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영화 팬들의 관심이 쏠리는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2월 26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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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라이트

오스카상으로도 불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시상자의 “And the Oscar Goes to…”라는 멘트가 흘러나오면 그해의 수상자가 발표된다. 사회자는 지미 키멜로 정해졌다. <지미 키멜 라이브!>를 진행하는 미국 코미디언이자 토크쇼 진행자로, 작년 크리스 록에 이어 사회를 맡게 되었다. 올해 가장 많은 부분에 후보로 오른 영화는 놀랍게도 <라라랜드>다. 우리나라에서도 흥행에 성공한 이 작품은 영화제의 꽃인 작품상을 비롯해서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감독상, 각본상, 촬영상, 미술상, 의상상, 편집상, 음향편집상, 음악상, 음향효과상, 주제가상 등 1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다. 지난 <타이타닉>이 14개 부문 후보에 오른 것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특히 주제가상에서는 엠마 왓슨이 오디션을 보면서 부른 ‘Audition’과 영화 속에서 반복적으로 연주되는 ‘City of Stars’ 두 곡이 올라 있다. 드니 뵐뇌브 감독의 <컨택트>와 배리 젠킨스 감독의 <문라이트>는 총 8개 부문에 올라 <라라랜드>를 추격하고 있다. 마이애미를 배경으로 한 흑인 소년의 성장을 담아낸 영화 <문라이트>는, <라라랜드>와 함께 유력한 작품상 후보로 점쳐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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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빙

고질적인 인종 차별 문제가 어떻게 반영될지도 화젯거리다. 작년, 주요 부문의 후보 대부분이 백인으로 이루어지며 벌어진 #OscarSoWhite 해시태그 운동은 급기야 아카데미협회로 하여금 개혁안을 발표하게 했다. 아카데미상을 결정하는 아카데미 회원들은 6천 명 중 94%가 백인, 77%가 남성이었으며 평균 연령은 62세로 알려져 있다. 아카데미에서 수상하려면 ‘백인 할아버지’의 마음에 들어야 한다는 건, 더 이상 놀랍지도 않은 우스갯소리인 것. 협회는 회원 자격을 10년으로 제한하고, 회원 중 여성과 소수계 회원을 늘리겠다는 개혁안을 발표했다. 그 영향 때문인지 이번 아카데미에서는 흑인배우는 물론 기술 부문까지 흑인들이 대거 포진했다. 타 인종 간의 결혼이 불법이었던 1958년 버지니아 주를 배경으로 한 <러빙>에서 백인과 결혼한 흑인 아내로 출연한 루스 네가가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고, 여우조연상에는 옥타비아 스펜서, 비올라 데이비스, 나오미 해리스가 이름을 올렸다. 흑인들은 평등을 이룬 듯 보이지만, 아시아계 후보는 여전히 찾아보기 어렵다. 화제를 모으는 남녀주연상을 보자. 비폭력주의자인 까닭에 총을 드는 대신 의무병으로 전쟁에 참전한 실존 인물을 연기한 <헥소 고지>의 앤드류 가필드, <라라랜드>의 라이언 고슬링, <맨체스터 바이 더 씨>의 케이시 애플렉이 유력 후보로 점쳐지는데, 벤 애플렉의 동생이기도 한 케이시 애플렉은 영화 촬영장에서 여성 스태프를 지속적으로 성추행해 고소당했기에 비난 여론이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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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택트

여우주연상에는 <엘르>의 엠마 스톤, <재키>의 나탈리 포트만, <플로렌스>의 메릴 스트립, <러빙>의 루스 네가가 후보로 올랐는데 <컨택트>로 선전한 에이미 아담스가 후보에서 제외된 것은 모두 의외라는 반응. 메릴 스트립은 통산 스무 번째 후보지명으로 대배우의 위엄을 달성했다. 이런 그녀에게 골든 글로브는 공로상인 세실 B 드밀상을 수여했다. 한편, 아카데미 시상식의 전초전으로 불리는 골든 글로브는 드라마 부문과 뮤지컬코미디 부문을 나눠 수상하는데,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이자벨 위페르에게 안겼고, 드라마 부문 작품상은 <문라이트>,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은 <라라랜드>가 수상했다. 자, 그럼 오스카의 주인공은 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