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패션이나 뷰티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공통점이 하나 있다. 민낯에 가까운 자연스러운 피부에 입술에만 강렬한 색감을 얹는다는 것. 남다른 립 컬러 취향으로 스타일을 완성하는 그녀들에게 물었다. 당신의 시그니처 립 컬러는 무엇인가요?

 


1 김수향 | 수향 대표
입생로랑의 루쥬 쀠르 꾸뛰르 베르니 아 레브르 9호 루쥬 라끄. 6ml 4만2천원. 
“남자의 자존심이 넥타이라면 내 스타일의 완성은 바로 입술이다. 모노톤의 의상을 즐겨 입고 액세서리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입술에만은 제대로 포인트를 주려 노력한다. 피부톤이 어두운 편이라, 명도가 낮은 립 컬러를 바르면 혈색이 없고 아파 보인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컬러는 입생로랑의 루쥬 라끄 9호인데 밝은 레드 컬러라 입술에 바르는 것만으로 기운이 나는 느낌이다. 아이라인은 그리지 않고 브로우 마스카라로 눈썹결만 정리해서 마무리한다.”

2 권선영 | 권선영 터치 원장
헤라의 루즈 홀릭 243호 비쥬 오렌지 3g 3만5천원.
“피부가 웜톤이기 때문에 핑크보다는 오렌지 계열의 컬러가 피부에 잘 어울린다. 흔히 ‘얼굴에 조명을 켠 듯’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나에게는 이 립스틱이 바로 그런 제품이다. 밝은 오렌지톤에 크리미한 질감을 갖 춰 어떻게 발라도 멋스럽지만 특히 입술산을 또렷하게 살리는 것을 좋아한다. 피부를 평상시보다 밝게 하고 아이 메이크업은 흐리게 하는 대신 이 립스틱을 선명하게 바르면 화장을 대충 해도 완벽하게 갖춰 한 듯한 느낌이 든다. 입술 가운데부터 그러데이션해서 입술을 물들인 것처럼 바르면 훨씬 생기 있고 어려 보인다.”

3 송해나 | 모델 
반트36.5의 비타민립스틱 06 마르살라. 3.5g 2만5천원.
“파우치에는 세 가지 이상의 립 제품을 꼭 챙겨 다닌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침에 하고 나온 메이크업이 옅어지고, 부기가 빠지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얼굴이 달라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틴트처럼 입술 안쪽만 물들이듯 바르면 얼굴이 상대적으로 넓어 보이는 것 같아, 입술을 꼼꼼하게 채워 바르는 것을 선호한다. 그만큼 립스틱을 좋아한다. 이 립스틱은 작년 가을 마르살라 컬러가 인기를 끌 때 구입한 제품인데, 바르면 피부가 더욱 깨끗하고 윤이 나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어서 애용한다. 즐겨 입는 데님이나 블랙 의상에도 다 잘 어울린다.”

4 김활란 | 김활란 뮤제네프 원장
나스의 벨벳 매트 립펜슬 드래곤 걸. 2.4g 3만6천원.
“경쾌하고 화사한 컬러가 마음에 든다. 푸른 기가 살짝 섞인 푸시아 컬러라 피부가 밝고 하얗게 보이는 효과가 있다. 이 제품을 바를 때는 피부를 최대한 얇고, 생기 있게 표현하는 것이 관건이다. 아이 메이크업을 할 경우에는 아이 메이크업의 진한 정도에 따라 레드의 농도를 조절해 밸런스를 맞춘다. 립 메이크업을 할 때는 티슈로  입술의 유분을 제거 후, 입술 안쪽에는 촉촉한 제품을 먼저 바르고 립 펜슬로 덧바르거나 반대로 매트한 제품을 입술 전체에 바르고 촉촉한 제품을 안쪽에만 덧바른다. 매트한 제품으로 입꼬리를 마무리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5 지현정 | 모델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엑스터시 락커 402호. 6ml 4만2천원.
“평소 입술에 생기를 주는 정도의 깨끗한 메이크업을 좋아한다. 붉은 톤 립 제품의 경우 탁한 컬러가 많은데 이 제품은 채도가 높은 편이라 어느 컬러의 옷에 매치해도 생기 있고 밝은 느낌을 준다. 쫀득한 질감에 광택이 있어 입술이 더 자연스럽게 볼륨 있어 보인다. 베이스는 최대한 얇고 윤기 나 보이게 피부 표현을 한 후 투명 마스카라로 눈썹결을 선명하게 살려주고 베이지 컬러 섀도로 눈두덩에 음영을 주는 정도로 마무리한다. 치크는 생략해서 깨끗함을 더욱 강조한다.”

6 김지혜 | 스타일리스트
바비 브라운의 립 칼라 살먼. 3.4g 3만8천원. 
“이목구비가 뚜렷해서 평범한 컬러를 발라도 지나치게 화려해 보인다. 또 메이크업을 잘 못해서 평소 립밤만 발랐는데, 이 립스틱을 발견하고 신세계가 열렸다. 세련된 피치 컬러라 어떤 의상에도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특히 이렇게 연한 피치나 핑크 컬러는 발색이 잘되게 하기 위해 매트한 질감으로 출시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제품은 립밤 못지않게 촉촉하면서도 눈에 보이는 컬러 그대로 발색되어서 더욱 마음에 든다. 입술톤을 눌러주니 눈매가 더욱 선명하게 부각되어 더 세련된 느낌이다.”

7 요니 | 스티브J&요니P 디자이너
맥의 레트로 매트 리퀴드 립 컬러 필 소 그랜드. 5ml 3만1천원.
“바를 때는 립글로스 같은데 입술 위에서 매트하게 밀착되는 신기한 립 제품이다. 한마디로 립글로스처럼 바르기는 쉽고, 립스틱처럼 고급스럽게 표현된다. 특히 반한 것은 강렬한 레드 컬러다. 내가 즐겨 입는 검은색 의상에 화사한 포인트가 되어주더라. 컬러의 인상이 워낙 강렬해서, 이 제품을 한번 사용하기 시작하니 다른 립 제품은 밋밋해 보여 피하게 되었다. 결국 이 제품만 몇 통째 사용하고 있다. 특히 눈매를 검정 아이라인으로 아찔하게 살려 그리면 정말 매력적인 룩이 연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