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위에 보석들로 화려한 패턴을 만들고, 파인 주얼리처럼 가늘고 섬세한 여백을 더한다. 정교해서 더욱 아름다운 봄/여름 시즌 네일 아트 속으로.

 

제레미 스콧

제레미 스콧

 

쇼가 시작하기 불과 몇 분 전. 콜 타임보다 한참이나 늦게 도착한 모델에게 헤어, 메이크업, 네일 아티스트까지 6~7명의 스태프가 한꺼번에 달려든다. 그리고 순식간에 완벽한 룩으로 변신시키는 마술 같은 장면이 펼쳐진다. 하지만 사실 이런 순간은 백스테이지에서 그리 특이할 것 없는 일상이다. 그런데 이번 봄/여름 시즌 런웨이 위에서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는 모델들의 손을 보면서, 이런 네일 아트를 불과 몇 분 안에 뚝딱 완성하기란 거의 불가능하겠다 싶었다. 한알한알 섬세하게 보석을 얹고, 손톱이 마치 커다란 스케치북이라도 되는 듯 공간 활용의 묘미를 보여주는 등 다채롭고도 정교한 네일 아트들이 등장했다. 화려한 보석, 팝아트 컬러 그리고 글리터까지. 소재는 다르지만 맥락은 결국 같다. 결코 과장되지 않고 충분히 세련되었다는 것. 당장 따라 해도 좋을 만큼! 이번 봄/여름 시즌, 가장 주목해야 할 네일 트렌드는 바로

‘여백의 미’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다. 볼드한 액세서리 보다 가느다란 파인 주얼리가 더 고급스러운 효과를 내듯이 말이다. 단, 정교한 손기술을 요한다. 로다테 쇼에서 선보인 독특한 글리터 네일이 바로 그 예다. “이건 네일을 위한 파인 주얼리예요.” 네일 아티스트 트레이시 리는 투명 매니큐어를 손톱 전체에 깨끗하게 바른 다음, 아주 얇은 브러시에 골드 글리터를 묻혀 손톱의 가장자리 즉 큐티클 부분에 라인을 그리며 얹었다. 일명 ‘큐티클 주얼리 네일’로 마치 손톱을 섬세하고 얇은 골드 체인으로 장식한 듯 아름답다. 글리터가 부담스럽다면 간결한 컬러 라인을 그리거나, 혹은 손톱 전체에 파스텔 컬러를 바른 다음 보색의 라인을 더하는 식으로 다양하게 응용해볼 수 있다. 노비스 쇼의 블루 네일은 보다 모던하다. 네일 아티스트 엘리시아 토렐로는 옥색과 군청색의 서로 다른 블루 컬러를 작은 사각형 모양으로 투명한 손톱 위에 얹었다. 깔끔하지만 패턴이 대칭적이지 않아서 세련되어 보인다. 프렌치 네일을 손끝에 가득 채워 그리지 않고 아주 얇게 반쪽만 그려 넣은 후드 바이 에어쇼의 네일에는 무심한 매력이 있다. 골드 글리터로 손끝에만 반짝임을 얹은 제로 마리아 코르네호와 하우스 오브 홀랜드 쇼의 네일은 어떤 스타일의 의상에도 잘 어울린다. 이때 주의할 것은 바로 투명하게 남겨두는 손톱의 질감! “이번 봄/여름 시즌의 네일 트렌드는 컬러는 되도록 적게 사용하되 글로시한 텍스처를 강조하는 거예요.” 네일 아티스트 마리안 뉴먼의 말처럼 반짝일수록 예쁘다. 보다 반짝이는 손톱을 연출하고 싶다면, 마지막에 거의 투명에 가까운 핑크 네일 컬러를 덧바르라는 것이 마리안 뉴먼의 조언이다. 투명한 핑크 컬러가 손톱에 반짝임을 더할 뿐 아니라, 프라이머 역할을 해서 손톱 위 컬러들을 보다 고른 톤으로 맞춰주기 때문이다.

 

1 토니모리의 토니러버 네일 48호 썸머해프닝. 8ml 3천원. 2 에뛰드하우스의 매직프레스 18호 스마일 체크맨. 9천8백원. 3 어딕션의 네일 폴리시 031C호. 12ml 2만2천원. 4 에스쁘아의 이비자 위켄드 패션네일 애플티니. 10ml 5천원. 5 웨이크메이크의 네일건 글리터 27호 다이몬파티. 8ml 4천5백원. 6 이브로쉐의 하이드라 베지탈 리프레싱 래디언스 스크럽. 75ml 1만2천원.

1 토니모리의 토니러버 네일 48호 썸머해프닝. 8ml 3천원. 2 에뛰드하우스의 매직프레스 18호 스마일 체크맨. 9천8백원. 3 어딕션의 네일 폴리시 031C호. 12ml 2만2천원. 4 에스쁘아의 이비자 위켄드 패션네일 애플티니. 10ml 5천원. 5 웨이크메이크의 네일건 글리터 27호 다이몬파티. 8ml 4천5백원. 6 이브로쉐의 하이드라 베지탈 리프레싱 래디언스 스크럽. 75ml 1만2천원.

 

여백의 미학은 팝아트 네일에도 접목된다. 극명하게 대비되는 컬러 매치로 그래픽적인 네일 아트를 선보인 오프닝 세레모니 쇼에서 네일 아티스트 나오미 야수다는 모델들의 손톱 안쪽 반달 모양만 투명하게 남겨두었다. 일명 하프문 디자인으로, 손톱의 반만 검정으로 칠한 후 여기에 원색의 스트라이프를 더한 것이다. 안나수이 쇼에서도 투명한 손톱 위에 레드 컬러와 글리터로 자잘한 점을 찍어 장식한 네일 아트를 선보였다. 손톱 위에 의도적으로 투명하게 남겨놓은 부분 때문에 강렬한 컬러 매치도, 어지러운 패턴도 결코 부담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물론, 이번 봄/여름 시즌 런웨이를 강타한 1980년대 무드는 손톱 위에도 예외는 아니다. 과감한 컬러 매치의 팝아트 네일 역시 이번 시즌 절대 간과할 수 없는 트렌드다 . “이번 제레미 스콧 쇼를 상징하는 무드인 80년대 팝 스타일을 네일에도 더했어요.” 마치 샐러드볼을 뒤집어 얹은 듯한 볼컷의 가발을 쓴 모델들이 등장한 제레미 스콧쇼의 화룡점정은 컬러풀한 도트가 시선을 사로잡는 강렬한 손톱이 아니었을까? 온갖 기발함이 넘치는 쇼의 특성답게, 네일 아트에서도 재미있는 기법이 사용되었다. 네일 아티스트 미스팝이 손톱 위 동그란 점을 보다 쉽고 빠르게 찍기 위해 연필 뒤의 지우개를 사용한 것이다. 정교함의 끝을 보여준 것은 보석으로 장식한 겐조 쇼와 라이언 로 쇼의 네일이다. 겐조 쇼에서는 모델들의 손톱에 블랙 컬러를 깨끗하게 바르고 그 위에 자잘한 물방울 같은 보석을 얹었다. 색색의 투명한 크리스털 덕분에 보는 각도에 따라 다채로운 컬러로 빛난다. 투명한 네일 팁 위에 인조 진주를 꽃 모양으로 얹은 라이언 로 쇼의 손톱은 네일 아트가 진정한 패션 액세서리 중 하나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다. 손끝도, 발끝도 충분히 과감해도 좋은 계절 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단 두 가지. 충분히 반짝거리게 할 것. 그리고 정교한 마무리로 강렬한 컬러나 화려한 보석 장식도 결코 부담스럽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1 유리카의 네일실드 비포. 13ml 1만8천원. 2 비프루브의 노 메이크업 HD 젤 라커 BL01호 소프트블루. 6ml 4천원. 3, 5 스미스앤컬트 바이 시코르의 네일드 래커 킹스앤티브스. 14ml 2만5천원. 4 불리 1803의 네일 브러쉬. 3만5천원. 6 반디의 네일 아트데칼 8호 비비드 아즈텍. 1만2천원. 7 올리브영의 고급니퍼. 1만2천원.

1 유리카의 네일실드 비포. 13ml 1만8천원. 2 비프루브의 노 메이크업 HD 젤 라커 BL01호 소프트블루. 6ml 4천원. 3, 5 스미스앤컬트 바이 시코르의 네일드 래커 킹스앤티브스. 14ml 2만5천원. 4 불리 1803의 네일 브러쉬. 3만5천원. 6 반디의 네일 아트데칼 8호 비비드 아즈텍. 1만2천원. 7 올리브영의 고급니퍼. 1만2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