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는 평소에 어떤 음악을 들을까? 그가 <얼루어>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5가지 트랙 리스트는 바로 이것이다.

 

1 폴 매카트니의 ‘Maybe I’m Amazed’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가 1970년대에 했던 밴드, 윙스(Wings) 음반은 계속 즐겨 들어요. 그리고 비틀즈가 해체한 다음에 폴 맥카트니가 솔로 음반으로 낸 ‘Maybe I’m Amazed’라는 곡을 좋아하고요. 어렸을 때부터 발라드를 별로 안 좋아했는데, 비틀즈의 발라드는 다 아름다워요. 특히나 폴 맥카트니는 저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는데, 가장 아름다운 발라드라 생각해요.

http://youtu.be/cm2YyVZBL8U

 

2 눈뜨고 코베인의 ‘우리 집은 화목한데’

눈뜨고 코베인이 신곡을 냈는데, 음반이 굉장히 좋아요. <스카이랜드(Skyland)> 중에서 일 번 트랙으로 수록된 ‘우리 집은 화목한데’라는 곡이 제일 좋았고요. 속이 시원했어요. 우리 집은 화목한데 삼촌이 자살을 하는 내용이에요. 그런데 굉장히 순박하면서도 희망적인 메시지가 담겨있고, 노래의 끝에 다다라서도 어두운 정서 같은 건 멜로디에 드러나지 않아요. 경쾌한 분위기로 유지되는 내용이에요. 눈뜨고 코베인은 늘 그래왔고, 제가 있었던 10년 전에도 마찬가지였어요. 국내 인디 밴드 시장에서 독특한 음악이 많이 나온다고 하지만, 눈뜨고 코베인 같은 캐릭터는 없어요. 14년 째 ‘우린 딱 이런 스타일이야’ 믿고 지켜나가는 모습이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눈뜨고 코베인 출신이라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어요.

http://player.music.naver.com/radio.nhn?radioType=track&seed=4501815

 

3 산울림의 ‘웃는 모습으로 간직하고 싶어’

산울림은 뭔가 신나면서도 슬픈데, 우리 한국말이 얼마나 음악적인 언어인가를 모든 곡에서 보여줘요. 그런 점에서는 최고죠. 역사상 최고. 그 전에도, 그 후에도 그런 팀은 없었다고 생각해요. 우리 같이 록밴드를 하는 사람들과 대중 음악을 하는 사람들까지 통틀어 모두 서양 음악을 하고 있지만, 그 와중에 산울림은 세계 어디다 내놔도 독창적일 수 있는 뮤지션이에요.

http://youtu.be/7BoultYVKi0

 

4 테임 임팔라의 ‘Nothing That Has Happened So Far Has Been Anything We Could Control’

테임 임팔라(Tame Impala)는 곡 단위로 듣는 게 아니라 음반 단위로 듣기 때문에, 꼭 이 곡이어야만 하는 건 없어요. 작년에 영국에서 공연을 했을 때 테임 임팔라 공연을 보고 큰 감흥을 얻었고, 3집의 ‘내 사람’같은 곡을 만들 때도 영향을 주었어요. 우리시대에 사이키델릭 음악을 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굉장히 잘하는 편에 속하죠.

http://youtu.be/Gkp05lmogIM

 

5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의 ‘Renegades of Funk’

술 먹고 음악을 틀고 춤출 때, 꼭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Rage Against the Machine)의 이 곡을 신청 해요. 제가 10대 때 좋아했던 뮤지션들은 사실 제 마음의 최상위권에서 밀려났는데, RATM은 항상 그 위에, 가장 좋아하는 밴드 순위권에 머물러 있어요. 그들을 알게 된 지 20년 정도되었는데 여전히 변함없이 말이에요.

http://youtu.be/K626gMvu2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