하자면, 잠드는 시간 평균 새벽 4시. 잠시도 가 만히 있는 시간이 없을 정도로 활동적인 편이다. 운동을 즐기고, 주말에 도 쉬지 않고 하루 종일 돌아다니며 몸을 혹사시킨다. 크라이오 테라피 를 체험하기 전 일주일 동안 20킬로미터 이상 러닝을 했고 폴 댄스도 배 웠다. 간단하게 크라이오 테라피에 대해 설명을 듣고, 건강 상태를 문진 했다. 이후 팬티를 제외한 모든 옷을 탈의한 후 가운을 입고 혈류가 적은 손과 발의 동상을 방지하기 위해 두터운 양말과 장갑을 착용했다. 시술 직전 팔다리의 체온을 측정하고 캡슐 안으로 들어간다. 질소 가스를 흡 입하지 않도록 고개를 들고 있으라는 당부와 함께 기계가 작동됐다.

DOING 

생각했던 것보다 질소 가스의 냉기는 훨씬 위협적이었다. 평소 추위를 굉장히 많이 타는 편인데 그래서인지 너무 힘들었다. 처음 15초 정도는 발을 동동 굴렀고, 그 후 30초 정도는 발을 구름과 동시에 팔을 흔들었 다. 급기야는 엄마를 찾으며 좁은 원통 안에서 빙빙 돌았다. 가만히 서 있 기엔 온몸이, 특히나 허벅지와 엉덩이 부분이 너무 시렸기 때문(안에서 움직이거나 몸을 때리면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피부에 강한 통증이 느 껴진다면 시술을 중단해야 한다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말 그대 로 ‘살을 에는’ 듯한 추위 때문에 따가움마저 느껴졌다. 다행히 시술 내내 전문가가 내 상태가 어떤지 체크하며 기계의 온도를 조절하는데, 보통 영 하 140℃까지 작동시키지만 에디터의 경우 영하 120℃에서 그쳤다. 사실 그 이후엔 정확히 어땠는지 생각이 잘 나지 않을 정도로 정신이 혼미했 다. ‘얼마나 남았냐’는 질문만 반복한 기억뿐. 체험에 함께했던 선배가 이 렇게 겁먹은 얼굴은 처음 본다며 혀를 내둘렀을 정도다. 다시는 하지 않 으리라 수없이 다짐했고, 억겁 같은 3분이 지나고 가운을 입었을 때 ‘살았 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얼마나 힘든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동행한 에디터의 경우는 추위를 별로 타지 않는 편이라 영하 140℃까지 무난하 게 버텼으며 그렇게 괴롭지는 않았다고 했다).

AFTER 

기계에서 나와서 체온을 재보니 다리의 온도가 무려 7°C. 팔은 거의 기계 바깥으로 빼놓았기 때문인지 온도가 많이 떨어지지는 않았다. 회복실로 이동해 가운을 입고 앉아 따뜻한 차를 마시니 온몸이 금세 노곤해졌다 . 피 대신 사이다가 흐르는 것처럼 피부 속이 청량하고 활력이 생기는 느 낌이었다. 10분도 채 되지 않아서 놀랍게도 헤어 라인 근처에 옅은 땀방 울이 맺혔다. 몸속에 피가 빠르게 돌고 있는 게 실감 났다. 시술받은 당일 은 하루 종일 허벅지와 엉덩이 부분이 살짝 무거웠고 특히 무릎 부분에 통증은 아니지만 거슬리는 감각이 느껴졌다. 며칠 새 10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를 두 번이나 뛰어서 무리한 무릎과 하반신이 특히 경직되어 있었는 데, 이곳의 혈류량이 급격히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평소 불면 증이 심해서 새벽까지 잠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저녁 8 시가 지나자 눈꺼풀이 무겁고 잠이 쏟아졌다. 다른 건 몰라도 칼로리 소 모가 많은 시술이라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는 듯. 기절한 듯 푹 자고 일어 났더니 묵직한 느낌은 사라졌다. 한 번의 시술로 살이 쏙 빠진다거나 피 부가 좋아진다거나 하는 놀라운 효과를 느끼지는 못했지만, 확실히 손상 되고 지친 몸에 활기가 차는 듯했다. 관절도 왠지 더 부드러워진 듯했다 . 한 가지, 3분 동안 너무 긴장해 힘을 주었던 어깨만은 다음 날까지 뻣뻣 했다. 기사를 쓰는 지금은 그 추웠던 감각은 거의 잊었는데(11월인 지금 벌써 여름이 그립듯이), 세 번 정도는 더 받아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 다만, 다시 받는다면 어깨 긴장은 절대 금물!

DOCTOR SAYS

실제로 극저온 냉각 치료는 정형외과나 물리치료에 사용되는 치료법이 다. 자가 치유 능력을 극대화하고 빠르고 간편하게 근본적인 치료를 가 능하도록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력한 온도 충격은 신경 수용체에 서 척수를 통해 대뇌로 전달되고, 대뇌는 자율신경계를 통해 반사 반응 으로 대응한다. 이런 과정이 바로 자가 치유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힘. 결 국 통증 신경 전달이 차단되거나 전달 속도가 감소하고 염증 반응을 유 발하는 효소의 분비가 줄어든다. 혈관운동을 통해 혈류와 림프 순환이 빨라져 자가 순환 치유를 돕고 근섬유의 이완과 근육의 신장까지 도와준 다. 때문에 통증이나 관절염, 스포츠로 인한 외상 치료로 활용되기도 한 다. 다만, 다이어트 효과에 대해서는 학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떨어진 체 온을 끌어올리기 위해 몸에서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맞지만, 유의미한 체중 감소로 이어진다는 연구 데이터와 근거가 없기 때 문. 더불어 한랭 알레르기나 심혈관계질환, 심장질환, 혈압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또 급격한 저체온 상태는 정상인에게도 위험 할 수 있기 때문에 시술 전, 시술 중, 시술 후에 상태를 꼼꼼하게 모니터 링하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