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주인의 개성과 취향으로 가득한 가게가 있다. 아는 사람만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여섯 곳의 가게에서 여섯 명의 주인을 만났다.

 

미드나잇 시리얼 _가게 주인 홍승현
미드나잇 시리얼은 시리얼을 전문으로 하는 바다. 처음에는 시판용 시리얼을 판매했지만, 지금은 자체 생산한, 미드나잇 시리얼만의 시리얼을 판다.

1 자체 생산하고 디자인한 시리얼. 2 작지만 끊임없이 사람들이 찾아오는 핫 플레이스다. 3 실제 친구들을 캐릭터화한 미드나잇 시리얼의 캐릭터 상품.

1 자체 생산하고 디자인한 시리얼. 2 작지만 끊임없이 사람들이 찾아오는 핫 플레이스다. 3 실제 친구들을 캐릭터화한 미드나잇 시리얼의 캐릭터 상품.

지금 ‘미드나잇 시리얼’의 공간은 어떻게 발견했나?
가게를 하기로 한 후에 일주일 만에 찾은 장소다. 이 골목의 기존 상권이 별로였다. 들어와도 잘 안 되다 보니 그만큼 가격이 쌌다. 그래서 들어오게 되었다.

‘미드나잇 시리얼’이라는 이름의 의미는?
친구들이 모두 O형이다. 그래서 농담 삼아 ‘00시 00분’이라고 하는데, 여기에서 착안했다. 원래 친분이 있는 레인보우 재경이 지어준 이름이다.

생소한 시리얼 바를 선택한 이유는?
친한 친구 네 명이 노가리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이런 아지트 같은 공간을 만들자고 한 게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미국식 슈퍼마켓을 하려고 했는데, 우연히 인스타그램에서 영국의 시리얼을 본 후 완전히 빠졌다. 죽어도 여기에 시리얼바를 해야겠다고 고집해 시작했다.

가게를 운영하면서 생긴 예상치 못한 난관은?
처음에는 외국 시리얼을 가져다가 팔았는데 불법이었다. 좀 더 설명하자면 개인이 외국에서 시리얼을 주문하는 건 불법이 아니지만, 그걸 되파는 것은 불법이다. 그래서 시리얼 공장과 계약해서 우리만의 시리얼을 직접 만들었다. 지금은 시리얼 판매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시리얼을 많이 먹어봤으니까, 한국에 없는 맛으로 만들었다. 처음엔 피넛버터, 시나몬 맛을 개발했는데 다 유기농 원료를 썼다. 그래서 시판용 시리얼보다 좀 덜 단 것이 특징이다.

일러스트로 된 패키지 디자인이 독특하다. 누구의 작품인가?
토마스리(Thomas Lee)라는 일러스트 작가다. 친구들을 캐릭터로 만든 것인데, 언젠가 캐릭터 사업도 하고 싶어서 실제 친구들의 모습을 반영했다.

내부 인테리어 콘셉트는?
처음부터 무조건 핑크를 생각했다. 마케팅이나 홍보비를 아예 쓸 수 없는 상황이니까, 10대, 20대 손님들이 인스타그램을 보고 찾아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테이블도 사진이 잘 나올 수 있는 디자인으로 구상해 따로 제작한 것이다. 월세를 많이 안 내는 대신 핑크와 그린톤으로 인테리어에 신경을 썼다.

가게를 하면서 생긴 고충이 있다면?
사람들이 카페를 하고 싶다며 많이 물어보는데, 난 무조건 하지 말라고 한다. 가게는 3~4천원짜리를 팔아서 남겨야 한다. 수익이 많이 나는 사업은 아닌데 신경 쓸 부분은 많아서 힘들다. 돈 벌 욕심으로 시작하면 잘 안 된다고 조언한다.

‘미드나잇 시리얼’에서 더 해보고 싶은 일은?
우리 시리얼이 드럭스토어와 편의점에서도 골고루 인기가 좋은데, 이제 곧 하루에 한 포씩 먹는 건강시리얼이 나온다. 홈쇼핑과 편의점에서 살 수 있다. 요즘은 수프 가게를 구상 중이다.

주소 서울 강남구 언주로 147길 18 영업시간 매일 10:00~22:00

 

 

미스터리 유니온 _ 가게 주인 유수영
미스터리 유니온은 작은 추리소설 전문 서점이다. 실제로 보면 귀엽게 느껴질 정도로 작지만 그 안에는 치밀하고도 기묘한 미스터리가 가득하다.

1 책장 가득 꽂힌 책 옆에 일러스트 작품이 위트를 더한다. 2 추리소설 전문서점 미스터리 유니온의 내부.

1 책장 가득 꽂힌 책 옆에 일러스트 작품이 위트를 더한다. 2 추리소설 전문서점 미스터리 유니온의 내부.

지금 ‘미스터리 유니온’의 공간은 어떻게 발견했나?
이대 뒷골목, 흔히 보세옷 가게 골목이라고 불리던 곳이다. 예전엔 굉장히 번화한 곳이었는데 현재는 비어 있는 가게가 많아 골목 활성화를 위해 건물주들이 임대료에 대해 협약을 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다른 지역과 임대료와 교통, 골목 풍경 등등을 비교했을 때 가장 적절했다.

내부 인테리어 콘셉트는?
구체적인 결과물은 모두 인테리어 디자이너 덕분이다. 그 대신 대화를 많이 했는데, 너무 으스스한 분위기는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루 종일 끔찍한 제목들에 둘러싸여 있는데 무서운 것은 싫다고. 누구에게나 어릴 적 추리소설을 읽은 추억이 있듯이, 추억의 장소 같은 아날로그적인 분위기를 원했다.

‘미스터리 유니온’이라는 이름의 의미는?
추리소설 마니아들만 아는 너무 전문적인 코드는 피했다. 추리소설 연대, 추리소설 연합이라는 의미의 ‘미스터리 유니온’으로 정했다. 뭐든지 모이면 힘이 되니까.

현재 ‘미스터리 유니온’에서 책을 진열하는 방식은?
기본적으로는 원하는 책을 잘 찾을 수 있도록 나라별, 작가별로 순서대로 진열하지만 우리 서점의 바람이 ‘추리소설의 재발견’이니만큼, 잊고 있었던 추리소설, 미처 몰랐던 추리소설을 다시 눈앞에서 보고 만질 수 있도록 매달 테마를 정해서 그에 해당하는 책을 따로 진열한다.

미스터리에 빠져들게 한 최초의 작가가 있다면?
아무래도 아서 코난 도일이다. <셜록 홈즈>로 탐정을 꿈꾸고, 홈즈를 좋아해서 루팡을 싫어하는 열혈 초등학생이었다.

고전 미스터리 작가 외에, 현존하는 미스터리 작가들 중 소개하고 싶은 작가는?
한 명을 권한다면 다카노 가즈아키라는 일본 작가다. <13계단>, <제노사이드>, <6시간 후 너는 죽는다> 등의 작품이 출간되어 있다. 매번 다른 주제를 다루는데 그 깊이나 전문성이 대단하다. 그리고 결국은 인간과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각을 지니고 있는 게 좋다.

나만의 운영 방침은?
바쁘지만 느긋하게 운영하고 있다. “서두르지 않는다. 하지만 쉬지도 않는다’가 운영 방침이다. 달리기보다는 산책하는 속도로 서점을 운영하고자 한다. 실제 가게를 운영하면서 느낀 점은? 처음 서점을 시작할 때 들은 조언이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해보고 싶었던 일이고, 여건이 어려운 건 알고 있었다.

‘미스터리 유니온’으로 더 해보고 싶은 일은?
다른 무엇보다도 서점을 오래오래 계속하는 것이다. 할머니가 될 때까지 추리소설 서점주인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주소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길 88-11 영업시간 수~금요일 13:00~21:00, 토,일 12:00~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