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껍질처럼 늘어난 모공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정말 그럴까? 한번 늘어난 모공은 절대 줄일 수 없을까? 전문가들에게 진정한 모공 관리 솔루션이 무엇인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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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코끝을 짜면 화이트헤드가 쏙쏙 빠져나오는 것에서 묘한 희열을 느꼈다. 이상하게도 손을 댈수록 화이트헤드가 더 생겨났고, 곧 블랙헤드로 바뀌었다. 바르고 떼어내는 타입의 코팩이 처음 등장해 매주 사용 하고 모공 관리에 좋다는 천연팩도 사서 발랐다. 하지만 모든 것은 무용지물이었고, 한번 늘어난 모공은 되돌아올 줄 몰랐다.

그런데, 정말 궁금하다. 모공은 과연 줄일 수 있을까? 모공 축소 가능 여부에 대해 전문가들에게 들은 답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공은 줄일 수 있다. 물론 한번 넓어진 모공이 개선되기는 어려운 일이고 많은 시간과 비용, 노력이 들지만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모공이 넓어지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과도한 피지 분비로 인해 모공 사이에 노폐물이 끼어 넓어지는 것과 노화와 관련된 탄력 저하로 피부가 늘어져 생기는 것이다. 피지 분비는 주로 젊은 층에게서, 탄력 저하는 30대 이후에 나타난다. 피부 깊숙이 들여다보면, 피부 조직 내 콜라겐 섬유와 탄력섬유가 감소하고 변성되어 모공이 넓어진다는 것이 바노바기피부과 대표원장 반재용의 설명이다. “한번 손상된 피부 조직은 자연치유가 어렵기 때문에 늘어난 모공은 줄어들지 않는다고 생각하죠. 모공을 깨끗하게 관리해 넓어지지 않도록 미리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모공이 커졌다고 포기할 필요는 없어요. 레이저 시술이나 섬유아세포 시술 등 시술을 통해 모공의 크기를 현저하게 줄일 수 있습니다.” 모공 주위의 피부가 손상되어 일어난 모공 확장의 경우 흔히 알려진 코팩이나 얼음 마사지, 찬물 세안 같은 민간요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손상 부위를 재생하고 탄력을 되돌리는 시술을 통해 모공의 사이즈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모공 축소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 시술로는 피부에 미세한 상처를 내 그 부위에 살이 다시 차오르게 하는 방식으로 피부 탄력과 모공을 개선하는 프랙셔널 레이저, 피부 탄력을 높여주는 고주파 시술, 모공과 탄력 개선, 리프팅 효과가 있는 서마지 CT 등이 있다. 모두 무너진 피부 지지층의 탄력을 높여주고 손상된 피부 세포의 재생을 도와 상처에 새 살이 돋듯 모공을 채워주는 원리다. 물론 모공 시술에도 주의 사항이 있다. 제대로 된 모공 축소 효과를 보기 위해서 5회 이상의 반복적인 시술을 권유하는 병원이 대부분인데, 이 경우 피부가 극도로 예민해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 특히 피부 진피층까지 임의로 손상을 일으키는 프랙셔널 레이저의 경우, 모공은 줄어들지 모르지만 그 외에 건강했던 부위가 오히려 예민해지는 경우도 많다. 치료받은 부위가 붉어지거나 기미, 잡티와 같은 색소 침착 등 또 다른 피부 문제로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얼굴 피부는 모공, 주름, 탄력 등 피부 고민이 도미노처럼 이어져 있어 어느 한 곳만 치료한다고 피부 전체가 개선되는 것은 아니에요. 모공이 넓은 이유는 대부분 선척적이거나 나쁜 생활 습관의 결과물인 경우가 많아요. 선천적으로 모공이 넓거나, 혹은 음주나 흡연 등 악화 요인을 끊지 못하면 모공 축소 시술을 여러 번 받더라도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린클리닉 김수경 원장의 의견이다. 피지 과다 분비가 모공 확대의 원인이라면 치료와 더불어 저용량의 여드름 피지 조절제를 병행하는 것이 좋으며, 생활습관이 문제라면 생활습관 교정과 함께 여러 환경에 의한 활성산소 노출을 줄일 수 있는 항산화제 복용을 병행할 것을 권한다.

동안중심피부과의 구소연 대표원장은 모공이 넓어지기 전에 관리를 꾸준히 하고 모공이 지나치게 넓어진 경우 안전한 범위에서 전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답했다. “넓어진 모공은 시술 외에는 개선하기 어려우므로 넓어지기 전에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클렌징과 각질제거, 보습 등 기본 관리에 힘쓰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아요. 개인적으로는 모공 속 노폐물과 각질 제거를 위해 손 대신 클렌징 디바이스를 사용해 꼼꼼하게 클렌징해 피부를 관리하고 있어요. 특히 모공 속까지 씻어낸다고 굵은 입자로 스크럽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피부에 자극을 주고 미세 스크래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권하지 않아요. 부드럽게 녹여내는 클렌저로 꼼꼼히 씻어주세요.” 세 명의 전문가 모두 모공은 줄일 수는 있지만 한 번에 복숭아처럼 빈틈없는 아기 피부로 돌아갈 왕도는 없다고 답했다. 모공 속까지 깨끗하게 씻어주고 유수분 밸런스가 무너지거나 탄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생활 습관까지 함께 교정해야 한다는 것. 피부 적정 온도인 30~32℃ 정도로 피부 온도를 유지하고 잦은 사우나나 긴 시간의 목욕 등 모공을 확장시키는 행동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지나치게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멀리해 피부 온도가 높아지지 않도록 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비결을 알았으니 올여름엔 부디 좀 더 작아진 모공을 마주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