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는 가장 실제와 가까운 화면을 담는다. 대자연의 웅장함부터 정치와 범죄학, 음식과 여행의 풍경까지. 다큐멘터리의 저력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골랐다.

 

더마스크유리브인 (3)

1 <더 마스크 유 리브 인> 미디어가 여성에게 강요하는 역할의 폐해를 다룬 이야기는 종종 눈에 띈다. 하지만 남성 우월적인 뉘앙스로 가득 찬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부모, 교사, 그리고 또래집단 등에서 암묵적으로  요하는 ‘남자다움(Masculinity)’ 때문에 알게 모르게 행동에 제재를 당하는 것은 남자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왜 우리가 남녀 모두 평등한 사회에서 살아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단편 다큐.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남북전쟁 (2)

2 <남북전쟁> 제2차 세계대전을 그린 <전쟁>, 20세기 초 금주법을 둘러싼 <금주법>, 그리고 인종차별 문제를 고발한 최근작 <센트럴 파크 파이브>까지. 미국 최고의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꼽히는 켄 번즈의 대작, <남북전쟁(The Civil War)>도 넷플릭스와 함께 상륙했다. 남북전쟁의 모든 것을 다룬 9부작 다큐멘터리로 그 어떤 재연 장면도 없이 오직 1만6천여 장의 사진과 그림, 신문 기사만을 통해 이 방대한 전쟁의 윤곽을 그려나간다. 기나긴 전쟁을 통해 전쟁을 일으키는 건 무엇인지, 우리가 잃는 것은 무엇인지 돌아볼 만하다.

 

길 위의 인생 (1)

3 <길 위의 인생>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다양한 방법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중국의 기예단, 대나무를 싣고 강을 건너는 것이 일인 필리핀의 사공 등 그야말로 길 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카메라는 가까이 다가간다. 언뜻 누추해 보이는 한편, 그 누구보다도 치열하고 성실한 삶들. 그 발걸음 하나하나를 응원하고 싶어진다. EBS1에서 매주 화요일 오후 10시 45분 방영된다.

 

아시아푸드스토리

4 <아시아 푸드 스토리누들 파라다이스, 이슬람의 힘, 중국과 이란의 귀족들이 먹던 음식 등 다양한 아시아의 음식 문화를 8부작의 다큐멘터리에 담았다. 화면이 다소 촌스러운 이유는 제작된 지 시간이 꽤 흘렀기 때문. 먹방과 쿡방이 대세로 떠오른 2014년, 유튜브에 전편 업로드되며 다시 화제를 모았다. 아시아 음식의 풍요로운 역사가 궁금하다면 플레이할 것.

 

요리인류1

5 <요리인류> 냉면부터 파스타까지, 세계의 모든 면을 그린 2008년 작품 <누들로드>는 국내 푸드 다큐멘터리의 신기원이었다. <누들로드>를 연출한 이욱정 PD는 이후 음식 이야기를 보다 잘 풀어내기 위해 르 코르동 블루 런던에서 최고급과정을 수료한다. 2015년 선보인 <요리인류>는 발효, 향신료, 고기, 불, 커리, 빵 등 인류의 역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요리를 총 6회에 걸쳐 담는다. 3년간 24개국을 여행하며 음식 너머에 존재하는 사람의 이야기까지 그렸다.

 

헌트 (1)

6 <헌트> 2015년 11월 BBC 1에서 첫 방송된 이후, 영국에서 무려 580만 명이 이 다큐멘터리를 시청했다. 비결은 그동안 우리가 봤던 모든 자연 다큐멘터리를 뛰어넘는 놀라운 화면이다. 편당 약 27억원에 가까운 제작비가 들었을 정도로 현존하는 모든 기술을 활용해 육식동물의 세계를 담았다. 범고래, 호랑이, 북극곰 등. 잡아 먹지 않으면 죽게 되는, 아름답지만 고독한 포식동물의 생태가 총 일곱 편에 담겼다. 올초, 국내에서도 방영됐다.

 

우주대기행

7 <우주대기행> 일본의 방송사 NHK에서 2001년 기획한 우주 다큐멘터리로 국내에서는 2002년 방영됐다. 시간은 조금 흘렀지만 우주에 대한 개괄적인 지식과 지구 밖 생명체에 대한 호기심, 은하의 수수께끼를 품은 블랙홀 등 그 당시 우주를 향해 던진 질문은 지금의 질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총 8부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유튜브에 한글판이 올라와 있다.

 

메이킹어머더러 (1)

8 <메이킹 어 머더러> 넷플릭스와 함께 상륙한 수작 중 하나. 지난해 넷플릭스에서 자체 제작해 선보인 10부작 <메이킹 어 머더러>는 저지르지도 않은 범죄 때문에 18년간 수감됐던 스티븐 에이버리라는 남자의 이야기다. 검찰이 어떻게 살인자를 만들어내는지에 중점을 두고 30년의 시간을 그린다. 현지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천국의새 (1)

9 <천국의 새> 환상의 새로 여겨지는 극락조, 하지만 파푸아뉴기니에는 실제로 이 아름다운 새들이 살고 있다! 눈에 잘 띄는 만큼 잡히기도 쉬운 이 아름답지만 슬픈 생물들에 대한 3부작 다큐멘터리로 EBS 방영 후 DVD로도 발매됐다. 기상천외한 극락조들을 보며 자연의 신비에 감탄하게 된다.

 

제네시스

10 <제네시스 : 세상의 소금> 최고의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로 꼽히는 세바스티앙 살가두를 빔 벤더스가 카메라 안에 담았다. 쿠바의 음악을 담은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무용가 피나 바우쉬의 일대기를 그린 <피나>에 이은 빔 벤더스의 아티스트 다큐멘터리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으로 2015년 베를린 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세 작품을 함께 보며 위대한 감독이 다른 예술에 바치는 경외의 감정을 느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