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검색어를 오르내리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때문인 게 분명하다. 어린 애처럼만 보이던 연하들이 갑자기 남자로 보인다. 같은 증상을 앓고 있는 여자들에게 물었다. 연하남이 남자로 보였던 순간은?

“밤에 같이 걷고 있는데 차가 저 쪽에서 오니까 차도 바깥쪽 자리로 쓱 오더라고요. 너무나 어색하게. 어딘가 어색한 그 움직임에 웃음이 나고 그 배려하는 마음에 설렜어요.” (30세, 마케터)

“처음으로 ‘야’라고 불렀던 순간이랑 ‘으이구’ 하면서 머리를 어지럽히는 그 손길에 심장이 뛰더라고요. 무슨 드라마에서 본 것처럼.. 유치한 거 아는 데 그래도 흔들리더라고요.” (37세, 회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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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할 나이라 쉽게 시작하고 싶지 않아서 망설이는 저에게 우선 사귀어 보자고 하더라고요. 만나봐야 결혼을 할 지 말지도 생각하지 않겠냐고 하면서요. 겁부터 먹은 저를 안심시키는 그 모습이 믿음직스러웠어요.” (36세, 패션 VMD)

“보충 수업을 하고 하려고 카페에 앉았는데 쉽게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자꾸 샛길로 얘기가 새던 중에 ‘자 이제 시작하자’ 라고 하니까 “지금 이거 진짜 할 거에요?” 라고 말하더라고요. 저 역시 수업을 하고 싶지 않은 속 마음을 들킨 것 같아서 얼굴이 붉어졌어요.” (34세, 회사원)

“식당에서 밥 먹고 계산하려고 하는데 계산은 남자가 하는 거라면서 막더라고요. 돈의 문제를 떠나서 우리의 관계를 남녀로 보고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아서 놀라고 그 때부터 다시 보이더라고요.” (39세, 라이프스타일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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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라고 해서 남자로 느껴지는 순간이 다르지는 않았다. 나를 ‘여자로’ 인정하고 배려해주는 그 어떤 순간들에 누나들은 설렌다. ‘너는 내 여자니까’ 를 외쳤던 이승기에, ‘누난 너무 예뻐’ 라고 말하던 샤이니에 그리고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라고 말하는 정해인까지. 누나들의 마음이 흔들리는 이유는 똑같다. 우리의 관계를 명확하게 정의하는 말과 행동, 즉 재지 않고 확실하게 감정표현을 하는 것이 연하에게 흔들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