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 파랑, 초록의 다채로운 색들이 얼굴 위로 다시 돌아 왔다. 촉촉하게 젖은 피부의 모델들이 런웨이에 올라선다. 화사함과 싱그러움이 가득하지만 여전히 절제의 미학을 잃지 않은 봄/여름 시즌 트렌드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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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맥의 대즐섀도우 아 라이크 투 워치. 1.3g 3만원대. 2 쓰리씨이의 스파클링 리퀴드 피그먼트 스테어링. 9g 1만9천원. 3 네이처리퍼블릭의 컬러 앤 네이처 리얼 글리터 4호 오팔. 1.5g 2천5백원. 4 웨이크메이크의 싱글 스타일러 퍼플리스타. 1.4g 8천원. 5 스틸라의 매그니피센트 메탈 글리터 & 글로우 리퀴드 아이섀도우 스몰더링 새틴. 4.5ml 3만5천원.

5 기묘하게, 반짝이게
봄/여름 시즌 백스테이지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모은 것은 바로 펜디 쇼에서 돼지꼬리처럼 꼬불거리는 아이라인에 입술에 비즈를 잔뜩 얹은 채 함께 사진을 찍은 지지 하디드와 벨라 하디드 자매가 아닐까. “글리터 도넛을 한입 베어 문 것처럼 글리터로 가득 덮은 입술을 연출했어요.” 메이크업 아티스트 피터 필립스는 샐먼 컬러 글리터로 코팅된 입술에 뾰족한 검은색 캐츠 아이라인을 매치했다. 펜디 쇼의 글리터 립이 장난스러운 소녀의 입술 같다면, DKNY 쇼의 글리터 립은 좀 더 으스스하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팻 맥그라스는 어두운 초콜릿 컬러, 플럼 컬러의 립스틱을 입술에 바른 다음 입술 안쪽에 글리터를 머금은 듯 발랐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여주인공처럼 세기말적인 분위기를 더하고 싶었어요. 메이크업을 거의 하지 않은 피부에 입술에만 포인트를 줘서, 입술을 마치 액세서리처럼 표현했죠.” 과연, 강조된 입술의 반짝임만이 유일한 메이크업이자 얼굴의 액세서리가 되었다. 또한 지암바 쇼에서는 귀와 이마에, 베르사체 쇼에서는 눈 앞머리에, 시아츠지 첸

[Shiatzy Chen] 쇼에서는 언더 라인에 글리터를 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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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잉글롯의 프리덤 시스템 AMC 아이섀도 60. 2.7g 2만2천원. 2 안나수이의 아이&페이스컬러F 800. 2.2g 1만4천원. 3 슈에무라의 컬러 아뜰리에 M330. 1.4g 2만1천원.

6 노랑이라는 신세계
메이크업에 있어서 노란색이 이토록 친숙한 컬러였던 적이 있었을까? 이번 시즌, 우리를 놀라게 한 컬러는 바로 노란색이었다. 그것도 예상치 못한 곳곳에서! 먼저, 구찌 쇼의 모델들은 눈썹을 노란색으로 염색했다. 얼굴의 다른 부분은 거의 메이크업을 하지 않은 듯 자연스럽게 남겨두고 말이다. 프로엔자 스쿨러 쇼에서는 귀에 노란색을 입혔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다이앤 켄달은 노란색 크림 아이섀도를 귀에 칠해 액세서리처럼 표현했다. 하이더 아크만 쇼에서는 모델들의 눈가에 두 개의 노란색 선을 그렸다. “펑크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좀 더 정교해요. 하지만 이 메이크업의 가장 큰 비밀은 바로 깨끗함이죠.” 메이크업 아티스트 린제이 알렉산더는 한 톤 밝은 파운데이션으로 피부를 창백하게 만든 다음, 눈 밑에 하이라이터를 발라 깨끗한 음영을 더했다. 노란색으로 눈두덩을 물들인 스포트막스 쇼와 베르수스 쇼 등 이번 시즌 노란색에 꽂힌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의 당부는 똑같다. 피부를 깨끗하게 마무리해서 시선이 노란색에 머무르도록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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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랩코스의 스테이 풀 틴트 BE01 스테이 얼론. 9.5g 1만2천원. 2 시슬리의 휘또 립 샤인 3 시어 로즈. 3g 4만8천원. 3 톰포드뷰티의 립스 앤 보이즈 토마스. 2.2g 3만9천원. 4 나스의 어데이셔스 립스틱 아폴린. 4.2g 3만9천원.

7 립스틱의 대활약
런던 패션위크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은 단연 립스틱 활용술이었다. JW 앤더슨부터 에르뎀, 하우스 오브 홀랜드의 쇼까지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은 립스틱 하나로 입술부터 뺨, 눈매까지 모든 메이크업을 간편하게 해결했다. JW 앤더슨 쇼에서 손가락으로 나스의 키스미스튜피드 립스틱을 뺨과 입술에 툭툭 두드려 물들였다. 에르뎀 쇼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발 갈란드 역시 내추럴 누드 컬러의 립스틱 하나로 눈, 입술, 뺨 위에 색을 더했다. 겐조 쇼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린제이 알렉산더는 레드 립스틱을 관자놀이 위와 눈가에 바르고 피부는 창백하게 연출해 80년대 무드를 연출했다. 당장이라도 도전해보고 싶을 만큼 예쁘고 손쉬운 룩이다.

 

1701_WEB_Upcomming TRENDS 898 손톱 위의 위트
지난 시즌, 눈가로 향하던 아티스트의 위트가 이번에는 손톱 위로 옮겨 간 듯하다. 제레미 스콧 쇼의 팝아트적인 네일은 손톱에 색을 칠한 다음 대조적인 색깔의 매니큐어에 연필 뒤에 달린 지우개를 담갔다가 뺀 후 손톱 위에 찍어 동그라미를 표현한 것이다. 오프닝 세레머니 쇼에서는 당장이라도 따라 하고 싶을 정도로 예쁜 물결 무늬의 아트가 등장했고, 로다테 쇼에서는 손톱의 가장자리에만 글러터를 바른 시크한 네일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검은 매니큐어 위에 색색의 투명 구슬을 박은 겐조 쇼, 손톱 끝에만 꽃 모양으로 작은 진주알을 붙인 라이언 로 쇼까지 모델들의 손톱을 구경하는 재미가 한층 쏠쏠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