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켓에 들러 처음 산 것은 가글이었다

먼 길 떠나온 출장 길, 슈퍼마켓에 들러 처음 산 것은 가글이었다. 행여나 양치를 하기 힘든 상황이 올 때를 대비해 씹을 껌을 사면서 집 밖으로 나오면 괜히 깔끔함을 떨게 되는 심리가 더해져 평소에는 잘 하지도 않는 가글 코너로 발길을 돌렸다. 거기에는 눈에 익은 브랜드, 리스테린이 꽤 다양한 라인으로 구비돼 있었다. 그중 특히 눈에 띄는 제품은 스무스 민트와 화이트닝. 안 그래도 입안이 따끔거릴 정도로 알싸한 느낌이 걱정되던 차에 이거다 싶었다. 제품의 색도 훨씬 옅은 것이 정말 부드러울 것만 같았다. 하얀 이를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는 화이트닝은 또 어떻고. 커피를 좋아하는 나를 위해 만든 제품인 것 같아서 얼른 두개를 집어들었다.



화이트닝은 구강청결제가 아니라서 그런지 화한 느낌이 전혀 없었다. 대신 미세하고 풍부한 거품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1분을 버티라는 제품 설명서를 미처 따르지 못할 정도로 거품이 많이 났고, 간지러웠다. 화이트닝 치약의 액체 버전인 셈인데 서너번 했더니 간지러움은 적응이 됐고, 보름 넘게 쓰고 있는데 치아가 하얘진 게 느껴질 정도의 효과도 봤다. 하지만 스무스 민트는 전혀 부드럽지 않았다. 온전히 민트인 제품보다는 약하겠지만 사용 후에는 입술이 다 건조해질 정도였으니 ‘스무스’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우리나라에서처럼 솔직하게 ‘입속 폭탄’ 같은 문구로 대체하는 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