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운빨로맨스>에는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많이 따라온다. 원작인 웹툰과 드라마에 이어 처음으로 무대를 통해 관객들을 만나고, 여주인공 ‘점보늬’ 역할로 캐스팅된 신소율은 생애 첫 연극 무대에 선다.

 

fe-신소율

의상은 모두 지암바티스타 발리 바이 분더샵. 귀고리는 스톤헨지.

첫 연극 무대 도전이다. 연극을 하기로 마음먹은 이유가 있나?
연극영화과 학생이어서 영상연기보다 무대연기를 먼저 배웠다. 카메라가 아니라 직접 관객을 만나는 느낌이 궁금했다. 늘 연극 무대에 오르고 싶다고 말해왔는데 좋은 타이밍에 기회가 찾아왔다.

원래 연극을 하고 싶었던 것치고는 무대로 오는데 시간이 걸렸다.
6년 동안 영화, 드라마 등 작품 활동을 쉰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러다 보니 기회가 닿지 않았다. 연극은 연습과 공연을 위한 시간을 딱 빼놓아야 하니까 스케줄 관리가 여의치 않았다.

그럼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초연이라는 점. 그래서 캐릭터를 새롭게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게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점보늬’ 역할에 네 명의 배우가 캐스팅됐는데, 캐릭터에 대한 해석이 조금씩 다르다. 그걸 보면서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내가 부족한 건 이거구나’ 하며 배운다. 드라마나 영화는 같은 역에 두 명이 캐스팅되는 경우가 없지 않나. 확실히 생각의 범위가 넓어진다.

그렇다면 신소율의 강점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연극이 처음이니까 남들이 생각하는 ‘연극 톤’이 안 잡혀 있다. 그래서 좀 더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다.

첫 무대를 3일 앞두고 있는데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무대와 관객 사이의 거리가 정말 가깝다. 두 발짝 앞으로 나가면 앞줄 관객의 발에 치일 정도다. 그래서 친한 사람이나 얼굴을 아는 팬과 눈이 마주칠 때 집중력이 흔들릴까 걱정된다. 무대가 처음이니까 관객과의 호흡이 에너지를 북돋아줄지, 부담 요소로 작용할지 모르겠다.

그럼 가장 기대되는 점은?
상대 역을 맡은 배우도 네 명이다. 배우가 계속 바뀌니까 상대의 연기에 따라 반응이 바뀐다. 어떤 배우랑 연기할 때는 눈물이 펑펑 나고, 또 화가 날 때도 있다. 그래서 기대도 되고, 긴장도 된다. 또 관객들이 바로 앞에서 연기하는 나를 보는 건 처음이니까 ‘내 연기에 대해 어떻게 느낄까’ 하는 기대가 있다.

<운빨로맨스>는 드라마로 먼저 대중에게 알려졌다. 캐릭터를 분석할 때 드라마와 차이를 둔 부분이 있다면?
연극은 드라마처럼 긴 호흡이 아니라 한 시간 반이라는 짧은 시간에 맥을 짚어내야 한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준비하면서부터는 드라마보다 웹툰을 더 많이 봤다. 특히 표정을 신경 써서 봤다.

아직 무대에 서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경험한 연극 현장과 드라마나 영화 촬영장은 어떻게 다르나?
영화나 드라마는 콘티가 정해져 있으면 화면에 어떻게 나올지 미리 예측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바스트 샷이라고 하면 높은 신발은 벗고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연극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게 노출되니까 뭐 하나 긴장을 놓을 수가 없다. 처음 연기를 배울 때처럼 거울을 마주하고 손끝 하나부터 발 동작 하나까지 다시 연기를 배우는 기분이다.

배우로서 새로 시작하는 기분이겠다.
너무 재미있다. 요새 매니저 없이 대본 가방 들고 버스 타고 연습하러 가는데, 다시 학생 때로 돌아간 기분이다. 사실 매니저 없이 일한 기간이 훨씬 긴데 어느 순간 편안함에 익숙해져 있었구나 생각했다.

혼자 다니는 이유가 있나?
거의 맨날 연습을 나가고 연습 시간도 길다. 그리고 연극 현장은 좀 더 가족적인 분위기다. 자기 분량이 끝났다고 해서 자리를 뜨지 않는다. 연습 끝날 때까지 매니저를 기다리게 하고 싶지 않았다. 연습실이 4층에 있는데, 버스 타고 도착해서 계단을 올라갔을 때 배우들과 다 같이 숨을 가쁘게 내쉬면서 ‘우리 운동 좀 해야겠다’라는 한마디로 친해지는 게 좋았다.

연극이 끝나고 어떤 모습이 되어 있으면 좋겠나?
지금까지는 철없이 밝은 역할이나 아픔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밝은 역할을 주로 맡았다. 그러다 보니까 이런 모습만 연기하게 되는 게 아닐까 하는 고민이 있었다. 한 달 반 동안 연습하면서 어떤 날은 밝게, 어떤 날은 어둡게 연기를 해봤다. 그 중간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연기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연극이 끝나면 연기의 폭이 넓어졌으면 좋겠다.

연극 <운빨로맨스>만의 매력을 홍보한다면?
일단 ‘대학로 로맨틱 코미디계의 어벤저스’라는 소리를 듣는 캐스팅! 다들 무대 경험이 많아서 같은 캐스팅을 두 번 봐도 느낌이 다를 거다. 그리고 극장이 작아서 배우의 숨소리가 맨 뒷자리까지 들리고, 표정 하나, 손짓 하나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 초연이니까 신선하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