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피트의 창업자까지도 ‘웃음은 최고의 화장법’이라고 말하지 않았나. 화장으로도 도달할 수 없는 예쁨이 바로 웃음이다. 무표정한 얼굴에 미소를 더하는 방법을 터득한 에디터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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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난 줄 알았어요.” 어릴 때부터 웃음기 없는 얼굴 때문에 종종 이런 말을 들었다. 즐거운 일이 있거나 기분이 좋아도 표정이 쉽게 변하지 않는 데다, 습관적으로 미간을 찌푸리는 버릇은 무표정한 얼굴을 더욱 화나 보이게 만들었다. 학창시절에는 웃음이 인색한 얼굴로 생활하는 게 크게 불편하지 않았지만, 사회 생활을 하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많아지고, 그럴 때마다 웃음기 없는 표정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웃는 데 더 자신이 없어지고, 이로 인해 스트레스가 쌓이기 시작할 무렵 전문가를 찾기로 결심했다!

이미지 트레이닝 전문가인 한규리 컨설턴트와 처음 마주한 자리. 사근사근한 말투로 친근하게 대화를 리드한 그녀 덕에 평소 성격과 친구 관계, 현재 고민 등 일상적인 이야기를 편하게 풀어놓을 수 있었다. “얼굴 안에는 방대한 데이터가 있어요. 말할 때 움직이는 표정의 변화와 목소리, 발성을 분석하면 고쳐야 할 점을 발견할 수 있죠. 얼굴은 30% 정도 타고나지만 70%는 후천적 노력으로 만들어져요. 얼굴에 존재하는 수천 개의 근육이 세밀하게 움직이며 인상을 만들죠.” 한규리 컨설턴트의 설명이다. 내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던 그녀가 분석한 나의 첫 번째 문제는 대화를 할 때 미간을 찡그리는 버릇이었다. 두 번째 문제는 입을 만지작거리면서 우물우물 말하는 버릇과 웃을 때 입을 소극적으로 오므린다는 것이었다. “기본적으로 얼굴 근육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어요. 근육이 굳어있으니 무표정한 얼굴이 나오는 거예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할 때도 입꼬리가 거의 올라가지 않는데, 웃는 입매를 만드는 근육의 탄력이 없기 때문이죠. 입꼬리를 힘껏 당겨 웃어야 표정이 자연스러워지는데 그게 안 되고 있어요.” 웃어도 웃는 게 아닌 어색한 얼굴 표정은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입이 작고 입꼬리가 처져서 예쁘게 웃는 연습이 꼭 필요하다는 게 그녀의 조언이었다.

웃는 연습도 필요하다
웃는 방법에 익숙해지기 전에 뻣뻣하게 굳어 있는 얼굴 전체의 근육을 풀어주는 연습에 들어갔다. “눈썹에 힘을 주고 위, 아래로 이완시켜보세요. 미간은 움직이지 않도록 하고요. 양 볼은 바람을 불어넣은 상태에서 왼쪽, 오른쪽, 위, 아래로 움직여보세요.” 아주 기본적인 동작이지만 열 번 정도 반복하니 굳어 있던 얼굴 근육이 이전보다 많이 풀린 듯 편안했다. 다음은 소리를 내며 입술 주변 근육을 풀어볼 차례. ‘빠’ 소리를 내면서 공기를 밖으로 빼내듯 입술을 튕긴다. 입을 최대한 크게 벌려 ‘빠’ 소리를 내야 하는데 소리의 울림에 신경 쓰기보다 입안에서 소리를 뱉어내는 게 포인트다. 이렇게 하면 오므라드는 입 매무새를 교정할 수 있고, 입 주변부 근육의 탄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안면 근육을 이완시킨 이후, 본격적으로 입 모양을 웃는 모습으로 만들어보는 훈련이 이어졌다. “스마일 근육이라고 불리는 자이로 근육을 최대한 옆으로 당겨 위, 아래 치아 8~12개가 다 보일 정도로 입꼬리를 올리는 게 중요해요. ‘으’ 발음을 하면서 입꼬리의 양 끝을 최대한 늘려요. 이 단계는 윗입술의 탄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에요.” 앞에 놓인 거울을 보고 ‘으’ 소리를 내뱉는데 평소 사용하지 않는 입 근육이 움직여서 그런지 표정이 더 어색해 보였다. 자신감이 없어지고 표정이 위축되면서 ‘으’를 말할 때 입술은 더 동그랗게 말렸다. “입 모양이 작은 데다가 ‘으’ 발음이 힘드니까 습관적으로 입술을 자꾸 어색하게 오므리네요. 이렇게 되면 위, 아래 치아가 모두 보이죠? 그것보다는 아래쪽 치아는 감추고 위쪽 치아만 보이도록 ‘으’ 발음을 연습하는 게 중요해요. 경직된 입매가 쉽게 풀어지지 않을 때는 입에 빨대나 입매교정기를 끼운 채로 연습하면 도움이 될 거예요.”

첫 수업 이후 5일 동안 잠들기 직전에 거울을 보면서 ‘으’ 발음을 백 번씩 연습했다. 초반에는 입 주변이 경련이 일어난 것처럼 부들부들 떨리는 증상이 생겼다. 입을 크게 벌려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아랫입술까지 크게 이완시키게 되어 아래 치아가 자꾸만 드러났다. 연습하기가 어렵다고 호소하자 한규리 컨설턴트는 “웃는 연습 자체가 꽤 강도 높은 트레이닝이에요. 입 근육에 무리가 갈 수 있으니 그럴 때는 책을 읽어보세요. 눈으로 읽는 게 아니라 입으로 소리 내서요. 또박또박 읽거나 억양을 달리하여 책 읽는 연습을 하다 보면 목소리 톤이나 억양, 속도, 말투에 따른 자연스러운 표정이 뒤따를 거예요. 실제 클리닉을 방문하는 연기자나 배우 지망생에게 가장 먼저 훈련시키는 방법이에요.”

두 번의 수업과 열흘 동안의 반복 훈련이 효과를 본 건 중학교 동창생의 결혼식장에서였다. 어릴 적부터 나의 무표정한 모습에 익숙한 지인들은 ‘좋은 일 있어?’ ‘요즘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말하며 변화된 얼굴 표정을 알아챘다. 좋은 인상을 만드는 트레이닝을 받은 후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 아침에 일어나 배운 대로 소리를 내어 얼굴 근육을 풀고 활짝 웃어보는 것과 사람들을 만날 때에도 입꼬리를 쭉 당겨 미소를 지으려 노력하는 것. 사소한 행동이지만 긴장된 표정이 풀리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얼굴에 생기가 번지는 게 느껴진다. 호감 가는 얼굴을 갖는 건 노력 여하에 따른다는 걸 알게 된 이상, 이 습관을 쭉 지켜갈 생각이다. 인상이 바뀌면 인생도 바뀐다고 누가 말하지 않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