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한국 무대를 찾는 대형 공연 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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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무대를 찾는 대형 공연들이 눈에 띈다. 뮤지컬과 연극 팬들이라면 공연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게 좋겠다. 우선 <드림걸즈>의 오리지널 캐스트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연초부터 올해 가장 기대되는 작품으로 손꼽히기도 한 <드림걸즈>는 티켓 오픈과 함께 예매 1순위로 등극하는 등 티켓 파워를 과시했다. 비욘세가 주연을 맡았던 동명 영화로 먼저 알려진 이 뮤지컬은 60년대 흑인 음악이 인종차별과 억압에 맞서 주류 음악으로 발돋움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가수를 꿈꾸는 세 명의 흑인 소녀, 에피, 디나, 로렐이 야망에 불타는 매니저 커티스를 만나 3인조 보컬 그룹 ‘드림스’를 결성해 활동하면서 겪는 갈등과 화해, 그리고 그 속에서 찾은 꿈과 희망이 뮤지컬 전체를 관통한다. <드림걸즈>를 빛나게 만드는 요소는 역시 브로드웨이의 현역 아프리칸 아메리칸 배우들로 구성된 오리지널 캐스트가 선사하는 음악이다. 이미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Listen’을 비롯, ‘One Night Only’와 ‘Dream Girls’까지 R&B 소울과 리드미컬한 그루브를 느낄 수 있는 넘버로 가득 채웠다. 에피 역은 브리 잭슨과 브릿 웨스트가, 디나 역은 캔디스 마리우즈, 로렐 역은 앙투아네트 코머가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뮤지컬 팬들은 물론이고 흑인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까지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쇼 비즈니스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화려한 무대 배경도 놓쳐서는 안 된다. 4월 4일부터 6월 25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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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걸즈>와는 또 다른 느낌의 공연도 있다. 구 소련 출신 작가 아인 랜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연극 <파운틴헤드>는 벨기에 출신의 세계적인 연출가 이브 반 호프가 연출을 맡았다. 2012년 연극 <오프닝 나이트>에 이은 두 번째 내한이다. <파운틴헤드>는 1920~3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하며 관습에 대한 순응, 다수와의 타협을 거부한 채 오직 자신의 신념과 예술적 가치관에 따라 움직이는 주인공 하워드 로크의 삶을 그린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사회적 평판과 성공에 매달리는 야망가 피터 키팅, 과거의 전통적인 건축 디자인을 무비판적으로 답습하는 가이 프랭컨 등을 등장시키면서 관객에게 진정한 예술의 의미와 창작의 본질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무려 4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도 지루하지 않게 흘러간다. 세심한 무대연출도 연극의 완성도를 높인다. 3월 31일, LG 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려 단 3일만 공연한다. 뮤지컬 <시카고> 역시 오리지널 캐스트로 2015년에 이어 두 번째 내한 공연을 갖는다. 거리에 환락이 넘쳐나고, 마피아가 지하 세계의 돈으로 도시를 장악했던 1920년대 시카고를 배경으로, 살인을 저지르고도 스타가 되길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위트 있게 다룬다. 배우들의 화려하고 관능적인 몸짓 속에는 통렬한 사회 비판이 숨겨져 있다. 기승전결의 구조로 이야기가 전개되지 않고 표현 방식을 부각시키는 콘셉트 뮤지컬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또, 벨마라는 극 중 인물이 사회자로 등장해 관객들의 몰입을 제한하고 상황을 설명하며 주제를 부각시키는 서사극 형식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튜바, 트럼펫 등 미국적인 사운드를 표현하는 악기들로 연주하는 1920년대의 재즈 음악이 관객들의 귀를 책임진다. 5월 27일부터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약 두 달간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