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봄/여름 트렌드를 살펴보면, 디자이너들은 동시대 여자들이 원하는‘ 여성성’이 무엇인가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장식은 덜어졌지만 그동안 꾸준히 시도된 과감하고 도전적인 색과 무늬, 그리고 형태가 전통적인 여성성 위에 드리워졌다. 물론 실용의 범주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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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GINGS ARE BACK
2000년대 초반을 휩쓸었던 레깅스. 크로치와 다리 라인을 과감하게, 때론 민망하게 드러냈던 그 레깅스가 1980년대 트렌드와 함께 돌아왔다. 1980년대의 각진 어깨를 더욱 강조하기 위한 장치였을까? 발렌시아가는 주황, 보라, 빨강, 심지어 꽃무니 레깅스 행렬을 선보였고, 루이 비통 역시 각진 어깨선을 살린 재킷과 대비되는 타이트한 팬츠를 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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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N ENERGY
스포츠 웨어는 여전히 뉴욕을 중심으로 하이엔드 신에 젊은 기운을 불어넣어준다. 올봄은 보다 경쾌하고 낙관적인 무드가 드리워졌다. 알렉산더 왕을 주축으로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서핑을 즐기는 유유자적한 무리들을 보는 듯한 광경이 펼쳐졌는데 네온 컬러가 이러한 무드를 일궈내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웠다. 바바라 부이는 형광색 아노락 점퍼 시리즈를 선보이며 보다 적극적으로 형광색의 에너지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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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KS AND BOOTS
양말인가, 슈즈인가. 경계가 모호한 신발들이 등장했다. 지난해 발렌시아가가 선보인 장난스러운 스타킹 슈즈가 그 시작이었다. 올 시즌에도 발렌시아가는 레깅스와 혼연일체를 이룬 뾰족한 힐을 색색별로 선보였고, 혁신과 실용의 조율에 탁월한 세린느의 피비 파일로가 그 바통을 이어나갔다. 재기 넘치는 칼라거펠트도 니트 조직의 삭스 부티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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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WEAR
현대 여성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일할 때 입는 진정한 워크 웨어! 바로 작업복이다. 도시의 노동자의 옷에서 출발했지만 포괄적으로는 어디에서나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도시적이고 현대적인 옷을 의미한다. 디자이너들은 쿨한 집업 점프슈트, 커다란 주머니가 달린 카고 셔츠, 통이 넓고 투박한 면바지, 올봄 새롭게 집중된 트렌치 코트 등으로 자신만의 작업복이 필요한 현재의 여성들의 목마름을 해소해주었다. 이렇듯 동시대적인 페미니즘이라는 것은 여자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읽어내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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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RA LARGE
과장은 최근의 트렌드를 이해하는 키워드이다. 가방도 이를 비켜가지 않는다. 무지막지하게 커다랗기 때문에 오히려 비실용적인 가방들이 런웨이에 등장했다. 발렌시아가, 세린느, 로에베, 질 샌더 등 지금 제일 잘나가는 브랜드들의 선택이니 믿고 지지해줄 수밖에 없는 명백한 트렌드이다. 특별한 장식이나 소재를 사용한 것이 아니라 그저 크기와 형태로 승부수를 두었다는 점이 특징. 이러다 아버지 가방에 들어간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게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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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DI HEEL
특별한 유행이 없다 할 정도로 납작한 신발과 거대한 플랫폼 슈즈 사이, 무수한 디자인의 신발이 유행 중이다. 그렇다면 그중에서 올봄에 유행할 의상에 가장 무난하게 어울리는 신발을 찾는 편이 빠르겠다. 미디 힐의 슬링백이라면 그 답이 될 듯. 낭만적인 튤 드레스에도, 투박한 카고 팬츠에도 두루두루 어울릴 테고 발뒤꿈치를 드러내 미묘하게 섹시함을 드러낼 수 도 있으니 말이다. 이왕이면 투박한 굽보다는 키튼 힐 쪽이 올봄과 더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