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일부터 니트 소재, 벌집 무늬까지 특이한 소재의 시트 마스크가 대세다. 남다른 소재만큼 그 효과도 남다를까?


be-소재가 남달라요11일 1팩의 시대가 열리고, 시트 마스크가 K-뷰티의 효자 아이템으로 등극하면서 시트 마스크의 종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시트를 적신 에센스나 크림의 종류뿐 아니라, 시트의 소재 또한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 특징. 알록달록 위트 있는 프린트가 그려져 있는 시트 마스크 뿐 아니라 호일, 생다시마 등 특이한 소재의 제품도 많다. 저마다 독특한 소재에 따른 효과를 어필한다. 그런데 정말 원단이 다른 시트 마스크는 그 자체만으로도 효과가 달라지는 걸까?

시트 마스크의 시작은 1990년대 초반으로, 텐셀에 에센스를 적신 것이었다. 텐셀은 얇고 잘 늘어나는 부직포로 흡수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시트 마스크 소재 중에서도 가성비가 가장 높다. 따라서 시트의 소재 자체보다는 어떤 에센스를, 시트 하나에 얼마나 적시느냐가 셀링 포인트였다. ‘에센스 한 병의 영양’ 등의 광고 문구가 흔히 붙었던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원가가 워낙 낮기 때문에 어떤 에센스를 적시느냐에 따라 시트 한장에 1천원대의 가격 형성도 가능했다. 하지만 부직포 자체가 민감한 피부에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기면서, 면 등 천연 섬유로 만든 순면 시트 마스크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부직포보다 단가는 비싸지만, 피부 자극이 적고 밀착력 등 사용감이 훨씬 편안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또한 잘 늘어나지 않아 얼굴에 얹었을 때 얼굴 라인을 탄탄하게 잡아주는 효과도 있다. 단 이 소재 역시 흡수력이 낮은 편이라는 것이 단점이었다. 이에 순면의 일종이지만 목화솜 안쪽 어린 잎에서만 추출한 털로 만들어 흡수력이 높고 텐셀처럼 잘 늘어나는 큐프라라는 소재가 개발되었다. 그리고 2000년대 중반, 전혀 새로운 형태의 시트 마스크가 등장했다. 바로 부들부들한 젤리 같은 소재의 하이드로겔이다. 부직포나 면 등 이전 마스크의 시트는 단순히 제품을 적셔 피부에 유효 성분을 전달하는 매개체에 불과했다면, 하이드로겔은 피부 온도에 반응하여 스스로 녹는 소재로 시트 그 자체가 보습력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부직포나 면 마스크에 비해 밀착력이 좋고 유효 성분을 피부에 보다 효과적으로 흡수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07년 하유미 팩이라는 이름으로 홈쇼핑에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간 셀더마의 리얼 모이스춰 하이드로겔 마스크가 대표적인 제품이다. 최근에는 마스크를 붙이고 있는 동안에도 피부가 숨을 쉴 수 있도록 고안한 바이오 셀룰로오스 소재가 유행이다. 바이오 셀룰로오스란 식물의 섬유소인 셀룰로오스를 발효시켜 만든 것으로 마스크를 붙이고 있는 동안에도 피부가 숨을 쉴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소재 역시 하이드로겔과 마찬가지로 시트 자체가 보습력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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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석고형 : 쏘내추럴의 페이셜 디자인 핑크 머드 마스크. 14g 5천6백원. 2 벌집 무늬 : 엔오에이치제이의 진주 모델링 호일 마스크. 28g 2천원. 3 벌집 무늬 : 어퓨의 달콤한 유채 꿀집 마스크. 23g 1천5백원. 4 검은색 : 시에로 코스메틱의 퓨리페어 마스크 리액티베이트. 25ml×10매 3만2천원. 5 검은색 : 오휘의 익스트림 화이트 3D 블랙 마스크. 27g×6매 6만원.

그렇다면 호일이나 석고, 벌집 등 신기한 소재의 마스크는 어떤 범주에 속하는 것일까?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먼저 시트 마스크의 작용 기재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시트 마스크란 피부 위에 밀폐 환경을 조성해 시트 자체의, 혹은 시트에 적셔진 유효 성분이 피부에 잘 흡수되도록 하는 제품이다. 화장품의 유효 성분이 더 잘 흡수되도록 돕는 제품이기 때문에 저렴한 시트 마스크라도 1일 1팩 사용이 피부 관리에 효과적인 것이다. 과거에는 시트에 어떤 에센스나 크림을 적시느냐가 중요했다면, 최근 화장품 브랜드들은 그 성분이 얼마나 더 효과적으로 흡수되게 하느냐에까지 집중하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시트 마스크의 소재를 차별화해서 시트에 물리적 효과를 더하는 것이다. 시트 자체가 도톰할수록, 시트의 소재가 더 쫀쫀할수록, 시트의 밀폐성이 높아질수록, 시트 아래 피부의 온도가 올라갈수록 시트 마스크의 유효 성분이 피부에 더 효과적으로 흡수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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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분 노출형 : 스킨푸드의 리얼 티 겔 마스크 라벤더. 30g 3천5백원. 2 니트 조직 : 네오젠의 화이트 트러플 니트 마스크. 60ml 4천2백원. 3 호일형 : BRTC의 화이트 피토 콤플렉스 골드 호일 마스크 2스텝. 30g×5매 5만원. 4 호일형 : 네이처리퍼블릭의 프리미엄 실버 스팀 호일 마스크. 30g 2천5백원.

대표적인 것이 바로 2016년을 뜨겁게 달구었던 호일 마스크다. 보통 마스크의 시트 바깥면을 호일로 덮은 형태로, 얼굴에 붙이고 있으면 보다 완벽해진 밀폐 효과 때문에 시트 안쪽에 가볍게 열이 오르는데, 이 열이 유효 성분의 피부 흡수를 더욱 촉진한다. 에스티 로더의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 파워 호일 마스크가 기존 코튼 시트 마스크 대비 25배 빠른 침투력을 소구하는 것도 이런 작용 원리 때문이다. 독특한 니트 소재를 내세운 네오젠의 화이트 트러플 니트 마스크는 시트의 조직 자체를 좀 더 쫀쫀하게 하고 두툼하게 만든 사례다. 덕분에 시트가 더 많은 에센스를 머금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건조 속도도 더디다. 극세사로 시트의 섬유조직을 더욱 미세하고 촘촘하게 만든 벨비죠의 3step 히아루로닉 볼륨 마스크의 원리도 같다. 최근 유행하는 벌집 패턴의 시트 마스크는, 시트의 육각형 망 구조가 에센스를 시트에 보다 쫀쫀하게 가둬두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시트 자체가 에센스 액을 고루, 잘 머금을 수 있다. 레이스 패턴의 시트 마스크인 바닐라코의 잇 래디언트 브라이트닝 하이드로겔 마스크 역시 같은 콘셉트다. 그 외에도 마스크 시트 겉면에 오일층을 얇게 씌워서 마스크의 유효 성분이 공기 중으로 휘발되지 않도록 한 랩코스의 스킨 퍼스트 오일 랩 마스크 비타 C, 시트 위에 얇게 석고를 덮어 석고가 마를 때 발생하는 온도로 유효 성분의 흡수력을 높인 맥스클리닉의 미라클리닉 석고 코르셋 마스크나 쏘내추럴의 페이셜 디자인 핑크 머드 마스크 등이 시트의 물리적 효과를 높인 대표적인 제품이다. 특이한 성분의 에센스나 크림을 적셔 시트 자체의 컬러가 독특한 경우도 있다. 피부 정화 효과가 좋은 참숯 성분을 함유해 검은색으로 출시되는 팩이 그 예다. 오휘의 익스트림 화이트 3D 블랙 마스크, 시에로 코스메틱의 퓨리페어 마스크 리액티베이트 등이 있다. 스킨푸드의 리얼 티 겔 마스크는 라벤더, 로즈 등 허브 성분을 투명한 하이드로겔 안에 넣어 성분이 눈에 그대로 보이게 했다. 이 외에도 시트 마스크를 얼굴에 덮었을 때, 피부가 느끼는 답답함을 줄이기 위해 숨을 쉬는 에어 쿠션 원단을 활용한 디어패커의 수분 홍수 마스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