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고른 아우터 하나로 겨울 한 철을 멋지게 날 수 있다. 당신의 겨울 룩을 책임지는 아우터는 무엇인가? 탁월한 패션 감각을 지닌 12인의 멋쟁이가 고른 올겨울 단 하나의 아우터와 스타일 연출법.

 

1-1 정지연

폴리에스테르 소재 패딩 코트는 45만8천원, 울 소재 넥 워머는 가격미정, 울 소재 스커트는 26만8천원, 모두 렉토(Recto).

패딩 코트 | 정지연(렉토 디자이너)
제아무리 포근한 모직 코트라 할지라도 패딩의 보온성은 따라오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여성이 패딩을 주저하는 이유는 투박한 부피가 세련됨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레이어드를 응용하면 근사한 패딩 룩을 연출할 수 있다. 패딩 코트 안에 조형적인 헴라인이 드러나는 롱 스커트를 매치해 시선을 분산시키고 여성스러움을 더하는 거다. 패딩 코트는 지퍼를 채우지 않고 네크라인 위에 부착된 버튼만 잠가 앞섶이 자연스럽게 벌어지도록 하여 풍성한 실루엣을 연출했다. 마지막으로 코트 위에 넥 워머를 두르면 스타일링의 완성도뿐만 아니라 찬 바람까지 막을 수 있는데, 이때 넥 워머의 디테일을 살릴 수 있도록 머리를 단정하게 묶는 것이 포인트다.

 

1-2김진경

여우털 장식의 울 소재 재킷은 가격미정, 프라다(Prada). 울 소재 톱은 35만9천원, 끌로디 피에로(Claudie Pierlot). 데님 팬츠는 39만8천원, 토리 버치(Tory Burch). 송아지 가죽 소재 앵클 부츠는 가격미정, 스튜어트 와이츠먼(Stuart Weitzman). 울과 캐시미어 소재 모자는 25만5천원, 타임(Time).

모피 장식 오버사이즈 재킷 | 김진경(모델)
평소에 테일러드 재킷을 즐겨 입는다. 테일러드 재킷을 고를 때는 남성복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오버사이즈 실루엣을 선택한다. 오늘 입은 재킷 역시 나의 취향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차별화된 점이라면 소매에 달린 풍성한 모피 장식이 여성미를 더해 미적 균형을 이룬다는 것. 안에는 레이스 칼라가 달린 검은색 스웨터를 입어 소녀적인 감수성을 살리고, 하의는 모피 장식 테일러드 재킷의 무거움을 완화하기 위해서 부츠컷 데님 팬츠로 가볍게 연출했다. 매니시한 스타일을 연출할 때 남성적인 아이템으로 통일하는 건 부담스러워 보일 확률이 높다. 액세서리의 활용에 따라 스타일링의 완성도가 달라지는데, 우아한 매력이 돋보이도록 클로슈 스타일의 모자를 선택했다.

 

1-3 황인

울 소재 재킷은 44만8천원, 럭키 슈에뜨(Lucky Chouette).

체크 패턴 재킷 | 황인아(비주얼 머천다이저)
한 가지 아이템에 포인트를 주는 스타일을 선호한다. 그래서 큼직한 바둑 무늬 체크 패턴의 재킷을 활용해 겨울철 옷차림을 완성했다. 체크 의상은 이번 시즌 트렌드일 뿐만 아니라, 시선을 집중시켜 스타일리시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박시한 실루엣의 체크 재킷은 매니시 룩을 연출하기에 유용하지만, 여성성을 끌어내기 위해 플레어 미니스커트와 니하이 부츠를 활용했다. 재킷을 제외한 아이템은 모두 검정으로 통일하고, 기본형의 터틀넥 스웨터를 더해 스타일링의 균형을 유지했다. 한 가지 덧붙이면 니하이 부츠를 ‘투 머치’ 아이템이라 생각하기 쉬운데, 보온성과 스타일링 지수를 높여주는 액세서리로 탁월하다는 것. 겨울 내내 입는 팬츠 룩이 지겨울 때 니하이 부츠 하나면 스타일 변신이 가능하다.

 

1-4 김누리

밍크 소재 롱 코트는 9백만원대, 리퍼(Refur).

모피 롱 코트 | 김누리(리퍼 디자이너)
밍크 코트에 대해서는 ‘올드하다’는 고정관념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입는 방식에 따라 얼마든지 근사하게 연출할 수 있다. 내가 밍크 코트를 입을 때 가장 고려하는 것은 길이다. 애매한 길이의 밍크 코트는 엄마 옷을 몰래 입고 나온 것처럼 나이 들어 보일 뿐이다. 짧은 길이의 밍크 코트보다는 종아리를 덮는 긴 밍크 코트가 보온성도 높고 훨씬 감각적으로 보인다. 이때 함께 입는 아이템 또한 스타일링의 한 끗 차이를 결정 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베이식한 흰색 티셔츠와 데님 팬츠, 스니커즈를 매치한 것처럼 캐주얼한 스타일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밍크 코트 룩을 젊게 입을 수 있는 방법. 빈틈없이 치장해서 입는 것은 과한 인상만 남긴다. 반지르르 흐르는 윤기와 함께 고급스러운 자태를 풍기는 모피의 특성을 부각시키는 것이 가장 멋스러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