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 립스틱을 열 개씩 사 모아도 매번 부족하게만 느껴진다면? 취향대로 컬러를 믹스해 사용하는 컬러 DIY 제품을 주목하길. 취향, 피부톤에 맞춰 다양한 색을 섞다 보면 어느새 나에게 꼭 맞는 나만의 색을 찾을 수 있다.

DO IT YOURSELF!
하늘 아래 같은 핑크 없다. 화장품에 열광하는 일명 ‘코스메틱 덕후’들이 같은 핑크색 립스틱이라도 컬러가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장난 삼아 비유하는 말이다. 설사 같은 핑크 립스틱을 발랐더라도 ‘여기에 좀 더 노란색이 가미됐으면, 톤이 좀 더 어두워졌으면’ 하고 바라는 바는 각기 다르다. 최근 원하는 색을 직접 믹스해서 사용하도록 ‘컬러 DIY 제품’이 연이어 출시되고 있는 이유가 여기 있다.

사실 취향에 따라 제품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DIY 화장품 자체는 그렇게 새롭지 않다. 이전에도 스킨케어나 향수, 향초 등의 제품은 원하는 대로 만들어 사용하는 이들이 많았던 터다.“ 천연 화장품이나 향초, 디퓨저는 기존에도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색조 제품은 달라요. 전문가용 제품을 제외하고는 섞어 사용할 재료를 따로 판매하지 않아 직접 만들 수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이전에는 DIY라고 해도 안 쓰는 립스틱이나 블러셔를 다른 제품과 섞어서 활용하는 정도가 다였어요. 하지만 이제 색을 직접 섞어 만들 수 있는 컬러 DIY 제품들이 출시되면서 나에게 딱 맞는 색조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됐죠.” 마이튜브의 제품 개발자이자 프리랜스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오가영의 설명이다.

에스쁘아의 브랜드 매니저 윤장미는 DIY 제품이 이처럼 다양하게 확장되고 있는 이유는 소비 트렌드가 변하면서 화장품 출시 트렌드도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계속된 불경기로 인해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동시에 개성을 중시하고 자신을 위해 과감하게 투자하는 ‘포미(For Me)족’ 역시 소비 트렌드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요. 이들의 소비는 주로 자신의 개성과 취향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패턴으로 이루어지죠. 유행을 따르기보다 취향과 만족을 중시하는 소비가 늘어나면서 뷰티 브랜드들도 스스로 제품을 만들거나, 개개인마다 각기 다른 제품을 큐레이션해주는 DIY, 커스터마이징 제품 시장에 더욱 주목하고 있어요.”

하지만 아무리 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었다고 해도 뷰티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적다면 DIY 제품 역시 무용지물이다. 취재를 위해 만난 전문가들 대부분은 DIY 제품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뷰티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 역시 마찬가지였다. “개성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웜톤과 쿨톤부터 퍼스널 컬러까지 일반 여성들의 컬러에 대한 관심 자체가 높아졌어요. 유튜브와 SNS를 통해 다양한 뷰티 정보와 지식을 접하면서 전문가 못지않은 뷰티 지식을 갖게 된 여성들도 많고요 . 다른 사람과 다른 레드, 다른 핑크 컬러의 립스틱을 바르고 싶은 욕구에 다양한 채널을 통해 축적한 뷰티 지식과 기술까지 더해지니 제품만 있다면 이제는 누구나 자신에게 어울리는 컬러를 손쉽게 창조하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됐죠.”

1 마이튜브의 D.I.Y 메이크업 컬러 튜브
레드와 핑크, 옐로, 화이트, 브라운, 블루, 블랙의 일곱 가지 컬러로 구성된 컬러 튜브. 촉촉한 제형이 피부에 닿으면 보드랍게 마무리돼 컬러 지속력이 높다. 8g 1만2천원, 8g×7개 8만4천원.

2 에스쁘아의 프로 아틀리에 컬렉션 믹스 앤 플레이
크리미한 제형이 피부에 선명하게 발색되는 고발색 컬러 피그먼트. 화이트와 베이지, 옐로, 마젠타, 오렌지, 레드, 블루, 블랙, 글로스, 펄 총 열 가지 컬러로 구성됐다. 10ml 1만5천원.

3 3CE의 립 피그먼트 & 스파클링 리퀴드 피그먼트
핫 핑크와 핑크, 레드 오렌지, 오렌지, 화이트, 옐로, 베이지 등 일곱 가지 컬러로 구성된 가벼운 크림 제형의 컬러 피그먼트와 브라운, 화이트 펄이 담긴 일곱가지 스파클링 피그먼트를 섞어 다양한 컬러를 연출할 수 있다. 립 피그먼트 11g 1만2천원, 스파클링 피그먼트 9g 1만9천원.

4 포니 이펙트의 커스터마이징 립팔레트
레드, 핑크, 오렌지 등으로 구성된 다섯 가지 베이식 컬러와 화이트, 블랙 등으로 구성된 다섯 가지 명도&색상 조절 컬러를 담은 팔레트. 믹싱존과 스패출러, 브러시로 활용할 수 있는 듀얼 브러시가 내장돼 활용도가 높다. 11g 3만8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