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에 비하면 연극은 상대적으로 스타들의 행보가 도드라지지 않은 분야였다.

 

의 박은석.

<엘리펀트 송>의 박은석.

키의 연극 데뷔작, .

키의 연극 데뷔작, <지구를 지켜라>.

하지만 이제 그것도 옛날이야기다. 가장 먼저 연극 무대에 선 슈퍼 아이돌은 샤이니의 키다. 2012년, <캐치 미 이프 유 캔>에 출연하며 뮤지컬 무대로 영역을 확장했던 키가 이번에 택한 작품은 놀랍게도 연극 <지구를 지켜라>. 장준환 감독의 2003년 영화 <지구를 지켜라!>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 맞다. 강만식 사장이 지구를 멸망시키기 위해 온 외계인이라고 굳게 믿는 병구, 그리고 그런 병구의 조력자 순이. 이율, 정원영 배우와 함께 병구 역할을 맡은 키는 19회에 달하는 자신의 출연 회차를 전석 매진시켰다. 무엇보다, 첫 연극으로 소극장 연극인 <지구를 지켜라>를 택한 것은 놀랄 만하다. “개런티나 극장의 규모보다는 좋은 작품이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키가 출연을 결정한 이유다. 연출은 이지나 연출가가 맡았다. 공연은 5월 29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만날 수 있다.

연극 <프라이드>로 연극 배우로서의 가능성까지 보여준 오종혁 역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스타 중 하나다. 2016년에만 장진 감독의 신작인 <서툰 사람들>, 그리고 ‘연극열전 6’의 두 번째 작품인 <킬 미 나우>의 초연 무대에 주연으로 등장했다. 특히 지난 5월 1일 개막한 <킬 미 나우>에서는 배우 배수빈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소설가인 아버지 제이크와 선천적 장애로 평생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아들 조이. 두 사람은 서로를 더없이 아꼈지만, 조이는 친구와의 독립을 계획하고, 제이크에게는 오래된 연인이 있다. 극 중에서 오종혁은 아들 조이로, 배수빈은 아버지 제이크 역할로 등장한다. 7월 1일까지 <킬 미 나우>의 무대를 마친 이후 배수빈은 곧바로 <카포네 트릴로지>로 향할 예정. 지난해 초연한 <카포네 트릴로지>는 이탈리아 출신의 마피아, 카포네가 뉴욕을 주름 잡던 시대의 한 호텔 객실에서 생겨난 일을 3부작으로 나눠서 표현한 독특한 작품으로 전석 매진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최근 연극계에서 가장 큰 티켓 파워를 가진 박은석 역시 드라마 <마을 – 아치아라의 비밀> 이후 다시 무대로 돌아가 분주한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2014년에 출연했던 <히스토리 보이즈>의 재공연에 이어, 올해 초 공연을 마치자마자 뜨거운 반응으로 재연이 결정된 <엘리펀트 송>의 무대에 다시 선다. 드라마 활동 이후 무대에서 그를 다시 보는 일이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했던 팬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엘리펀트 송>의 두 번째 무대는 6월 26일까지 만날 수 있다.

지난해 <내부자들>, <특종 : 량첸살인기>, <베테랑>, <뷰티 인사이드>, <더 폰> 등에 출연하며 현재 ‘제2의 이경영’이라고 불리는 배우 배성우가 연극을 택한 것도 뜻밖의 일이다. 미국의 극작가이자 배우인 샘 셰퍼드의 1980년 작품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트루웨스트>에서 배성우는 오만석과 함께 주연 리를 연기한다.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팝페라 가수 카이도 첫 번째 연극으로 <레드>를 택했다. 화가 마크 로스코의 이야기를 그린 연극 <레드>는 예술에 대한 진지한 고찰, 그리고 엄청난 대사량의 만만찮은 작품이다. 카이의 연극 데뷔 무대가 궁금하다면 6월 5일부터 7월 10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자유소극장을 찾아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