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 립스틱을 열 개씩 사 모아도 매번 부족하게만 느껴진다면? 취향대로 컬러를 믹스해 사용하는 컬러 DIY 제품을 주목하길. 취향, 피부톤에 맞춰 다양한 색을 섞다 보면 어느새 나에게 꼭 맞는 나만의 색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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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에 맞게 컬러를 혼합해 사용하는 컬러 DIY 제품은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컬러 DIY 제품인 마이튜브는 ‘메이크업용 물감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에서 시작됐어요. 그림을 그릴 때 색을 밝힐 땐 흰색 물감을, 색을 어둡게 할 땐 검은색 물감을 사용하잖아요. 색조 제품도 이와 마찬가지로 베이스 컬러에 자신의 피부톤이나 취향에 따라 다른 컬러를 섞어 색을 만들고, 채도와 명도 등을 조절해 입술, 볼, 눈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품을 만들었어요.” 메이크업 아티스트 오가영의 설명이다.

미술용 물감의 원리와 비슷한 컬러 DIY 제품은 핑크, 레드 등의 베이스 컬러와 명도와 채도 등을 조절할 수 있는 블랙, 화이트, 블루, 옐로 등의 컬러로 구성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레드와 옐로 컬러를 섞어서 오렌지 색을 만들거나 레드와 블루 컬러를 섞어 보라색을 만드는 등 새로운 색을 창조하는 것은 물론, 레드 컬러에 블랙이나 화이트 등의 채도 조절 컬러를 섞어 버건디나 핑크 컬러를 만들 수도 있다. 활용도도 높다. 대부분 제형이 묽고 부드러운 편이라 다른 메이크업 제품과 잘 섞인다. 덕분에 파운데이션에 브라운 컬러를 섞어 셰이딩 제품으로 활용하거나, 쿠션 팩트에 핑크나 코랄 컬러를 섞어 크림 블러셔로 활용하는 등 기존에 있던 메이크업 제품과 믹스해서 립, 치크, 아이, 브로우, 음영 메이크업에 다양하게 활용하기도 좋다.

에스쁘아의 브랜드 매니저 윤장미는 컬러 DIY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취향, 피부톤에 따라 원하는 색을 만들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오가영은 컬러 DIY 제품을 갖고 놀면서 색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도 있다고 말한다. “컬러 DIY 제품을 보고, ‘내가 원하는 컬러가 뭔지도 잘 모르겠는데 어떻게 컬러를 직접 만들어서 쓰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분명 많을 거예요. 대부분의 여성들은 자신에게 어울리는 컬러를 찾는 데 어려움을 느끼거든요. 하지만 컬러 DIY의 가장 큰 장점은 컬러를 이것저것 조합해보는 것 자체로 색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는 거예요. 컬러를 조합해보며 ‘흰색을 섞으면 색이 밝아지는구나, 노란색을 섞으면 색이 따뜻해지는구나’ 등을 알게 되고, 이렇게 색의 원리에 대해 이해하게 되면 나중에 화장품 매장에 가서도 자신에게 어울리는 컬러를 잘 찾을 수 있게 되죠.”

그렇다면 나에게 어울리는 컬러를 잘 조합하는 팁은 없을까? “보통 웜톤, 쿨톤으로 피부톤을 나누지만, 사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색을 쉽게 찾는 방법은 얼굴에 노란빛이 있느냐 없느냐로 구분하는 거예요. 얼굴에 노란빛이 없는 사람은 거의 모든 컬러가 다 잘 어울려요. 반면 얼굴에 노란빛이 감도는 사람은 노란 기가 전혀 없는 차가운 느낌의 색은 어울리지 않아요. 이런 사람은 핑크와 블루 컬러를 혼합한 바이올렛처럼 노란 기가 전혀 없는 색은 피하는 게 좋아요. 색을 혼합할 때는 노란 컬러를 활용하는 게 좋고요.” 눈동자색에 따라서도 어울리는 색을 구분할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 햇빛이 비추는 곳에서 스마트폰 카메라로 눈동자 사진을 찍어보세요. 본인의 눈동자 색이 빨간색과 녹색이 섞인 다크 브라운 컬러라면 빨간색과 녹색, 검은색 계열이, 주황색과 파란색이 섞인 오렌지 브라운 컬러라면 주황색과 파란색, 갈색 계열이 잘 어울려요. 노란색과 보라색이 섞인 옐로 브라운 컬러의 눈동자를 가졌다면 노란색과 보라색, 무채색 계열의 컬러가 잘 어울리고요. 컬러를 혼합할 때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컬러를 주로 사용하면 퍼스널 컬러를 찾기가 더 쉬울 거예요.” 정샘물의 조언이다.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고 실제 컬러 DIY 제품을 사용해보니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게 컬러를 혼합할 수 있었다. 마치 학창시절의 미술시간으로 돌아간 기분도 들었다. 두 가지 컬러를 1대1 비율로 조합해보고, 여러 가지 컬러를 각기 다른 비율로 조합하다 보니 어느새 1 시간이 훌쩍 지났을 정도였다. 컬러를 혼합할수록 더 예쁜 컬러, 나에게 더 잘 어울리는 컬러를 만들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 심지어 핑크와 블루, 레드 등을 마구 섞으면서 탄생한 라즈베리 핑크 컬러는 당장 립 컬러로 사용하고 싶을 만큼 마음에 쏙 들었다. 어렵고 귀찮을 거라 생각했던 컬러 DIY 제품이었는데, 실제 사용해보니 예상보다 더 다양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자신만의 개성과 컬러를 중시하는 트렌드에 맞춰 컬러 DIY 제품은 앞으로 더 늘어나게 될까? 전문가들은 대부분 컬러 DIY 제품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아무리 마음에 쏙 드는 컬러를 만들 수 있다고 해도, 뷰티에 대한 관심이 적고 시간이 없는 사람은 컬러 DIY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거예요. 그래도 컬러 DIY 제품은 계속 꾸준히 출시될 거라 생각해요. 왜냐하면 쓰는 재미가 있거든요. 특히 요새는 초등학생도 메이크업을 하는 시대인 만큼, 컬러 DIY 제품을 활용하면 아이와 엄마가 함께 컬러를 갖고 놀며 색에 대해 배우고 화장에 대해 알려주기도 좋아요.” 미미박스의 브랜드 매니저 안주영의 의견 역시 비슷했다. “재미를 중시하는 키덜트족이 존재하고, 개성을 중시하는 소비 패턴이 지속되는 한 맞춤형 DIY 제품은 앞으로 더 다양하게 출시되고 발전할 거라 생각해요. 여기에 DIY 제품을 더 쉽고 편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도구와 용기도 진화되겠죠. 뷰티에 열광하는 ‘코덕’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독특한 질감을 반영한 컬러 DIY 제품도 많이 출시될 거예요.”

아직 나에게 어울리는 컬러를 찾지 못했다면, 혹은 어떤 색조 제품을 발라도 늘 컬러가 조금씩 아쉬웠다면, 독특한 매력을 지닌 컬러 DIY 제품을 사용해보길. 귀찮고 번거롭게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찬찬히 컬러를 조합하다 보면 어느새 전에 없던 나만의 ‘인생 컬러’를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