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새로운 페미니즘 도서가 출간된다. 입문자는 무얼 읽어야 할지 혼란스럽고 페미니즘이 익숙한 독자는 신간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내가 원하는, 나에게 딱 맞는 책은 어디 있는 걸까? 고전 철학서부터 현대 장르소설까지 다양한 페미니즘 추천 도서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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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ISTS! | 대표 지성 3인의 저서
시대의 대표 지성 3인의 페미니즘 저서들. 공감을 자아내는 에세이부터 진보적인 철학서까지 두루 담았다. 마사 너스바움은 <혐오와 수치심>을 통해 현대 사회의 법체계가 혐오와 같은 감정에 기반하고 있음을 밝힌다. 리베카 솔닛의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는 여성에게 가해지는 일상 속 작은 폭력을 폭로한다. 주디스 버틀러는 <젠더 트러블>에서 섹스와 젠더의 구분을 흐트러트리는 도발적인 이론을 전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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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E VARIETY! | 상상력의 힘
문학적 상상력과 페미니즘의 만남은 생각보다 유쾌하고 흥미롭다. 옥타비아 버틀러의 <킨>은 흑인 여성이 타임슬립을 하는 SF소설로 젠더를 포함한 모든 차별에 대항하는 메시지를 담는다. <비행공포>는 에리카 종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긴 소설로 여성이 얼마나 자유로운 존재일 수 있는지 보여준다. <체체파리의 비법>은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의 주요 작품을 담은 중단편선집으로 SF적 상상력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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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CHALLENGERS | 난이도 있는
웬만한 책은 다 섭렵했다면 페미니즘의 원류로 올라가보는 것은 어떨까? 독서에 새로운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이왕이면 어렵게, 도전의식을 자극하는 책들로 준비했다. <제2의 성>(원제 <The Second Sex>)은 제1세대 페미니즘에 속하는 시몬 드 보부아르의 대표작이다. 여성의 성이 어떻게 비주류와 대상으로서 정의되어왔는지에 대한 역사적, 철학적 고찰을 담았다. 슐라미스 파이어스톤의 <성의 변증법>(원제 <The Dialectic of Sex>)은 제2세대 페미니즘 저서다. 사랑과 결혼의 과정 속에서 여성이 받는 억압에 대해 생물학적으로 접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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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 TO THE CLASSICS | 고전
페미니즘은 어느 시대에나 현재진행형이었다. 시대와 문화가 다르다 할지라도 시대를 관통하는 정신이 있기 마련이며 그리고 그것이 바로 고전을 읽는 이유다. 에세이퍼블리싱이 출판한 <영원한 신여성 나혜석 작품집>은 나혜석의 대표 작품을 엄선해 수록했다. 국내 첫 페미니즘 문학으로 평가되는 ‘경희’와 지금 보아도 충격적일 정도로 진보적인 ‘이혼고백서’ 등이 수록되어 있다. <자기만의 방>은 버지니아 울프의 대표작으로 그가 대학에서 한 강연을 토대로 쓴 글이다. 그 시대 여성 작가들의 삶과 그들이 받았던 억압에 대해 재치 있으면서도 날카롭게 서술한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가 페미니즘 도서라는 말은 사뭇 낯설 것이다. 하지만 주인공 폴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모습은 당시 1950년대의 여성상과는 상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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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GINNER’S BESTSELLER | 입문 베스트  
입문서를 고를 땐 베스트셀러부터 둘러보는 것이 좋다. 많은 이들이 책장에 꽂아둔 이유가 있기 마련. 페미니즘에 대해 명료하게 서술한 벨 훅스의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다양한 예시를 통해 사회 전반의 여성 혐오를 지적하는 우에노 지즈코의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 성별을 불문하고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하는 이유를 제시하는 치마만다 은고지 아디치에의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