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안방 극장을 점령할 예능 프로그램들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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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긴 했지만, 솔직히 이뤄지지는 않을 거라 예상했던 일이 일어났다. 좀처럼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기 힘든 셀럽 캐스팅, 게다가 대부분 사생활이 노출되는 밀착형 리얼리티 포맷이었기 때문에 티브이를 보면서도 ‘와 언제 또 저 조합을, 저 그림을 볼 수 있을까?’ 생각했으니까. 그러나 애청자들의 빗발친 앙코르 요청 때문일까?  방영을 시작한 tvN의 <윤식당 시즌2>를 필두로 뒤이어 JTBC <효리네 민박>, <비긴 어게인>, <투유 프로젝트 슈가맨> 등 작년 한 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방송 프로그램 판도에 한 획을 그었던 예능 프로그램들이 줄줄이 시즌2 제작을 확정 짓고 하나 둘 캐스팅 라인업을 발표하고 있다. 사실, 프로그램 시청률이 잘 나오면 시즌 2, 3을 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방송사의 수익과 직결되니까.
잘 만든 예능 프로그램은 다양한 경로로 수익을 만들어낸다. 광고와 PPL 협찬뿐 아니라 해외 프로그램 판매, 온라인, 모바일 클립 등 조회수로 발생하는 온라인 광고 수익까지 모두 방송사가 챙겨간다. 히트친 프로그램은 가만히 앉아 있어도 광고주들이 찾아온다. 그러니 시즌2 제작을 마다할 리 없는 것. 다만 한 가지 의외인 현상은 이효리, 윤여정 등 섭외하기 어려운 출연진들이 다시 프로그램에 합류했다는 점이다. 특히 이효리의 경우는 작년에 개인 앨범 발매 이슈와 더불어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선택했다고 쳐도, 이번 시즌2는 예고된 이슈가 없는 상황이기에 더욱 출연하게 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녀가 어떤 개런티를 받았을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
이들을 브라운관으로 재소환한 일등공신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진들이다. 이효리 섭외를 위해 제주도에 1년간 출퇴근을 했다는 정효민 PD의 에피소드와 “나영석을 신뢰한다. 나영석이 하면 무조건 믿고 한다”는 윤여정의 공식적 지지는 이미 유명한 일화. 전 작이 워낙 히트를 쳤기 때문에 시즌2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상황에서 이들 제작진들의 부담과 고충이 상당하다는 후문도 들린다. 특히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이 시즌 1의 프로그램 포맷은 거의 유지한 채, 새로운 인물 캐스팅으로 변화를 주는 만큼 새롭게 합류하는 라인업이 시즌2 성공의 관건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선 많은 기대 속에서 가장 먼저 베일을 벗고 방영을 시작한 <윤식당 시즌2>. 첫 시청률을 14.1%로 기록하며 성공적인 시즌2 스타트에 안착했다. 시즌 1에서 귀여운 노익장 아르바이트생으로 매력을 보여줬던 신구의 합류가 불발되면서 새로운 아르바이트생으로 박서준이 낙점됐다. 그간 배우들의 숨겨진 매력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며 유해진, 옥택연 등 미처 알지 못했던 예능 아이콘들을 제조한 나영석 PD의 초이스답게 역시는 역시. 유창한 스페인어 실력, 서글서글한 성격과 지치지 않는 강철 체력과 멘탈을 겸비한 박서준의 재발견이라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덕분에 매주 금요일 저녁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는 2주째 윤식당이 놓치지 않고 있다. 한편 유럽 길거리에서 버스킹을 하면서 다수의 마니아층을 형성한 <비긴 어게인 시즌2>는 박정현, 김윤아, 로이킴, 헨리, 하림, 윤건 등 출연진이 완전히 새롭게 바뀐다. 특히 김윤아와 박정현이라는 상반된 매력을 지닌 여제 뮤지션들의 만남이 어떤 케미를 일으킬지 궁금하다.
뭐니 뭐니 해도 상반기 방영 예정작들 중 단연 기대작으로 꼽히는 건 <효리네 민박 시즌2>. 아이유가 당초 잡힌 드라마 <나의 아저씨> 스케줄 때문에 아쉽게 출연이 무산되면서 당초 강다니엘, 수지, 박나래 등 수많은 후보가 거론됐으나 윤아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한 시대를 풍미한 걸그룹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이효리와 윤아 두 사람 사이에서 어떤 대화와 에피소드가 생겨날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대목. 특히 박보검이 특별 게스트로 출연이 확정되면서 방영 전부터 기대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작년 관찰, 힐링이라는 관전 포인트로 우리에게 티브이를 보고 즐기는 즐거움을 선사했던 이들 프로그램들이 시즌2에서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 또한 어떤 새로운 예능 아이콘이 탄생할지, 예능 프로그램의 판도는 또 어떻게 바뀔지. 여러모로 이들 프로그램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무엇보다 국내 오리지널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들이 경쟁력을 가지고 입지를 다져나가는 것 같아 예능 프로그램 시즌2 개막이 여러모로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