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하의 세 번째 미니앨범 <Blooming Blue>. 청하가 생각하는 파란색은 조금 다른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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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세 번째 미니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다. 준비는 잘하고 있나?
엊그제 뮤직비디오 촬영을 끝냈다. 눈 빼고 제주도에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겪고 왔다. 도착한 날에 태풍으로 비바람이 몰아쳤고, 그게 지나가니 무더위가 오더라. 뜨거운 햇빛 덕분에 장면이 화사하게 잘 나온 것 같아서 좋다.

어떤 앨범인가?
사랑 가득한 앨범이다. 유치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한 곡 빼고는 가사에 다 사랑, Love가 들어간다. 타이틀곡은 ‘Love You’. ‘체리 키스’라는 곡은 ‘Cause I’m in Love’라는 가사가 있다. 노래를 들으면 사랑이 하고 싶은. 시원시원한 멜로디의 노래들로 채워져 있다.

청하는 사랑을 뭐라고 생각하나?
글쎄, 범위가 너무 큰 것 같다. 살아오면서 느낀 사랑보다 앞으로 느낄 사랑이 더 많지 않을까?

너무 준비한 멘트 같은데?
아니다.(웃음) 트와이스의 <What is Love> 앨범을 보면 ‘스스로가 생각하는 사랑이란?’이라는 주제로 각자 멤버들의 생각이 적혀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한테 그 주제를 던졌을 때 ‘딱 이거다’라고 정의를 못 내리겠더라. 이유가 없는 것 혹은 머리보다 행동이 앞서는 것이 사랑이 아닐까.

연차가 쌓이면서 앨범에 참여하는 비중도 점점 늘어날 것 같다.
첫 데뷔 앨범도 그렇고 내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되는 편이다. 200~300곡을 듣고 내가 원하는 곡을 회사에 전달한다. 그중에 타이틀곡이 선정되기도 한다. 특히 첫 번째 트랙, 인트로는 그동안 내가 보여주지 않은 모습으로 담으려고 유난히 신경 쓰는 편이다. 이번 인트로는 정말 힙하다. 그전에는 재즈풍의 딥하고 섹시한 느낌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동작도 많고 댄서도 많이 등장한다.

이번 앨범의 콘셉트는 뭔가?
‘Blooming Blue.’ 처음 기획 회의를 할 때 ‘Blue’라는 단어가 나왔다. 마음에 쏙 들었다. 나는 파란색이 시원하면서도 슬픈 색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의 슬픈 캐릭터도 파란색이고 우울하다는 감정을 영어로 ‘Feeling Blue’라고 표현한다. 나도 감정 기복이 심한 편이다. 솔로 활동하면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까 말도 없어지고. 그런 여러 가지 감정을 표현하는 색깔이라서 좋았다. 여름이니 청량하고 시원한 느낌도 줄 수 있고. 내 노래로 세상을 파랗게 물들이고 싶다는 의미도 있다.(웃음)

그동안 했던 음악과 많이 다른가?
‘Why don’t You’와 같은 프로듀싱팀이다. 그 곡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이번 앨범도 마음에 들 거다. 들으면 들을수록 좋다. 댄서들에게 물어봤더니 ‘Roller Coaster’와 ‘Why don’t You’를 섞은 것 같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런지 안무도 이틀 만에 나왔다.

이번 앨범에서 새롭게 시도한 게 있다면?
‘Do it’이라는 곡은 레게풍의 음악이다. 나도 작업하면서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백예린과 꼭 한번 작업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그녀가 아끼는 곡을 줬다. R&B 곡인데 그것도 팬들에게는 새롭게 들릴 거다. 그리고 그동안은 남자 댄서와 커플 구도로 춤을 춘 적이 없는데, 이번에는 있다.(웃음)

팬들이 질투하지 않을까?
끈적한 게 아니라 신나게 밝게 노는 분위기라서 괜찮을 거다. 동작도 귀엽고.

어느새 ‘섹시퀸’이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어떤가?‘감사하다’라는 대답 말고.(웃음)
아, 정말 감사하다.(웃음) 사실 나와 잘 안 어울리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나는 집순이다. 운동하거나 연습하거나 아이오아이 멤버들과 야식을 먹을 때 외에는 거의 집에 있다. 생얼에 트레이닝복 차림이 제일 편하고 좋다. 근데 그 모습이 섹시퀸은 아니잖아? 오래 알고 지낸 친구들은 나를 ‘청찌질이’라고 한다. 걱정도 많고 자존감도 낮고 투정도 잘 부려서 그렇게 놀린다. 아마 그동안 했던 무대와 음악 때문에 그런 이미지로 보이는 것 같다. 그래도 무언가의 퀸이 된다는 건 좋은 일이다.

청하가 생각하는 섹시란?
음, 솔직하고 당당한 것. 자유로운 것. 섹시를 안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부담스러울 수는 있어도.

무명이 길지 않았다. 갑자기 인기가 많아지면서 포기해야 하는 부분도 있었을 텐데.
어릴 때부터 가수가 꿈이었다. 다른 걸 꿈꿔본 적이 없어서 포기한 게 없다. 어머니가 나를 키우느라 타지에서 고생을 많이 하셨다. 이제는 그런 걱정 없이 친구를 만나고 여가 생활을 즐기는 것만 봐도 정말 감사하다. 이런 상황에서 20대 초반의 친구들이 누릴 수 있는 걸 포기했다고 아쉬워한다면 나는 정말 이기적인 사람이다.

남은 20대를 어떻게 보내고 싶은가?
그냥 지금처럼 보내고 싶다. 더 유명해지거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인맥을 넓히고 싶은 생각도 없다. 지금 이 울타리를 유지하면서 내 사람들을 챙기면서 살고 싶다. 근데 이게 생각보다 어렵더라.

얼마 전까지 대학교 축제 기간이었다. 포스터를 보니까 청하가 안 간 학교가 없더라. 본인만의 행사 레퍼토리가 있나?
일단 ‘Roller Coaster’로 분위기를 띄운다. 그리고 인사하고 내 소개를 하면서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고는 ‘두근두근’이라는 <힘쎈 여자 도봉순> OST를 부른다. 뭔가 통통 튀는 곡이라 두 번째 곡으로 딱이다. 이 노래를 부르며 팬들과 사진도 찍고 비눗방울이 나오면 같이 터트리면서 아이 콘택트를 한다. 그러고는 ‘Bang Bang’으로 다시 분위기를 달군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Why don’t You’를 부르고 인사하고 내려온다. 레퍼토리는 기계적이어도 현장마다 분위기가 달라서 늘 다른 느낌이다.

대학교 축제 특유의 에너지가 있지. 청하가 생각하는 청춘은 뭔가?
청춘이 왜 꼭 젊을 때만 있다고 생각할까? 우리 어머니는 지금이 청춘일 거다. 본인이 생각했을 때 가장 자유롭고 행복한 시간이 청춘 아닐까? 결혼한 언니들에게 결혼하면 행복하냐고 물어보면 최대한 늦게 하라고 한다.(웃음) 근데 나는 결혼하면 더 자유롭고 알콩달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

경쟁을 싫어한다는 인터뷰를 봤다. 경쟁을 싫어한다면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을까?
정말 싫어한다. 심지어 우리 이사님도 싫어한다. 내가 무대에서 실수하면 혼낼 법도 한데 오히려 놀리신다. 그냥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뿐이다. 누군가 잘된다고 해서 내가 못 되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 잘 안 된다고 해서 내가 잘되는 것도 아니니까.

평소에 걱정을 그렇게 한다면서.
심각하게 많이 한다. 지금도 인터뷰를 잘 끝내야 한다는 걱정이….(웃음)

23살 청하의 고민은 뭔가?
내 건강.(웃음)

청하에 대해서 사람들이 갖고 있는 편견이 있을까?
항상 밝을 것 같은 이미지. 무대에서 ‘Pick Me. Pick Me’를 외쳤던 것처럼 늘 활기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이든 밝은 면, 어두운 면이 있다. 나도 사람인데 매번 그렇진 않다.(웃음)

‘애늙은이 같다’는 말 많이 듣지?
내 별명이 할머니다.(웃음)

2018년이 절반이 지나갔는데 이루고 싶은 소소한 목표가 있다면?
2018년 첫 스타트를 ‘Roller Coaster’와 함께했으니 하반기는 ‘Love You’로 바쁘고 재미있게 활동했으면 좋겠다. 연말에 시상식에 참석해보고 싶다. 상은 못 받아도 괜찮으니까 무대에라도 설 수 있었으면.(웃음)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을까?
글쎄. 그만큼 ‘Love You’가 잘되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