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 블란쳇의 새 영화는 <캐롤>이다.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소설 <The Price of Salt>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1950년대 뉴욕에서 백화점 여직원 테레즈와 상류층 부인의 사랑을 그린다.

 

1950년대 스타일을 보는 재미가 있다.

1950년대 스타일을 보는 재미가 있다.

케이트 블란쳇의 새 영화 .

케이트 블란쳇의 새 영화 <캐롤>.

원작 소설을 읽었을 때 감흥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리플리>에 출연한 덕분에 그녀의 작품을 많이 읽었다. 그 시대에 이렇게 대담한 소설이 나왔다는 게 놀라웠다. 특징 중 하나는 캐릭터들의 인생이 아주 풍요롭게 그려졌다는 것이다. 모든 어른에게는 비밀이 있다는 것을 캐릭터를 통해 아주 잘 표현한다. 동성의 사랑이 인정받기 어려운 시기였는데 말이다.

당신이 맡은 캐롤 에어드는 어떤 사람인가?
캐롤은 어두운 사람이다. 소설에서는 테레즈의 눈을 통해 주관적으로 표현된다. 내 생각에 캐롤은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고 지적이고, 예민하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인식하는 사람이다. 상류층에서 자라서 살아남는 방법은 알지만 아주 외로운 사람. 그녀는 무너져가는 결혼 생활을 일으켜 세워보려고 노력은 하지만 남자보다 여자에게 끌린다.

테레즈와의 관계는 캐롤을 어떻게 변화시키나? 둘 다 충격을 받지 않았을까?
소설에서 테레즈는 캐롤을 향한 그녀의 감정을 ‘사랑’이라고 규정 짓는다. 하지만 그 시절 그들은 그런 감정이나 그런 관계를 표현할 만한 언어를 몰랐다. 지금 사람들이 하듯이 그 감정에 대한 희망이나 포부를 표현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자신들의 강렬한 관계에 스스로 매복당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테레즈 역을 맡은 루니 마라와는 호흡이 잘 맞았나? 
정말 좋았다. 우리는 모두 데이비드 핀처, 스티븐 소더버그와 일한 적이 있는데 내가 존경하는 두 감독이 모두 그녀를 참 좋아하는 걸 보고 이 작품도 잘될 거라고 생각했다. 루니는 정말 내면과 외면 모두 훌륭한 배우다.

결국은 ‘사랑’ 얘기다.  캐롤이 생각하는 사랑은?
캐롤은 아이도 있고 결혼도 했고 여자와도 사랑에 빠지는 등 테레즈가 하지 못한 많은 경험을 거쳤다. 그래서 캐롤에겐 테레즈에게는 없는 우울함과 지난날에 대한 애석함이 있다. 테레즈는 못 느끼는 다른 종류의 불안감이랄까.

영화의 배경인 1950년대 뉴욕을 재현하는 과정도 흥미로웠을 것 같다. 정작 촬영은 신시내티에서 했다던데?
정말 대단했다. 소품이나 의상, 헤어와 메이크업도 1950년대를 아주 잘 반영했다. 특히 신시내티에는 놀랍도록 아름다운 당시의 건물이 많이 남아 있었고, 시민들이 아주 잘 협조해주었다. 뉴욕에서는 불가능했을 거다. 신시내티 시장님이 내게 시청 열쇠를 주셨는데 이걸로 뭘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가지고 있으면 좋은 일이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