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요리를 자신들의 레시피로 재해석해 내놓는 포틀랜드. 어떻게 이 작은 도시가 미국 최고의 푸드, 맥주, 커피의 도시가 된 걸까? 포틀랜드에서 찾은‘ 맛’에 관한 기록.

 

JohnValls_Feast2015_OBGT_0770 (3)매년 입장권이 일찌감치 매진되는 피스트 PDX의 행사장 풍경.

“포틀랜드는 생애 최고의 도시가 될 거야. 네가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말이야.” 4개월 전 포틀랜드로 이사 오던 날, 비행기 옆자리에 앉은 털보 남자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그때만 해도 내게 이 도시의 키워드는 스텀프타운, 나이키, 에이스 호텔, 킨포크에 불과했으니 그 말의 진짜 의미를 헤아릴 수는 없었다. 이주민을 환영하는 포틀랜드식 인사쯤으로 여긴 그 말은 지난 4개월간 이 도시에서의 삶을 바꿨다. 계획했던 모든 것을 제쳐두고 오직 ‘먹고 마시러’ 다니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 맛있다” “어, 여기도 맛있네” “아니, 왜 여기도 맛있는 거야?”라고 말하는 횟수가 쌓여가는 동안 자연스럽게 이 도시를 정의하는 단어는 ‘음식’ 그 자체가 되었다. 게다가 “포틀랜드는 어떻게 미국 최고의 푸드 시티가 되었나?”라는 제목의 <허핑턴 포스트>의 칼럼 등 포틀랜드의 푸드 신을 다룬 기사들은 이제 막 포틀랜디아가 된 나뿐 아니라 미국 전체가 감지하고 있는 ‘기류’임을 확인시켰다.

 

제목 없음-1커피 마니아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 펄 디스트릭트에 위치한 바리스타 노스웨스트점.  2 <오리건 라이브> 선정 ‘2015년 오리건 최고의 레스토랑’에 등극한 레스토랑 레나타.

몇 년 전만 해도 그 누구도 LA, 뉴욕,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대도시들이 서부의 작은 도시인 포틀랜드와 음식으로 경쟁하게 될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 인구 60만 명의 작은 도시가, 그저 맛있는 커피 브랜드로 유명했던 포틀랜드가 어떻게 미국에서 가장 떠오르는 파인 다이닝의 도시가 된 것일까? 푸드 칼럼니스트인 카렌 브룩스(Karen Brooks)는 이렇게 말한다. “다른 도시들이 스타 셰프 영입에 혈안이 되어 있을 때, 포틀랜드에서는 이 도시에 살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기 시작했어요. 누군가는 파티셰를 꿈꾸며 빵을 구웠고, 바리스타 공부를 했고, 젊은 셰프들은 자신만의 레시피를 만들기 시작했죠. 모험을 즐기는 사람들과 그들의 도전, 비주류와 로컬 문화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도시의 특성이 더해져 오늘날의 성공적인 푸드 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었죠.” 대형 마트에는 그 흔한 코카콜라도 스프라이트도 없다. 대신 중소기업이나 오리건에서 만든 오가닉 탄산음료가 진열되어 있다. 대기업의 획일화된 생산품에 의지하지 않고 좋은 것을 직접 만들고 소비하는 문화가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이다. 태평양 북서부에 위치한 지리적 요건이 주는 재료의 풍요로움도 빼놓을 수 없다. 매주 다운타운 한가운데 위치한 PSU(Portland State University)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수준의 파머스 마켓은 풍요로운 재료의 활용 방법을 극대화했다. 유명 레스토랑의 셰프부터 가족의 음식을 책임지는 주부들까지, 모두가 이곳에서 신선한 식재료를 구입한다. 몇 년간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만나는 농부와 소비자 사이에 신뢰가 쌓였다. 샌프란시스코, LA, 시애틀에 비해 저렴한 물가도 한몫했다. 비교적 수월하게 자신의 레스토랑을 오픈할 수 있어 다른 도시의 레스토랑을 접고 이곳에서 새 출발하는 셰프도 늘고 있다. 도시에 대한 자부심이 높지만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 열려 있는 포틀랜디아의 넉넉한 마인드는 푸드 문화의 빠른 성장을 도왔다. 점심 시간이면 끝없는 줄이 이어지는 푸드 트럭만 봐도 알 수 있듯, 포틀랜드에서는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시작할 수 있고, 멋진 레스토랑 없이도 스타 셰프가 될 수 있다.

 

제목 없음-23 프렌치 레스토랑 르 피존의 인기메뉴 ‘치킨 & 달팽이파이’. 4 와인과 맥주를 무제한 즐길 수 있는 피스트 PDX.

맥주와 커피가 흐르는 땅
“애리조나 주의 작은 도시에서 살다가 포틀랜드로 이사를 결심한 건 순전히 커피 때문이에요. 제가 사는 동네는 커피가 끔찍하게 맛이 없었거든요.” 같은 아파트 주민인 한 워킹맘의 사연이다. 커피 때문에 이사까지 했다고? 놀랍지만 사실이다. 하긴 커피에 대한 기호가 지극히 평범했던 나 역시 포틀랜드에서 마신 커피의 양이 서른 평생 마신 커피의 양과 비슷할 정도니 더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처음 포틀랜드에 커피 바람을 일으킨 건 1999년 시작된 스텀프타운 커피 로스터다. 그 밖에도 코아바 커피 로스터, 하트 커피 로스터, 큐리어 커피 로스터 등 40개가 넘는 커피 로스터가 있고 수백 개의 크고 작은 커피숍이 존재한다. 세계적인 커피 매거진 <프레시 컵(Fresh Cup)>, <바리스타 매 거진(Barista Magazine)>, <로스트 매거진(Roast Magazine)>, 최고의 커피 기어 개발자인 에이블 브루잉(Able Brewing)과 커피 장비 숍 클라이브 커피(Clive Coffee) 역시 모두 이 도시에서 탄생했다.

시애틀에서 시작된 스타벅스가 전 세계에 수만 개의 매장을 오픈할 때, 포틀랜드의 독립적인 커피 로스터와 카페는 지역 안에서 그들만의 커피 문화를 지키고 발전시켜나갔다. 포틀랜디아는 자신이 마시는 커피가 포틀랜드의 뒷마당에서 로스팅한 신선한 커피이기를 원했고 그렇게 탄생한 커피 로스터의 최고 조력자가 되어주었다. 각각의 커피를 한 번에 하나씩 수고스럽게 만들어야 하는 ‘느리게 커피 마시기’의 방법인 ‘푸어 오버(드립 커피)’를 고수하고 전세계를 돌며 직접 구입한 로스팅, 블렌딩까지 직접 하는 포틀랜드 커피 로스터의 노력에 걸맞게 다소 비싼 커피 가격까지도 합당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제목 없음-35 멋진 공간과 잘 어울리는 코아바 커피의 바리스타들. 6 담백한 맛과 식감을 자랑하는 피존의 메뉴, ‘구운 돼지고기와 새우샐러드’.

이 방식은 맥주에도 적용된다. 포틀랜드로 맥주 투어를 오는 여행객이 늘면서 ‘맥주 투어 프로그램’까지 만들어졌고 덕분에 ‘Portland Brewery Tours’를 검색하면 관련 사이트가 쏟아진다. 포틀랜드 맥주 시장의 원동력이자 핵심을 꼽으라면 절대적으로 ‘포틀랜디아의 열렬한 맥주 사랑’ 이라 할 수 있다. 한 해에 2만6천 배럴의 맥주를 생산하는 러키 레브라도 브루잉(Lucky Labrador Brewing)의 오너 개리 기스트(Gary Geist)는 말한다. “포틀랜디아는 포틀랜드의 맥주가 이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해요. 그들은 새로운 맥주에 도전하는 걸 좋아하고 무엇보다 좋은 맥주를 구별할 줄 아는 훌륭한 미각을 가지고 있죠.” 물론 지리적 요인도 한몫했다. 오리건의 홉 재배율은 미국 내에서 17%, 전 세계적으로는 5%를 차지하는데, 오리건의 규모를 생각했을 때 놀라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후드 산(Mt. Hood)에서 흘러내리는 미네랄이 풍부한 물, 보리가 잘 자랄 수 있는 기후와 평원, 수많은 홉 농장, 거기에 주 정부 차원의 지원과 맥주 애호가들의 노력이 더해졌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오리건에서는 좋은 맥아 보리, 홉을 쉽게 구할 수 있어요. 게다가 맥주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장비 역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죠. 이러한 환경 덕분에 포틀랜드의 브루어리들은 적극적으로 고객이 원하는 맥주를 연구하고 새로운 맛에 도전하죠.” 포틀랜드의 유명 브루어리 헤어 오브 더 도그 테이스팅 룸(Hair of the Dog Tasting Room)의 오너 앨런 스프린츠(Alan Sprints)는 포틀랜드에서 브루어리를 시작한 것이 인생 최고의 행운이라 말한다. 상황이 이러하니 “포틀랜디아의 몸에는 커피가 흐른다” “포틀랜디아의 몸에는 맥주가 흐른다”와 같은 농담인 듯 진담 같은 말이 왜 생겨났는지 이해가 간다. 언젠가 포틀랜드를 찾은 당신은 잠이 오지 않을 만큼 카페인을 많이 들이켤 확률이 크다. 이 도시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니 걱정하지 말기를. 그리고 잠이 오지 않는 밤엔 가까운 탭룸의 맥주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 또한 잊지 말길.

 

제목 없음-61 피스트 PDX의 다양한 이벤트 중 ‘본아페티트 핫 10 디너’ 코너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는 셰프. 2 피스트 PDX에서 인기절정이었던 덴마크식 팬케이크, 애블스키버(Aebleskivers). 3 ‘본아페티트 핫 10 디너’ 코너에서 선 보인 문어 요리. 4 케스케이드 브루어링 배럴 하우스에서 맛볼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맥주. 5 수십 종류의 맥주를 쏟아내는 아펙스의 탭 위에 걸어둔 브랜드 고유의 장식이 재미있다.

어쩌면 매일이 맛의 축제
어느 도시에서나 푸드 페스티벌이 열리지만 포틀랜드는 좀 유난하다. 일단 종류가 많다. 비건 비어 앤 푸드 페스티벌, 노스웨스트 와인 앤 푸드 페스티벌, 푸드 카트 페스티벌, 심지어 코리안 푸드 페스티벌까지 크고 작은 푸드 페스티벌이 끊이지 않고 열린다.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 즐기고 만끽한다. 물론 이 많은 페스티벌 중 하나만 꼽으라면 망설일 것도 없이 ‘피스트 포틀랜드(Feast Portland, 이하하 피스트 PDX)’이다. <시애틀 매거진>은 한 칼럼에서 “왜 우리는 피스트 PDX와 같은 페스티벌을 갖지 못하는 거지?”라며 투덜거렸다.

2012년부터 시작된 피스트 PDX는 매해 9월, 4일간 포틀랜드와 오리건 주에서 생산되는 푸드와 맥주, 와인을 한자리에 소환한다. 올해는 9월 17일부터 20일까지 다운타운 피어니어 스퀘어 광장, 지델 야드 등에서 열렸고 80여 개의 레스토랑, 30여 개의 와이너리, 20여 개의 브루어리가 참여해 어느 해보다 성공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티켓 가격은 60달러에서 100달러 사이. 결코 만만한 가격이 아니지만 매년 티켓 오픈과 동시에  매진 사례를 기록할 만큼 인기가 대단하다. 내로라하는 레스토랑 음식, 맥주, 와인을 무제한 즐길 수 있는 데다 뮤지션들의 공연, 흥미로운 이벤트가 쏟아지니 모두가 이 축제를 목 빠지게 기다릴 수밖에. 페스티벌 현장에 입장하자마자 한 와이너리에서 나눠주는 와인 목걸이를 받아 목에 걸었다. 와인잔에 폰지 피노누아 2013년산을 받아 고정한 후 양손으로 음식을 거두어 올리기 시작했다. 스테이크, 버섯 패티 햄버거, 가리비 구이, 반미, 살라미, 오이스터…. 일렬로 늘어선 음식을 한입에 털어 넣고 와인과 맥주를 번갈아가며 들이켜다 보니 금세 배가 불러 억울한 마음까지 든다. 행사장의 한 와이너리 부스에서 참가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창립자 마이크 테린의 얼굴에는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우리가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점은 다양하고 흥미로운 셰프 라인업입니다. 포틀랜드뿐 아니라 미국 전역, 세계의 훌륭한 셰프들이 매년 9월이면 이 도시로 모여들죠. 이 축제의 가장 큰 의미는 우리 도시의 셰프들, 맥주와 와인 장인들, 우리의 창의성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데 있어요. 티켓비로 얻은 수익금을 지난 4년 동안 기아 억제 자선단체에 20만 달러 이상 기부했으니 자축하는 축제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죠.” 많은 언론으로부터 “명실상부 미국 최고의 푸드 축제. 재능 있는 요리사와 훌륭한 음식이 모두 모였다”라는 찬사를 이끌어낸 건 이 축제를 사업의 수단이 아닌, 진정한 축제 그 자체로 즐기는 창립자의 진정성이 통했다는 증거일 거다. “피스트 PDX의 매력은 다양한 장르가 집약된 포틀랜드의 유니크함이라 할 수 있죠. 푸드 트럭의 치킨 라이스부터 올림피아 프로비전의 햄까지 모든 음식을 먹어보고 있어요. 심지어 여기 있는 포틀랜드 맥주는 정말 끝내주거든요.” <탑셰프마스터즈 4>의 우승자이자, 샌프란시스코의 유명 레스토랑 콕스콤(Cockscomb)의 셰프 크리스 코센티노(Chris Cosentino)는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손에 들고 있던 맥주를 원샷하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모두가 함께하는 축제는 끝났지만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오늘은 어디서 커피를 마실지, 어디서 저녁을 먹고 주말에는 어느 브루어리에서 어떤 맥주를 주문할지 상상하는 것만으로 즐거운 축제의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내 삶에서 먹는 것이 주는 기쁨이 이토록 컸던 적이 있었던가? 먹는 즐거움을 오감으로 깨닫게 하는 포틀랜드에서의 시간이 맛있게 흐르고 있다.

 

포틀랜드에서 꼭 가봐야 할 레스토랑
1 레나타(Renata) <오리건 라이브(Oregon Live)> 선정 ‘2015년 오리건 최고의 레스토랑’에 등극한 레나타는 나파밸리 델피나(Delfina) 레스토랑 그룹의 디렉터였던 닉과 샌프란시스코 프렌치 레스토랑 베누(Benu)의 셰프였던 산드라 부부의 레스토랑이다. 해산물을 제외한 모든 재료를 오리건에서 직접 공수하며 그날그날 도착한 재료에 맞춰 메뉴판 역시 매일 달라진다. 펜넬로 양념한 송어 요리, 돼지고기와 조개를 올린 ‘Squid Ink Corzetti’,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Parship Cappelletti’는 인기 메뉴인 만큼 메뉴판에 자주 등장한다. 주소 626 SE Main St.

2 카츠카(Kachka) 1970 ~ 1980년대 러시아 음식을 선보이는 곳으로 벽지, 접시, 테이블보, 액자와 조명까지 모든 것이 이국적이고 경쾌하다. 감자, 양파, 당근, 절인 청어를 넣은 샐러드 ‘Herring Under Fur  Coat’와 러시아 만두 ‘Siberian Pelmeni’를 반드시 주문해야 한다. 그날의 재료로 다채로운 한 상을 내놓는 ‘Ruskie Zakuski Experience’를 주문하면 단돈 25달러로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행복해지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주소 720 SE Grand Ave.

3 시코(Xico) 미국 어디에나 멕시칸 레스토랑이 있지만 시코는 특별하다. 멕시코 남부, 그중에서도 오악사카(Oaxaca)라는 이름도 생소한 지역의 전통 요리를 선보인다. 대표 메뉴는 뼈 없는 송어, 오렌지, 앤초칠리, 토마틸로 아보카도 살사가 들어가 매콤한 ‘Idaho Trout Pozole’. 생초콜릿을 얹은 패션프루트가 더해진 초콜릿 케이크 디저트로 마무리하면 금상첨화다. 주소 3715 SE Division St.

4 르 피존(Le Pigeon) 투박한 인테리어만큼이나 다소 거칠게 프렌치 요리를 만들어내는 이 레스토랑은 미국 요식업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며  ‘셰프들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James Beard Award)’를 두 번이나 수상한 스타 셰프 가브리엘 루커(Gabriel Rucker)가 운영하는 곳이다. 단품도 훌륭하지만 5코스 또는 7코스 메뉴와 와인 페어링을 함께하는 것을 권한다. 주소 738 E Burnside St.

5 올림피아 프로비전스(Olympia Provisions) 노스웨스트와 사우스이스트, 두 개의 지점을 가지고 있는데 하나만 꼽으라면 좀 더 젊고 쿨한 분위기의 사우스이스트점을 추천한다. 장식처럼 걸린 돼지고기와 한쪽 벽면에 크게 자리한 ‘Meat’라는 글자, 심지어 서빙하는 스태프의 옷차림까지 모든 것이 단연 포틀랜드스럽다. 오리건 최초로 USDA로부터 공인된 소시지 브랜드로 인증받았으며 포틀랜드에 살라미 붐을 일으킨 곳인 만큼 하나의 메뉴만 꼽으라면 역시 샤퀴트리 보드. 최고의 맥주 도둑이다. 주소 107 SE Washington St.

 

포틀랜드에서 꼭 가봐야 할 맥줏집
1 캐스케이드 브루어링 배럴 하우스(Cascade Brewing Barrel House) 포틀랜드를 넘어 미국 전체에 사워(Sour Beer) 맥주의 성지로 알려져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무려 750여 개의 오크통에서 수많은 종류의 사워 맥주가 숙성되고 있다. 실험적인 브루어리인 만큼 맥주에 정통한 이들에게 사랑받는다. 주소 939 SE Belmont St.

2 헤어 오브 더 도그 테이스팅 룸(Hair of the Dog Tasting Room) 가족들이 운영하는 곳인 만큼 특유의 친근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1년에 600배럴이 넘는 맥주를 생산하며 최대 8년까지 숙성시킨 도수가 꽤 높은 맥주를  맛볼 수 있다. 역시 ‘독창적인 맛’의 맥주를 만드는 것이 이곳의 철학인 만큼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희귀 맥주를 선보인다. 주소 61 SE Yamhill St.

3 텐 배럴 브루잉(10 Barrel Brewing) 오리건 주에만 네 개의 매장을 두고 있는데 펄 디스트릭트 부근에 위치한 지점이 가장 방문하기 좋다. 뻥 뚫린 벽과 맥주 탭을 마주 보는 바에 앉아 10개의 샘플을 골라 마시며 자신의 취향의 맥주를 찾아보길. 여느 브루어리에 비해 피시앤칩스, 버거, 피자 등 식사 메뉴가 다양하다.주소 1411 NW Flanders St.

4 에이펙스(Apex) 포틀랜드라고 해서 굳이 브루어리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에이펙스는 자가 맥주펍이 아니기 때문에 더 다양한 오리건 맥주를 체험할 수 있다. 그날 선정된 50여 개의 신선한 맥주탭으로 채워지는 이 곳은 오직 맥주만 판매하니 안주를 곁들이고 싶다면 가까이 위치한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가져오면 된다. 맥주를 좀 마셔본 사람이라면 엘 토로(El Toro) 맥주 공장에서 양조한 꽤 강한 맛의 에일이 있는지 물어보고 도전해볼 것. 주소 1216 SE Division St.

5 벨몽트 스테이션(Belmont Station) <노스웨스트 브루잉 뉴스(Northwest Brewing News)>가 선정한 ‘오리건 최고의 비어 스토어’, <드래프트  매거진(Draft Magazine)>이 선정한 ‘미국 최고의 비어 바 100’ 등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하는 곳. 300여 종이 넘는 엄청난 보틀 숍과 20여 개의 탭비어를 갖춘 비어 카페를 함께 운영한다. 주소 4500 SE Stark St.

6 페페 르 모코(Pepe Le Moko) 은밀한 입구를 통과하면 호스트가 특이한 모자를 쓰고 등장해, 빌딩 안쪽으로 깊숙이 안내한다. 벽에는 옷을 반만 걸친 여인들의 사진이 붙어 있고, 괴상하게 휘어 있는 벽에서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시그니처 칵테일은 더 그래스호퍼(The Grasshopper). 민트 향이 감도는 밀크셰이크를 베이스로 페르네트 브랑카(Fernet Branca)로 맛을 낸다. 높은 도수의 위스키를 베이스로 아몬드 리큐어와 레몬 즙을 섞 은 후 달걀 흰자로 풍미를 더한 아마레토 사워(Amaretto Sour)도 인기다. 주소 407 SW 10th Ave

8 디그 어 포니(Dig a Pony) 오픈하자마자 힙스터들의 사랑방으로 떠오른 디그 어 포니. 저녁 6시면 포틀랜드 멋쟁이들이 넓은 바 좌석을 약속이나 한 듯 채우기 시작한다. 이 곳만의 남다른 매력은 거의  매일 밤 다른 디제이를 초청해 음악을 튼다는 것. 위스키, 와인, 맥주 종류도 다양하지만 치즈버거, 샌드위치, 치킨 라이스 등 한 끼 식사로 충분한 메뉴도 준비되어 있다. 주소 736 SE Grand Ave.

 

포틀랜드에서 꼭 가봐야 할 커피숍
1 코아바 커피 로스터(Coava Coffee Roasters) 커피는 물론 인더스트리얼풍 인테리어와 직접 디자인한 드립 커피 장비까지 브랜드의 정체성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카페 한켠에 작업실을 마련, 넓은 홀에 테이블 서너 개만 두고 나머지 공간을 놀리는 ‘쿨함’이란! 거기에 로스팅한 커피를 테이블 위에 늘어놓고 맛을 보며 서로 의견을 나누는 바리스타들의 진중한 모습을 보고 있으면 브랜드에 대한 믿음이 절로 간다. 주소 1300 SE Grand Ave.

2 스털링 커피 로스터(Sterling Coffee Roasters) 아담한 사이즈의 스털링 커피 로스터는 매일 이곳을 찾는 단골 손님으로 채워져 있다. 싱글오리진의 단일 지역 커피 2개를 선정해 짧게는 3일, 최대 7일 정도 제공하니 계속해서 다른 맛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 코코아와 캐러멜이 풀 바디로 입안 가득 느껴지는 에스프레소는 위스키잔에 서브되어  이상하게 취하는 기분마저 든다. 주소 417 NW 21st Ave.

3 하트 커피 로스터(Heart Coffee Roasters)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에 가까운, 콩을 가볍게 로스트해 미묘한 맛과 산미를 지키는 커피를 선보인다.  블랙과 화이트로 나눠지는 인테리어와 하얀 잔에 그려진 하트 로고, 티를 담는 귀여운 주전자까지 모든 게 매력적이라 더 자주 찾게 된다. 두 개 지점 중에 사우스웨스트점을 찾으면 귀여운 바리스타 오빠들을 구경하는 재미까지 더해진다. 주소 537 SW 12th Ave.

4 바리스타(Barista) 커피계의 편집숍이라 할 수 있다. 직접 로스팅하지 않고 유명한 로스터리의 원두를 받아 싱글오리진은 물론, 에스프레소, 사이폰 등 다양한 커피를 구사한다. 남서부에서 챔피언십 타이틀을 3개 수상한 오너 빌리 윌슨(Billy Wilson)은 유명하지 않은 로스터를 알리거나 바리스타를 육성하는 일에도 열심이다. 세 개의 지점 중 노스웨스트점이 가장 상징적이며, 좀 더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앨버타점을 찾으면 된다. 주소 539 NW 13th A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