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변화를 깊숙이 들이마실 수 있는, 아름다운 서울의 길 세 곳.

부암동 서울미술관

인왕산과 북악산에 걸쳐 있는 부암동은 어느 계절에 찾아도 걷기 좋은 곳이다. 부암동 주민센터로 올라가는 초입에 자리한 서울미술관은 얼마 전 개관 2주년을 맞이한 곳. 전시 관람만큼이나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 바로 미술관 뒤 편의 석파정이다. 흥선대원군이 탐을 내 별장으로 사용하기도 했을 정도로 아름다운 이 곳에 오르면 낙엽을 입은 북악산과 종로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정원이라고 부르기엔 산책 코스도 넉넉하다. 

 

상암동 메타세쿼이아길

월드컵경기장으로 더 유명하지만, 사실 상암은 하늘공원, 난지천공원, 평화의공원, 노을공원, 난지한강공원 등 커다란 다섯 개의 공원이 모인 곳이기도 하다. 쓰레기 매립지였던 난지도의 흔적은 이미 없어진 지 오래, 1999년도에 조성한 하늘공원의 메타세콰이어길의 나무들도 어느새 자연스레 자랐다. 900 미터에 달하는 산책로는 서울 시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평화로운 풍경이다. 한강과도 멀지 않다.

 

영추문길

‘연인이 함께 걸으면 헤어진다’는 덕수궁 돌담길에 얽힌 속설이 아무래도 마음에 걸린다면 영추문길을 걷자. 경복궁과 국립고궁박물관을 감싼 돌담의 문 중에서 효자로쪽으로 난 영추문 길은 통의동과도 곧바로 이어진다. 대림미술관, 보안여관 등 유명한 장소들이 많지만 나날이 복잡해지는 서촌에 비하면 여전히 한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