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엄마는 처음 만나는 여자이자, 평생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하는 여자이다. 내가 기억하는 ‘여자’로서의 엄마, 그리고 엄마에게서 배운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좋은 습관에 대하여.

 

엄마의 화장대에는 젊은 시절부터 오랜 시간 아름다움을 위해 세심하게 가꿔온 엄마만의 뷰티 노하우와 취향이 녹아 있다.

엄마의 화장대에는 젊은 시절부터 오랜 시간 아름다움을 위해 세심하게 가꿔온 엄마만의 뷰티 노하우와 취향이 녹아 있다.

밝은 표정 짓기
엄마는 늘 미간을 찌푸리거나 인상을 쓰지 말라고 말씀하세요. 젊은 시절, 어떤 영화를 보고 주인공이 미간을 찌푸리는 게 멋져 보여서 그 모습을 따라 했는데, 습관이 돼서 미간에 주름이 생겼대요. 고민이 있거나 일에 집중하다 보면 저도 모르게 인상을 쓰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의식적으로 인상을 밝게 하려고 노력해요.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면서 밝은 표정을 지어보기도 하고요. 나이가 들수록 얼굴에 그동안 살아온 삶의 모습과 인격이 드러난다고 하잖아요. 마음과 표정이 밝아지면 웃을 일, 행복한 일이 더 많아지는 것 같아요. – 정샘물(메이크업 아티스트)

 

절제된 식습관
건강하고 아름다운 피부를 위해 엄마가 늘 강조한 것은 충분한 보습과 소식하는 습관이었어요. 엄마는 제가 아주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오이를 갈아서 주기적으로 팩을 하시는데, 그 덕분인지 지금도 나이에 비해 곱고 탄력 있는 피부를 유지하고 계세요. 그리고 항상 소식하는 습관을 갖고 계시는데, 평소보다 많이 드신 날은 걷거나 맨손체조라도 해서 소화를 시키고 잠자리에 드시고는 했어요. 소화를 잘 시키고 잠을 자야 숙면을 취할 수 있다고 늘 말씀하셨죠. 기본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는 첫걸음이 아닐까 싶어요. – 김활란(메이크업 아티스트)

 

모발 관리는 건강할 때부터
엄마는 예전부터 피부 관리보다는 모발 관리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저에게도 항상 두피와 모발은 건강할 때 관리해야 한다고, 나이가 들수록 헤어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죠. 얼굴에는 스킨, 로션도 겨우 바르셨는데 두피에는 이것저것 많이 챙겨 바르셨어요. 샴푸도 굉장히 꼼꼼히 하세요. 다른 사람들보다 2~3배의 시간과 공을 들여서 물로 충분히 헹군 다음 소량의 샴푸로 거품을 내고 오랫동안 헹궈요. 머리를 감을 때는 샤워기를 이용하는 대신 반드시 대야에 물을 받아서 감으세요. 그러다 보니 여행을 가면 가장 먼저 마트에 가서 작은 대야부터 사세요. 그래서인지 지금 70대인데도 머리숱도 많고 머릿결도 너무 좋으세요.” – 우미령(러쉬 코리아 대표)

 

가꾸는 생활
어려서부터 모양 내고 꾸미는 걸 좋아했는데 엄마의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제가 어릴 때부터 옷을 맞춰 입히셨는데, 빳빳한 천으로 만든 패티코트를 넣은 플레어 스커트를 특히 자주 입었던 기억이 나요. 화장을 많이 하시진 않았지만 집에서도 늘 옷도 갖춰 입으시고 완벽한 모습을 유지하셨죠. 그런 모습을 보고 자라서일까요. 제 자신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가꾸는 게 일상 속에서 자연스러운 일이 됐어요. 식사는 균형 있게, 약간 모자랄 만큼 하고, 운동은 틈날 때마다 꾸준히 하고, 피부과 관리도 주기적으로 받고 있어요. – 고원혜(메이크업 아티스트)

 

자연스러운 아름다움
엄마 사진첩에서 본 사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진이 있어요. 곱슬거리는 머리를 자연스럽게 하나로 묶고, 빨간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해변에 누워 있는 사진이에요. 완벽히 세팅된 모습보다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선호하는 엄마의 취향이 저에게도 영향을 준 것 같아요. 저도 평소 맨 얼굴에 입술에만 레드 립스틱을 바르고, 머리도 하나로 질끈 묶고 다니거든요. 엄마는 지금도 맑은 피부톤을 유지하고 계신데 따로 관리를 받거나 하시진 않지만 운동도 열심히 하시고, 건강한 음식 위주로 드세요. 나이가 들수록 맑고 건강한 피부를 위해서는 식습관과 운동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돼요. – 정지연(렉토 디자이너)

 

아침 세안은 가볍게
“아침 세안은 물로만 가볍게 할 것!” 과도한 세안제 사용이 피부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훨씬 전부터 엄마가 늘 하시던 말씀이에요. 이 작은 습관이 피부 노화를 늦춘다는 강한 믿음을 가지고 계셨거든요. 그래서 어려서부터 아침 세안은 늘 미지근한 물로 한 번, 찬물로 마무리하는 습관을 지켜오고 있어요. 땀과 피지 분비가 많아지는 여름에는 가끔 찝찝할 때도 있지만 피부가 건조해지는 겨울에는 건조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돼요. 엄마가 여전히 고운 피부를 유지하고 계신 걸 보면 이 방법이 효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 김효선(조 말론 런던 커뮤니케이션 매니저)

 

각질 제거는 부드럽게
엄마는 오래전부터 때수건으로 때를 미는 대신 각질제거제를 애용해왔어요. 샤워 젤에 각질제거제를 섞어서 사용하셨는데, 저도 그 방법대로 하고 있어요. 세안제를 사용할 때도 한 손바닥에 덜고 다른 손바닥으로 살짝 덮은 채로 잠시 시간을 두고 거품을 내서 사용하셨는데, 클렌저에 열감을 전달해 거품이 잘 나게 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걸 나중에서야 알게 됐죠. – 이상준(아름다운나라피부과 피부과전문의)

 

자주 걷기
엄마는 만보기 마니아예요. 항상 스마트폰 만보기 앱을 켜고 다니면서 그날 걸은 거리나 활동량을 꼭 체크하시거든요. 매일 오전 7시가 되면 밖으로 나가 한두 시간씩 걷고 오시는데 그 덕분인지 20대인 저보다 체력이 더 좋으세요. 웬만한 거리는 차를 타고 가는 대신 걸어서 가는 모습을 쭉 지켜봐와서 저도 걷는 걸 좋아하게 되었어요. – 이정민(<싱글즈> 뷰티 에디터)

 

365일 자기관리
엄마는 자기관리에 철저하신 분이에요. 덕분에 올해 67세인데 여전히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고 계세요. 꾸준히 관리하는 습관을 강조하시는데, 대학교 때 화장을 처음 시작하면서부터 외출 시에는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라고 하셨어요. 피부 노화는 외부 자극으로부터 시작된다는 말씀을 입이 닳도록 하셨을 정도죠. 건강한 피부를 위해서 수면의 질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야식이 숙면에 방해가 된다고 해서 자라면서 야식을 먹어본 적이 거의 없어요.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이 식탁에 오른 적도 별로 없었죠. 그래서인지 저도 평소 야식이나 자극적인 음식은 잘 안 먹는 편이에요. 항상 분주하게 몸을 움직이고 바쁘게 살아야 몸도, 마음도 건강하다는 철학을 가지신 엄마 덕분에 저 역시 하루하루를 부지런히, 알차게 살고 있답니다. – 신혜정(달팡 커뮤니케이션 매니저)

 

잠자기 전 스트레칭
매일 밤 잠자기 전에 하는 5분간의 스트레칭은 엄마의 오랜 습관이죠. 엄마를 따라 저도 밤마다 스트레칭을 해왔는데 다른 운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유연성이 굉장히 좋은 편이에요. 몸이 유연해야 자세도 곧게 유지할 수 있고요. 스트레칭은 평생 할 생각이에요. – @sooenglish

 

보이지 않는 곳까지 관리하기
엄마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늘 말씀하세요. 외출하고 돌아오면 바로 손부터 씻고, 기초 제품을 바를 때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흡수시키면서 충분히 발라야 한다고 작은 부분까지 조언을 아끼지 않으세요. 얼굴만큼이나 보디 피부를 가꾸는 데 신경 쓰라고 하셔서 팔꿈치부터 발뒤꿈치, 무릎 등 몸 구석구석 보디 크림을 꼼꼼하게 바르는 게 습관이 됐죠. 샤워를 할 때 각질이 충분히 불어나면 손톱부터 발톱, 입술까지 부드럽게 문질러 제거하는 것도 엄마의 영향이죠. 엄마 덕분에 보이지 않는 곳까지 관리하는 습관을 갖게 됐어요. – 김나영(끌레드뽀 보떼 PR 매니저)

 

나에게 맞는 화장법 찾기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할 때마다 종종 엄마 생각이 나요.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노하우 중 엄마가 오래전부터 해오던 방식과 겹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죠. 어릴 때 엄마 화장대 구경하는 걸 좋아했는데 서랍 속에 립팔레트가 여러 개 있었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한 가지 립스틱을 바르는 경우가 거의 없어요. 그날그날 마음에 드는 색을 골라 엄마만의 컬러를 만들어 바르죠. 베이스 메이크업도 한번에 끝내는 대신 밑 작업을 하듯이 얇게 펴 바르고 색조 메이크업을 한 뒤 다시 한번 얇게 덧발라요. 쌀뜨물을 받아 세안을 한 지도 20년이 넘은 것 같아요. 한 달에 한 번은 꼭 와인에 계란 노른자를 섞어 헤어팩을 하는데, 컬러 트리트먼트를 한 것처럼 검은 모발에 은은한 갈색빛이 돌아요. 그런 엄마를 보면서 저 또한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눈꼬리에 음영을 넣을 때는 발색이 진한 펜슬 아이라이너 대신 색이 연하고 블렌딩이 잘되는 아이브로 펜슬을 사용하고, 입술에 바른 립스틱으로 뺨을 물들여요. 제가 뷰티 에디터가 된 것도 어쩌면 엄마의 영향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 조은선(<얼루어> 뷰티 에디터)

 

밝은 표정
엄마는 행복한 사람의 얼굴보다 더 아름다워 보이는 얼굴은 없다고 늘 말씀하세요. 아름다워지고 싶다면 웃는 얼굴과 상대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눈,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요. 내가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갈 때 상대도 행복해지고, 그 행복이 다시 저에게로 돌아와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조언도 함께요. – @babygrace21

 

아이크림 바르기
엄마는 스무 살이 되기 전부터 아이크림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어요. 대학시절에도,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늦게까지 야근을 해도 아이크림만은 꼭 바르고 잠이 들었어요. 세 자매 중 엄마의 충고를 따른 건 저뿐인데 아직까지 주름 하나 없이 탱탱한 눈가를 유지하고 있어 언니와 동생 모두 절 부러워해요. – @lovelygeenie

 

내면의 건강
엄마는 외면보다 내면을 중요시했어요. 저 스스로 원하는 삶을 살면서 행복하게 살아가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죠. 원하는 삶을 살아갈 때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밝은 에너지와 당당함은 그 무엇보다 빛나니까요. 20여 년 전부터 저희 가족은 욜로족이었나 봐요. – @harumada_

 

꼿꼿한 자세
엄마는 항상 어깨와 허리를 곧게 펴고 다니라고 하세요. 나이가 들어 얼굴에 잡힌 주름은 자연스럽지만 잘못된 자세 때문에 어깨와 허리가 굽으면 우아하게 나이 들 수 없다고요. 런웨이에 서는 60~70대 모델들이나 노년의 패션 블로거들을 보면 얼굴에 주름은 많지만 꼿꼿한 자세만큼은 젊은 모델 못지않더라고요. 자세가 꼿꼿하니 스타일도 잘 살고 근사해 보였어요. 저 역시 잘못된 자세를 바로잡는 운동에 푹 빠져 있답니다. – @emily103186

 

자외선을 멀리하는 습관
화장을 거의 하지 않는 엄마지만 자외선 차단제를 휴대하고 다니며 수시로 바르세요. 운전할 때는 항상 면장갑을 끼고, 밖에서 오래 걸을 때는 모자와 양산, 선글라스를 일년 내내 착용하세요. 자외선에 피부가 한번 망가지면 예전 상태로 돌아오기는 매우 힘들다는 점을 늘 강조하시죠. 덕분에 엄마는 기미와 주근깨 하나 없이 누가 봐도 동안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만큼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고 계세요. – @yanda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