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6억대의 자산관리사, 오직 경매로 월 3백만원의 월세 수익을 올리게 된 월세의 여왕. 재테크에 대해 누구보다도 깊게 고민하고 크게 도전한 부자 언니들의 조언을 모았다.

 

향수는 조 말론. 시계는 구찌 타임피스&주얼리. 자동차 키는 BMW. 클러치백은 에르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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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종잣돈은 위대하다
수많은 재테크 서적에서 강조하는 것이 돈을 더 벌기 위해서는 무조건 일정 금액 이상의 종잣돈이 필요하다는 거다. 많은 은행이 ‘1억 모으기’ 예금 상품을 판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천만원의 10%는 1백만원이지만, 1억원이면 1천만원이다. 가만있어도 손에 쥐게 되는 금액이 어마어마한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돈이 돈을 벌어오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1억원이 의미가 있는 것이다. 아무리 재테크 정보와 지식을 갖고 있어도 투자할 돈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러니 당장 은행으로 달려가서 통장을 만들자. 적금을 넣을 때에는 기간을 너무 길게 잡지 말 것. 기간은 1년 정도로 목돈이 만들어지는 대로 투자를 하고 굴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현직 은행원이 쓴 <예금풍차를 돌려라>는 일반 적금과 예금으로 복리 효과를 노리고 싶어 하는 이들을 위한 훌륭한 지침서다.

2 노후 대비는 빠를수록 좋다
저축이든 보험에 가입하든 노후 대비를 위한 준비는 무조건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다. 개인연금이나 보험 등 노후 대비를 위한 상품은 얼마나 일찍 시작하느냐에 따라 지급받는 비용에서 엄청난 차이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보험의 경우 사고가 발생할 확률에 따라 보험료를 책정하기 때문에 나이가 많을수록 부담해야 할 보험료가 올라간다. 특히 20~30대 초반에 가입한 보험은 되도록 해약하지 말 것. 나중에 다시 가입하려고 보면 납입액이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게 될 거다. 해약 후 질병에 걸리면 그때는 이미 늦었다. 게다가 우리는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살지 알 수 없다. 육체적으로 위험하거나 사고 위험이 있는 일을 하게 될지 알 수 없다는 말이다.

3 빚과 대출의 한 끗 차이
경제부 기자인 고란은 저서 <내 인생을 힘들게 하는 빚>에서 부채 관리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빚은 심리적인 압박감을 준다. 게다가 이자는 얼마나 높은가? 일반 펀드나 적금으로 5% 이상의 수익을 내는 것은 쉽지 않
은데, 6~7%에 달하는 대출 이자는 당연하게 여긴다. 그러니 빚이 있다면 무조건 빚부터 갚거나, 하다못해 대출 이자가 적은 것으로 갈아타기라도 해야 한다. 다만 대출에도 좋은 대출과 나쁜 대출이 있다. 이자를 내 돈으로 내는 ‘비용’이 되면 나쁜 대출, 대출이 새로운 수입 창출을 위한 지렛대가 되면 좋은 대출이다. 예를 들어 대출을 받았지만 그로 인한 월세 수익이 대출이자를 충분히 상쇄한다면 이것은 좋은 대출로 분리할 수 있다. 물론 그냥 ‘빚쟁이’가 될 수도 있다.

4 주식은 부동산보다 어렵다, 훨씬!
최근의 재테크 서적에서 경매가 화두에 빠지지 않는다. 부동산 산업이 전국에 촘촘하게 뿌리내린 한국에서 평범한 사람도 도전할 만한 가장 현실적인 투자이기 때문이다. 경제지 기자 출신으로 <빌딩부자들>과 <월세의 여왕>의 저자이기도 한 성선화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투자는 너는 하지만 나는 못해’에 가까운 일이라고 조언한 바 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 성공담을 무작정 좇지 말라는 뜻이다. 하지만 부동산 투자는 조금 다르다. 부동산 투자는 매물 종류가 다양할 뿐만 아니라 직접 방문해 매물을 몇 번이고 확인할 수도 있고, 공인중개사들을 통한 정보 접근도 가능하다. 정보의 접근성 자체가 현저히 떨어지는 주식 등 금융 투자와는 다른 셈이다. 금융상품 역시 원칙적으로 기업과 시장에 투자하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해당 기업의 대표이사를 만날 수는 없으며, 그나마 정보도 뉴스와 신문의 기업과 시장 동향 기사를 보며 판단을 내려야 한다. 발품을 팔수록 더 많은 정보와 경험 획득이 가능한 부동산과 주식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 부동산이 10명이 투자해 7~8명은 수익을 볼 확률이 있다면, 주식은 2명도 수익을 내기 힘들다. 주변의 성공 사례를 떠올려봐도 금방 이해가 갈 거다.

5 몸값을 올려라
회사에서 인정받으면 연봉은 상승하게 된다. 내 몸값을 올리는 것은 가장 확실한 재테크다. 연봉 1백20만원 상승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생각해 보면 1년에 1천만원으로 확정금리 12% 이득을 낸 것과 같은 것이다. 본업
에 충실해서 연봉을 올리거나, 동종업계에서 단기 프로젝트나 협업 등 부수적인 수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더불어 이직은 몸값을 올릴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이다. 같은 직장에 3년 정도 있었다면 그때부터는 이직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거나 고민해야 할 때다. 정당한 보수를 요구하는 것도 필요하다. 재정을 코칭하는 로이스 .P 프란첼 박사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연봉 협상을 포함해 ‘돈’을 요구하는 데 수동적임을 지적한다. 실제로는 더 많은 돈을 원하면서,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을 제대로 요구하지 못한다. 연봉 외에 스톡옵션, 교육비 지원, 성과급 등 회사에서 부차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것에 대한 관심도 현저히 낮다. 일반적으로 회사에서 우리가 일할 수 있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40대 중후반까지다. 한창 일할 나이인 20~30대가 아니면 몸값을 올리고 협상하며 직장을 옮길 수 있는 기간은 길지 않다. 이직을 통해 생기는 새로운 인맥이 나 의 자산이 될 수도 있다는 것 또한 명심하길.

6 벼락치기는 없다
연봉 6억원대의 자산관리사로 활약했고, 현재는 여성들을 위한 재테크 상담가로 활약하는 유수진은 부자가 되기 위한 인내와 끈기는 본디 여자들의 덕성이라고 말한다. 여기에는 돌다리도 두드려보려고 하고, 다른 사람의 조언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즉 남성들에 비해 ‘한탕주의’의 유혹에 빠질 확률이 낮다는 것. 재테크는 결국 습관이다. 우리가 매달 저금할 수 있는 돈은 어느 정도 정해 져 있으며, 벼락치기로 할 수 있는 저축은 없다. 돈을 안 모으던 사람이 갑작스레 ‘2년 뒤까지 결혼자금 3천만원을 모아야지!’라고 생각한다고 정말 그 돈을 모을 수 있을까? 갑자기 허리띠를 졸라맨다고 매달 1백만원이 넘는 여유 금액이 과연 생길까. 소액이라고 무시하지 말고 조금씩이라도 돈을 모으는 습관을 길러야 하는 이유다. 유수진은 저서<부 자언니 부자특강>에서 돈 모으는 습관을 소개한다. 저금통 만들어 꾸준히 동전 모으기, 매년 1년간 저축 금액을 늘려가는 52주 챌린지, 사흘 동안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하루는 졸랐던 허리띠를 푸는 작심삼일 돈 모으기 등 마치 게임처럼 규칙을 갖고 돈 모으는 습관은 시작해볼 만하다.

7 집은 아무 때나 사는 것이 아니다
집안이 파산하며 가족의 빚을 대신 갚은 경험이 있는 유수진 자산 관리사는 주택 구입에 신중할 것을 거듭 강조한다.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집은 우리가 평생 동안 살 물건 중 가장 ‘비싼 것’이기 때문이다. 전 재산을 다 쏟아붓고도 으레 대출까지 받아야 하니, 온갖 경우의 수를 다 따져본 후 집을 구입해야 한다고 그녀는 말한다. 집 한 채는 있어야 된다는 생각만으로 집을 마련했다가 평생 대출원리금 상환, 대출 이자에 허덕일지 모른다. 대출금이 고정적으로 나가는데 갑작스레 몸이 안 좋아지거나 직장을 잃는 변수가 생긴다면? 대출금을 갚기 위해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거나 또 다른 대출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 그야말로 악순환이다! 평생 전세나 월세로 살라는 말은 아니다. 예전처럼 부동산을 사두면 반드시 오르는 시대가 아닌 지금, 집을 살 계획이라면 내 집이 가격 상승의 여지가 있는지 계산을 해야 한다. 유수진 자산 관리사는 2008년처럼 세계적으로 경제가 휘청거리거나 부동산 시장이 안 좋을 때, 경매로 낙찰받는 방법을 권한다. 4억짜리를 2억에 살 수 있다면, 대출부담금도 훨씬 줄어들 테니까. 그러니 좋은 기회가 올 때까지는 돈을 모으고 불리는 데 집중하라는 것. 저자의 조언은 명확하다. “새 아파트를 무리하게 대출받아 구입하고 한 달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인가? 전세, 월세 한 번 더 간다고 인생이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내 집이 내 집을 가장한 월세일지도 모른다.” 그렇다. 열심히 사는 우리가 하우스 푸어, 허니문 푸어 등 각종 빚에 허덕이며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

8 그리고 이 모든 게 필요한 이유
기본 중에 기본을 말하자면 돈은 버는 것보다 안 쓰는 게 쉽다. 돈을 모을 때 가장 방해가 되는 생각은 ‘이렇게까지 해야 해?’다. 하지만 지출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은 자존감과도 연결된다. 자꾸 남과 나를 비교하고 남을 부러워하며, 허기진 속을 채우려고 충동구매나 과소비를 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기록도 필요하다. 자산관리사 성선화는 신용 카드와 체크 카드 상품 설명서를 일일이 찾아가며 혜택이 큰 카드를 공부하기 시작한 경험을 털어놓는다. 몰라서 안 썼던택 혜들을 엑셀 파일로 항목별 정리하고 가장 혜택이 큰 항목을 표시했다. 견출지를 찾아 커피값 카드, 택시비 카드, 식비 카드 등을 쓰기도 했던 그녀는 기록은 계획보다 힘이 세다고 단언한다. 기록은 보이지 않는 돈의 흐름을 눈으로 직접 보여주기 때문이다. 지출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면, 돈이라는 변수가 시시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경제력이 인간에게 주는 자유, 경제적인 해방감과 안정감은 생각보다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 인간으로서 선택권을 넓히고 내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도, 우리에게는 경제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