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 우울증과 불안장애, 공황장애, 번아웃 증후군에 익숙해진 현대사회에서 살아가려면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현명하게 스트레스를 다루고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방법을 파고 들었다.

 

ALR_160128_12094_R0

‘스트레스’는 오늘날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단어가 되었다. 사전적으로 풀어보자면 스트레스란 ‘인간이 심리적 혹은 신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느끼는 불안과 위협의 감정’을 뜻한다. 이 말은 1936년 오스트리아 빈 출신의 의사 한스 젤예가 처음으로 정의했다. 물론 석기시대라고 해서 살기 더 쉬웠을 리는 없다. 야생동물이 덮치는 일촉즉발의 순간을 상사에게 보고서를 독촉받을 때의 심리적인 압박과 비교하긴 어렵다. <번아웃>의 저자 크리스튼 베른튼은 급박한 상황에서 살아남고자 빠르게 행동하기 위해 자신을 압박할 때 스트레스가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혈압이 올라가고 맥박이 빨라지면서 호흡이 가빠진다. 그리고 아드레날린을 분비해 뇌와 근육에 에너지를 공급하면서 우리 몸을 전투 자세로 전환시킨다. 이 모든 신체 반응은 위험이 완전히 사라졌을 때 비로소 누그러진다. 하지만 스트레스의 알람이 꺼지지 못한 채 계속 켜져 있다면?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긴장된 전투 태세를 지속할 때에는 정신적인 후유증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Part 1 가라앉은 마음설명서
스트레스가 누적되고 그것을 해소하지 못하면 마음의 병에 걸린다. 우리가 알아야 할 대표적인 증상을 살폈다.

1 마음이 침전하는 우울증
우울증을 두고 흔히 ‘마음의 감기’라 표현한다. <우울증을 부탁해>를 집필한 송후림 정신과 전문의는 ‘슬픔은 말 그대로 슬픈 느낌이지만 우울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기분이 가라앉아 활기가 사라진 상태’라고 덧붙인다. 우울은 살다 보면 누구나 겪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감정이지만,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깊어졌을 때 문제가 된다. 우울증에 걸리면 슬픔과 공허함을 느끼고, 일상의 기쁨과 흥미를 잃는다. 기분 변화뿐만 아니라 생각과 행동, 수면, 식욕 등 여러 가지 정신과 신체 기능에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장애를 미쳐서 정상적인 생활을 수행할 수 없도록 만든다. 평소 근심 걱정을 많이 안고 사는 사람이 있고, 원래 의지가 약한 사람도 있으며, 자기 비하나 비관주의에 빠지는 이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 우울증 환자라고 할 수 없다. 여러 증상을 복합적으로 살폈을 때 그 사람이 평소 보이던 정상적인 상태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2013년 우리나라에서 우울증으로 진료받은 사람은 66만 명에 달한다. 평생 동안 우울증을 겪을 확률은 남자는 10%가 약간 넘는 수준이지만, 여자는 무려 25%에 달한다. 병원에 찾아온 사람을 대상으로 삼은 통계치기 때문에 실제로는 분명히 더 많을 것이다.

2 불안으로 생기는 일들
최근 몇몇 연예인을 통해 불안장애는 더 이상 낯설지 않은 말이 되었다. 불안은 문자 그대로 ‘편안하지 않다’는 뜻이다.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느낌이나 생각 때문이다. 그래서 불안을 두려움이나 공포에서 파생된 감정이라고 본다. 불안은 걱정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정상적인 불안은 위험을 대비하고 위기를 극복하게 해준다. 예를 들어 차도를 건널 때 주의해서 길을 건너지만, 불안장애가 생기면 파란 불에도 차에 치일까 불안해 건너지를 못한다. 불안은 불쾌한 긴장 상태 뿐만 아니라 육체와 정신적으로 탈진하는 신체적 증상을 동반한다. 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 최명기 정신과 전문의의 설명에 의하면 불안장애는 예전부터 정신과에서 가장 흔히 진료하는 과목이었다. 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매년 증가하는 추세지만, 과거에는 정신과를 찾지 않던 이들이 불안장애를 치료하기 시작하면서 증가한 것으로 풀이했다. 불안장애에는 분리불안장애, 선택적 함구증, 특정 공포증, 사회불안장애, 공황장애, 광장공포증, 범불안장애가 포함된다. 공황장애 역시 최근 미디어에서 자주 다룬 익숙한 단어다. 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 못한 채 나타나는 극단적인 불안증상인 공황발작이 특징이다. 이때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막히고, 손발이 떨려서 미칠 것 같은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된다. 발생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극도의 스트레스가 중심이 되어 불안을 가중시킨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3 의지가 불타버린 직장인, 번아웃 증후군
번아웃 증후군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번아웃 증후군은 한 가지 일에 몰두한 사람들에게 나타나는데, 의욕이 저하되고 심리적으로 업무를 거부하며, 수면 장애에 시달리는 우울증 증세를 동반한다. 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독일의 경우에는 의사의 진단 후에 ‘업무 불능 증명서’ 를 발급받을 수 있는데, 이것을 회사에 제출하면 며칠간 휴식이 주어진다. 압박감에서 벗어나 재충전하는 것만큼 좋은 약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사회적 배려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장기간 계속되고 노동환경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기껏해야 얻는 휴식은 번아웃 증후군을 맞이하는 시점만 조금 늦출 뿐이다. 아이러니한 점은 성과를 중시하고 자신과 일을 동일시하며 다른 사람들을 위해 희생하고자 하는 성격의 사람들이 번아웃 증후군에 걸리기 쉽다는 거다. 모든 마음의 병은 전문가 진단을 통해 판단해야 한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Self Test 나의 스트레스 지수는?
“나도 혹시?” 합리적 의심은 필요하다. 지금부터 스트레스 자가진단을 시작한다. 각 질문마다 ‘그렇다, 약간 그렇다, 그렇지 않다’의 중 하나를 체크한다. – 책 <번아웃>(시공사) 발췌

314-316 fe-마인드 디톡스가 되나요-re2-2오른쪽의 자가 진단표에서 답한 수를 더해본다. ‘그렇다’는 2점, ‘약간 그렇다’는 1점이다. 그 결과는 아래와 같다.

– 19점 이하 축하한다. 당신의 마음은 지극히 고요하고 평온한 상태다.
– 20~26점 걱정하진 말자. 경미한 스트레스다. 경미하긴 해도 스트레스 유발 요인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것을 언제나 잊지 말아야 한다.
– 27~33점 신호등으로 치면 노란 불이니까 현대인의 평균이라 보면 된다. 규칙적으로 긴장을 풀고 휴식을 취하면서 스트레스 요인을 줄이려고 노력해야 한다.
– 34~41점 느끼고 있었겠지만, 당신은 지금 상당히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당신의 안정을 위해 적극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극심한 스트레스 요인을 살펴보고 그것을 지속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 42점 이상 당신의 마음이 한계치에 도달했다는 신호를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현재 받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방치하면 상당히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지 모른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삶의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