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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벌써? 입이 떡 벌어진다. 윤미래가 데뷔한 지 벌써 20년이 됐다. 이 정도면 중견 가수라는 타이틀이 붙어야 할 것 같은데 세월이 비껴간 듯 그녀는 여전히 예쁘고 에너지가 넘친다. 1997년 업타운 1집 앨범 <Represent>에 참여했을 때가 15살. 그 뒤로 네 번이나 대통령이 바뀌는 동안 그녀는 크고 작은 58개의 앨범을 작업했다.

이번 솔로 정규 앨범은 무려 16년 만에 나왔다. ‘제미나이2’라는 앨범명이 있지만 ‘윤미래’라는 부제를 붙여도 무방할 정도로 그녀의 모든 것이 담겼다. 37세 윤미래의 이야기. 육아, 내조, 워킹맘 등 그 나이에 하고 있는 고민과 감정을 직설적으로 담았다.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곡은 ‘개 같애’다. “오빤 개 같애. 돈도 많이 벌어준다 했지만, 맨날 술만 먹고 X랄.” 마치 남편과 부부싸움을 하는 모습이 연상된다. 결혼한 부부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가사다. ‘Cookie’라는 곡은 아들 조단에 대한 사랑. ‘You & Me’는 친구였던 남녀가 썸을 타는 내용을 노래했다.

그동안 ‘시간이 흐른 뒤’, ‘검은 행복’, ‘Memories’ 등 인생의 아픔과 어두운 면을 노래했다면 이번 앨범은 조금 상반된 분위기다. 연륜에서 묻어나는 여유가 느껴진다. 가사에 위트를 섞었고 공감되는 부분도 많다. 트렌드가 바뀌어도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걸 이번 앨범 12곡으로 보여줬다. 먼 훗날, 그녀가 가사에 손자 이야기를 할지언정, 40주년 기념 앨범을 낼 때까지 꾸준히 음악을 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