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주인의 개성과 취향으로 가득한 가게가 있다. 아는 사람만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여섯 곳의 가게에서 여섯 명의 주인을 만났다.

 

엘리앤릴리 _ 가게 주인 김소연
엘리앤릴리는 펫 패션 & 라이프스타일 부티크와 펫 전용 밀크와 스무디류를 제공하는 밀크바가 있는 작은 반려견 전용 멀티숍이다. 반려견과 견주만을 위한 공간이다.

1 가게의 또 다른 주인인 화이트 포메라니언 릴리와 하리. 2 직접 디자인해서 판매하는 반려견 의류. 3 수의사의 조언에 따른 펫밀크와 스무디를 판매한다.

1 가게의 또 다른 주인인 화이트 포메라니언 릴리와 하리. 2 직접 디자인해서 판매하는 반려견 의류. 3 수의사의 조언에 따른 펫밀크와 스무디를 판매한다.

지금 ‘엘리앤릴리’의 공간은 어떻게 발견했나?
예전부터 꾸준히 놀러 가던 한남동의 골목에서 발견했다. 이 골목이 재미있는데, AND 커피나 타마린드 같은 트렌디한 가게와 오래전부터 있던 동네 미용실과 세탁소 등이 어우러져 있다. 6~7평 정도 된다.

‘엘리앤릴리’라는 이름의 의미는?
지금은 하늘나라로 간 첫째 킹찰스 스패니얼의 이름 엘리와 화이트 포메라니언인 둘째 릴리의 이름을 땄다.

나만의 운영 방침은?
반려견과 관련된 가게이니만큼 ‘청결과 안전’이 가장 우선이다. 반려견과 견주가 같이 머물기 편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매장을 방문하면 배변 관련 패드, 반려견을 위한 물을 제공한다.

내부 인테리어 콘셉트는?
반려견숍도 스타일리시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큰 창이 있고 직사각형 형태라 실제보다 커 보인다. 사진 찍는 것을 중요시하는 견주들을 위해 어디서 찍어도 잘 나올 수 있도록 조명 설치에 가장 신경 썼고, 반려견 전용 포토존 등을 마련했다. 밀크바를 위해 전용 우유 그릇을 마련했는데 반응이 좋다.

‘엘리앤릴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어릴 적부터 반려견을 키워왔지만 맘에 드는 의류나 소품을 찾기가 힘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처음 만들었던 투블럭 퍼 머플러가 반응이 좋아서 브랜드를 열었다. 마침 가족 중에 수의사가 있어, 의류와 블랭킷, 장난감은 모두 오가닉 코튼으로 만들고, 의류와 메뉴는 수의사가 일일이 컨펌을 한다.

반려견을 위한 카페 메뉴는?
나 역시 반려견을 키우기 때문에, 반려견 동반이 허용되는 카페에도 반려견에게 먹일 것은 마땅치 않아서 늘 챙겨 다니던 경험을 살렸다. 아직은 견주를 위한 메뉴는 없고, 반려견용 메뉴만 있는데 펫밀크와 펫전용 딸기, 바나나, 캐롭으로 만든 스무디 등이 있다.

가게를 운영하면서 생긴 예상치 못한 난관은?
워낙 인기 많은 골목이라 항상 주차 전쟁이다. 주차 공간 확보가 예민한 부분이다.

‘엘리앤릴리’로 더 해보고 싶은 일은?
조금씩 하고 있는 유기견 돕기 캠페인을 더욱 적극적으로 하고 싶다. 수익의 일부는 유기견 보호 활동에 기부한다.

주소 서울시 이태원로54길 78 영업시간 화요일-일요일 12:00~18:00

 

 

오벌 _ 가게 주인 김수랑
오벌은 2008년에 문을 연 문구 전문 멀티숍이다. 햇볕이 가득 들어오는 테이블 위에는 한번쯤 갖고 싶은 문구와 데스크 용품이 가지런히 놓여 있는데, 보는 것만으로도 거짓말처럼 기분이 좋아진다.

1,4 빛이 잘 드는 오벌의 매장. 인테리어를 하면서 가장 고려한 부분이다. 2 오벌에서 만날 수 3 디자인 작업실을 겸하고 있다. 5 오브제처럼 멋스럽게 놓인 노트.

1, 4 빛이 잘 드는 오벌의 매장. 인테리어를 하면서 가장 고려한 부분이다. 2 오벌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빈티지 연필. 3 디자인 작업실을 겸하고 있다. 5 오브제처럼 멋스럽게 놓인 노트.

‘오벌(Oval)’이라는 이름의 의미는?
이름을 지을 때 뜻을 중요시하지 말자라는 생각도 있었다. 타원이라는 뜻의 오벌이 특별한 뜻이 있지 않아서 좋았다. 썼을 때 예쁘고 우리가 제품 디자인도 하기 때문에 점, 선, 면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게 좋아서 지은 이름이다.

지금 오벌의 공간은 어떻게 발견했나?
여기가 두 번째 자리다. 내 생활 반경이 홍대 주변이고 상권이 잘 형성되어 선택했다. 위치보다는, 공간을 직접 바꾸는 것이 가능한 곳이 중요했다. 원래 있던 자리는 건물 1층이라 빛이 잘 안 드는 곳이었다. 그래서 이 공간은 빛이 잘 들었으면 했다. 홍대 특성상 1층의 월세는 매우 높기도 하고, 우리 가게는 어차피 알고 찾아오는 분들이 많아서 좀 더 숨어 들어가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부 인테리어의 콘셉트는?
처음부터 옥상에 있는 공간을 생각했고 올라오는 동안의 좁은 계단을 통과하면 확 열리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온실처럼 천장을 유리로 했고 나머지는 이 상황에 맞춰 조정했다.

많은 가게가 금세 나타났다 사라지는데, 오벌을 10년째 운영하는 비결은?
버티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열심히 하고 있다. 가게를 하다 보면 지칠 때가 분명 있는데, 도구와 관련된 가게다 보니까 그것을 다루는 것에 대해 아직까지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 특별한 걸 할 생각은 없고 유지를 하려고 노력한다.

나만의 운영 방침이 있다면?
손님을 기억하지 않으려고 한다. 물론 이야기를 나누고 얼굴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가게에서는 가게주인이 제3자로 인식되기를 원한다. 나 역시 다른 가게에 갈 때 개인적인 관계가 생기는 걸 불편해하는 성격이다 보니 특별히 손님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판매하는 제품 중 가장 애착이 가거나, 자주 사용하는 물품은?
연필을 많이 취급하고 있고, 나도 연필을 좋아한다. 연필은 예전에 생산된 제품이 훨씬 다양하고 퀄리티가 좋다. 그래서 빈티지 연필을 구해 소개하고 있다. 100년 넘은 연필이어도 잘 써진다. 빈티지 연필을 구하면 내가 가장 먼저 써본다. 노트를 꾸준히 사용하는 시대는 아니지만 연필이나 필기구가 책상 위에 있으면 쓰게 된다. 일부러 연필을 써보기 위해 필사도 한다. 나름 깎을 때마다 스트레스도 해소된다. 칼로 깎을 때의 재미도 있다.

문구를 파는 가게를 하는 가게 주인으로서 즐거움이 있다면?
손님들은 가게에 앉아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하는데 사실은 굉장히 일이 많고 바쁘다. 디자인 업무 등 다른 일도 같이 하기 때문에 바쁘지만 어쨌든 가게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고맙게 여긴다. 내년에 10년 차가 되는데 힘든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멀리서 구석에 있는 이곳을 찾아와주시는 손님이 있으니 아직은 괜찮은 거 아닐까? 생각한다.

운영 시간이 독특하다. 목, 금, 토, 일만 운영하는데 그 이유는?
최소 인원으로 가게와 스튜디오를 함께 운영하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하게 된 선택이다. 손님들 중엔 휴무라는 걸 잊어버리고 찾아오시는 분이 있긴 한데, 죄송하지만 우리 딴에는 이것이 최선이다. ‘오벌’에서 더 해보고 싶은 일은? 가게를 유지하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이런저런 것보다 유지만 잘하고 싶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 29길 48-29 3층 영업시간 목, 금, 토, 일 13:00~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