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운 세상 속에서 역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과거를 알아야 현재를 해석하고, 미래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에 조예가 깊은 사람들이, 한국사는 지루하다는 오랜 편견을 깨줄 책 리스트를 보내왔다.

fe-한국사 읽는 시간3

쉽고 재미있게 역사에 접근하기 | 최태성(EBS 한국사 강사, 모두의 별별 한국사 연구소장)

<퇴계처럼>, 김병일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성리학자인 퇴계 이황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다. 최근에 퇴계 선생을 다시 공부하게 되었는데, 새삼스럽게 이토록 매력적인 인물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조선시대 성리학자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편견을 깨주는 인물. 이 책은 퇴계 선생의 인간적인 면모와 삶의 태도를 보여주며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해주는 책이다. -글항아리
<조선왕조실톡>, 무적핑크 아마 웹툰으로 접한 사람들도 꽤 많을 거라 예상된다. <조선왕조실록>의 내용에서 에피소드를 추출하고 작가의 상상력을 보태어 카카오톡의 대화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어떻게 이렇게 흥미 있는 주제들을 다 찾아냈을까’, ‘이런 기발한 생각은 어디서 나왔을까’ 읽는 내내 감탄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조선사를 만날 수 있다. 심심풀이로 가볍게 읽으며 역사에 흥미를 갖기 좋은 책이다. -이마
<종횡무진 한국사 1, 2>, 남경태 책이 꽤 두꺼운 데다가 무려 2권이나 되기 때문에 시작도 하기 전에 두려움을 느낄 수 있지만, 보기와는 다르게 술술 읽힌다. 한국사를 색다른 시선으로 생동감 있게 풀어낸 책으로 내용도 신선하지만 역사책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 표현들이 흥미를 더한다. 1권은 단군에서 고려까지, 2권은 조선 건국에서 대한민국 정부 수립까지의 내용을 다룬다. -휴머니스트
<꼬리에 꼬리를 무는 한국사 인물 이야기>, 김상훈 역사의 주요 인물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한국사가 통째로 읽혀지는 마법 같은 책. 사실 통사류의 역사책을 펼쳐놓고 읽으려고 하면 첫 장이 잘 안 넘어간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에게 익숙한 역사 속 인물들을 통해 역사의 흐름을 꿰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좀 더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다. 이전 인물과 다음 인물이 서로 연관성을 가지기 때문에 다음 인물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들을 수밖에 다. -탐
<역사e 1~5>, EBS 역사채널e 역사 e 시리즈는 EBS <역사채널e>의 방송 내용을 간추려 모은 책이다. ‘역사채널 e’의 피디는 현재를 살아가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쓰고 있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를 담았다는 말을 남겼다. 짧은 5분짜리 영상을 책으로 옮겨 지루하지 않게 역사적 사건, 인물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역사에 대한 교양과 지식을 쌓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묵직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책. 어느 순간 코끝이 찡해오기도 한다. -북하우스

fe-한국사 읽는 시간4지금 한국 여성을 위하여 | 계승범(서강대학교 사학과 교수)

<조선 사람의 세계여행>, 규장사한국학연구원 흔히들 조선은 세계사의 조류와 동떨어져 은둔한 나라로 알고 있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조선시대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해외여행할 기회를 가졌다. 그중에서도 여성이 해외로 나간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이었다. 세계 여행이 일상처럼 다가온 오늘날 한 번쯤 음미해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글항아리
<조선의 풍경, 근대를 만나다>, 김태환, 이미현, 차선일, 김영순, 서종원 조선왕조 500년은 여성에 대한 굴레가 계속 강해지던 시기였다. 그 정도가 가장 심했던 때는 바로 18~19세기다. 비록 식민지라는 굴레로 다가온 시대이긴 했지만, 한국 여성에게 근대는 일종의 혁명과도 같았다. 이 책은 근대의 바람이 뒤바꾼 한국의 풍경을 여성에게 큰 비중을 두어 흥미롭게 설명한다. -채륜서
<사임당>, 임해리 현모양처는 흔히 한국의 전통 가치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현모양처는 일종의 이데올로기로, 근대 일본이 만들어낸 ‘양처현모’ 이데올로기를 식민지 조선의 남성과 교육 시스템이 벤치마킹한 구시대적 산물일 뿐이다. 이 책에서는 바로 그런 현모양처의 가장 대표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만들어진’ 신사임당을 역사적으로 소개한다. -인문서원
<정절의 역사>, 이숙인 정절은 조선시대부터 20세기까지 약 600년간 이 땅에서 남성이 여성에게 강요한 삶의 가치였다. 여성에게는 정절을 강요하면서 자기들은 첩을 두고 기생집에 출입한 남성이 바로 우리 귀에 익은 양반사대부, 곧 선비였다. 이 책은 ‘정절’이라는 가치가 조선시대에 실제로 어떻게 조작되고 작동했는지에 대한 본질을 잘 보여준다. -푸른역사
<기생, 푸르디푸른 꿈을 꾸다>, 신현규 전통적으로 여성은 남성에게 종속된 삶을 영위했다. 현대 사회가 돼서야 예전에 비해 여권이 많이 신장되기는 했으나, 여성은 여전히 ‘소수자’ 그룹에 속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극심한 차별을 받은 직종이 바로 기생이다. 이 책은 조선시대의 기생이 근대화 과정에서 탈바꿈하는 과정을 몇 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생생하게 전한다. -북페리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