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피곤해도 막상 침대에 누우면 잠이 안 온다면? 꿈을 자주 꾸고, 혹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날이 부지기수라면? 잠을 잊은 자들은 주목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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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저만 이렇게 잠들기 힘든 건가요? 건강보험공단, 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병원을 찾는 불면증 환자의 수는 꾸준히 느는 추세다. 그 원인은 콕 짚어 말하긴 힘들지만, 대부분 스트레스 때문. 환자들의 뇌파나 자율신경계를 검사해보면 스트레스를 견디는 능력이 다른 사람들보다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Q2 잠이 안 올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침대에서 벗어날 것. 침대에 누워서 TV를 보거나 책을 읽으면 뇌는 침대를 그런 일을 하는 공간으로 인식한다. 누울 때마다 매번 비슷한 자극을 기대하게 되는 것. 침대는 너무 졸릴 때 눕고 바로 잠드는 공간이 돼야 한다. 실제로 불면증을 치료할 때 ‘수면 박탈 요법’, 즉 어중간할 때는 졸려도 눕거나 잠을 청하지 않도록 하고 극한의 상황이 되어서 잠들게 하는 방법도 사용한다.

Q3 그러면 일어나서 스마트폰을 보는 건 어떨까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TV에서 발산되는 블루 라이트가 수면 유도 물질인 멜라토닌의 분비를 억제한다. “일단 한 번 멜라토닌의 분비가 끊기면 그날은 수도꼭지가 잠기는 것처럼 수치가 0에 가까워지죠.” 코슬립 수면 클리닉 신홍범 대표원장의 말이다. 또 시청각적인 자극은 뇌파를 편안하게 안정시키는 데도 방해 요인이 된다. 음악을 듣거나 독서를 하는 등 정적인 활동을 추천한다.

Q4 멜라토닌 캔디, 멜라토닌 젤리는 도움이 될까요? 스위트 슬립 등 음료는요? 도움이 되긴 하지만 그 효과가 약처럼 크지는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 불면증 환자가 먹어서는 거의 도움을 받기 힘들고, 외국 여행을 갔는데 시차 때문에 힘들다거나 좀 더 잘 잠들고 싶을 때는 시도해봐도 좋다.

Q5 ASMR을 들으면 더 쉽게 잠드는 것 같아요. 특별히 의미 있는 결과를 보여주는 연구는 없다는 것이 정설. ASMR이 의학적으로 증명된 수면 기제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다만 이런 소리를 들었을 때 마음이 편안하고 안정된다면, 잠에 들기 쉬운 상태로 몸을 세팅해주는 효과를 발휘할 수는 있다. “쉽게 잠들지 못하는 상태가 계속되면 적막한 분위기나 잠자기 위해 조성한 어두운 환경, ‘잠이 오지 않는 상태’ 자체에 대해 불안감을 느낄 수 있어요. 다시 말하면 불면 증상뿐 아니라 오늘도 잠들지 못하면 어쩌지? 혹은 이러다 내일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어떡하지? 하는 예기불안(그런 일이 생길까봐 걱정하는 것)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이죠.” 한음한방신경정신과의원 유시원 원장은 이런 불안증을 벗어나는 데 ASMR을 듣는 게 도움이 된다면 활용해도 좋다고 말한다.

Q6 ‘굿슬립’ 같은 수면 유도 앱은 효과가 있나요? 집중력을 올려준다는 ‘엠씨스퀘어’처럼 비트의 주파수와 뇌파의 주파수를 동조화시켜서 잠을 자는 데 도움을 주는 원리.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잠들기 위해 약을 먹는 것처럼 소리를 사용해 인위적으로 수면에 드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남용하거나 의존하지 말고 필요에 따라 선택할 것.

Q7 피곤하면 더 잠이 안 와서 너무 괴로워요. 뇌파가 휴식 상태로 돌입하지 않는 경우다. 불면증의 종류 중 잠드는 것이 힘든 일종의 입면장애인데, 몸은 휴식을 원하지만 머릿속에 생각이 많고 뇌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이 문제. 심리적인 이완이 되지 않아 생기는 현상이기 때문에 반신욕, 족욕, 명상 등을 통해 마음을 가라앉히고 고민을 떨쳐버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심리 상담도 도움이 된다.

Q8 주말에 잠을 몰아서 자는 저, 비정상인가요? 주말에도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너무 무리해서 밤을 새웠다거나 잠이 매우 부족한 경우에는 하루라도 충분히 수면을 취해 잠을 보충해주는 것을 추천한다. “잠도 저금이 된다고나 할까요? 예를 들어 시험 기간이 다가오면 미리 조금 더 자두고, 필요할 때 더 바짝 공부하는 거죠. 혹은 철야 작업을 며칠 연속으로 했다면 하루쯤은 편안하고 길게 자서 ‘잠 빚’ 을 갚아주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코슬립 수면 클리닉 신홍범 원장의 팁. 다만 너무 자주 몰아서 자면 수면 패턴을 지키는 데 좋지 않다는 사실을 유의하자.

Q9 밤에 늦게 자고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편인데요. 생활에 문제가 없다면 괜찮다. 사실 잠들고 일어나는 시간이 늦은지 빠른지보다 그 틀을 계속 유지하는 게 중요한데, 특히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만드는 게 가장 먼저다.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면 수면 리듬이 건강해지고, 수면 리듬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면 잠의 질은 저절로 향상된다. 다만 학습 능력이나 기억력이 중요한 업무를 한다면 1시 이전에는 자는 게 능률 향상에 좋다는 것이 유시연 원장의 조언이다.

Q10 하루에도 꿈을 여러 번 꿔요. 사람은 얕은 수면(렘수면)상태일 때 꿈을 꾼다. 그리고 깊은 수면(논렘수면)으로 돌입하는 게 정상적인 수면 패턴인데, 깊은 잠에 빠지지 못하고 깨면 그 직전에 꾸었던 꿈을 기억하게 되는 것. 신홍범 원장은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 기억하는 꿈이 많다면 그만큼 자주 깼다는 의미이며, 그 횟수가 잦을수록 수면 패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는 불면증 중에서도 일단 잠이 들긴 하지만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수면유지장애에 해당되는데, 잠자는 동안 들리는 작은 소리에도 쉽게 깨거나, 중간에 꼭 한 번 일어나 화장실을 가는 경우도 이와 비슷하다. 다행히도 병원에서 상담과 치료를 통해 나아질 수 있는 증상이다.

Q11 다리가 저려서 잠을 잘 수가 없어요. 이럴 때 다리를 뻗거나 걷거나 움직일 경우 증상이 좋아진다면 하지불안증후군일 수 있다. 심리적인 원인도 있을 수 있고, 철분이나 전해질이 부족한 경우, 혹은 비타민 D의 부족과도 관련이 있다. 일주일에 3일 이상 불편하면 병원에 내원하는 것을 추천하는데 치료를 받았을 때 예후가 좋은 수면장애 중 하나다.

Q12 입을 벌리고 자는데요. 코로 숨을 쉬기 힘드니 입을 벌리는 것. 살균 작용을 하는 침이 마르면 세균이 증식하고 입냄새도 심해진다. 방치하면 수면 무호흡증이나 기관지 염증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으며 베개 높이를 조절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Q13 잠이 잘 오는 환경이나 자세를 알려주세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베개의 높이는 목이 앞뒤로 젖혀지지 않고 긴장 없이 완만한 C커브를 형성하는 6~8cm가 적당하다. 침구는 가볍고 땀 흡수가 용이한 소재로 하고 침실의 온도는 약간 서늘한 정도가 적합하다. 얕은 잠에서 깊은 잠으로 돌입하려면 체온이 좀 떨어져야 하는데, 너무 덥게 하면 체온을 떨어뜨리기 힘들어 깊은 잠으로 빠져들기 어렵기 때문. 자세는 똑바로 자는 게 좋지만 허리가 안 좋다면 옆으로 누워 무릎 사이에 베개를 끼워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