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구의 반을 차지하고 있는 남자와 사이좋게 지내려면? 무엇보다 그들을 이해해야 한다. 알고 보면 너무 다른 그들. 여자들은 모르고, 남자들은 알려주고 싶은 남자에 관한 100가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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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남자의 정치

남자들의 정치는 현재의 대통령, 당장 다가온 시장 선거에 있지 않다. 생존을 건 치열한 정치는 바로 지금 회사에서 벌어지고 있다. 남자에게 회사는 또 다른 전쟁터.

1. 학교 친구는 친구다 인맥을 위해 좋은 학교에 진학해야 한다고 어른들은 말하겠지. 하지만 커리어만 생각한다면 친구들이 도움이 될까? “나 걔 아는데”라는 아는 척과 친구들과 술 한잔하며 서로를 위로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 그게 다다. 친구가 가망고객이 된다거나 커리어를 견인해줄 수 있다거나 하는 건 극히 낮은 확률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결국, 공과 사는 구분하라는 옛말이 틀리지 않다.

2. 프로파일러 되기 우리가 무슨 CSI 범죄 수사대라도 되냐고? 그렇지 않다. 주변 사람의 성향을 파악해두는 건 두 명 이상의 인간이 모여 있는 곳에서 함께 생활해야 할 멤버들에게 있어 필수적인 것이다. 특히 회사 생활이 커리어를 좌우하는 남자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다.

3. 서열 정하기 대략의 프로파일링이 끝났다면 그 다음은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서열을 매긴다. 이 서열은 조직에서 정해준 서열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내가 판단하는 현재의 위치와 미래의 잠재력 등이 근거가 되는 거니까. 프로파일링이 수평적인 구분이라면 서열 정하기는 다분히 수직적인 구분이며 당사자 입장에서는 기분 나쁠 수도 있는 차별적인 처사지만 뭐 내 속에서만 하는 거니까. 물론 겉으로 표가 나면 위험하니 조심조심 구성한다.

4. 줄서기 내가 누군가의 뒤에 줄을 서건 안 서건, 어차피 다른 사람들은 어딘가에 줄을서 있다고 인식한다. 그러니 중요한 건 ‘잘 서는 것’ 혹은 ‘잘 선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 ‘잘’서기의 예술은 과도한 충성모드와 무관심모드 사이의 그 어딘가를 상황에 맞게 잡아내야 하는, 매뉴얼화하기 어려운 일이며 다수의 시행착오가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같은 실수를 두 번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는 걸 깨닫는다.

5. 접대 남자는 생각한다. 주는 게 있어야 받는 게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어쨌든 줘야한다. 줄 서서 받아 먹으려 하는 자에겐 해가 뜨지 않을 것이다. 이때 사전 프로파일링 데이터가 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관계를 유지하려면 상대가 좋아하는 것을 과하지 않게 공략할 필요가 있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외부 고객 접대와 대외 홍보보다 내부 인맥 접대와 사내 홍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절절히 깨닫게 될 것이다.

6. 조직 개편 미칠 노릇이다. 아무리 줄을 잘 선 것 같아도 리부팅 한 방에 가버리는 수가 있다. 더 큰 문제는 무슨 조직 개편을 3개월에 한 번 하냔 말이다. 거기에 조직 이름이나 윗사람 정도만 바꾸는 게 아니라 포커판에서 카드 뒤섞듯 아무 기준도 없이 사람들을 섞어버리기도 한다. 가장 곤란한 상황은 조직 개편 전에 ‘넌 무슨 일 하고 싶냐’는 인터뷰까지 해놓고선 아무 관계없는 것으로 개편되는 것이다. 개편 광풍이 불어오기 시작할 때부터 발표되기까지 몇 주 혹은 몇 달간은 일도 손에 안 잡히고 시간도 안 가고 짜증만 난다. 월급은 그런 시간을 위로해주기 위해 주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7. 눈치와 로열티 사이 회색 분자로 분류되는 게 꺼려지거나 자존심이 상할 수는 있다. 하지만 누가 봐도 명백하게 ‘누구 편’ 혹은 ‘누구 라인’으로 분류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늘 낫다. 언제든 수월하게 리셋할 수 있으니까. 더럽고 치사해 보일지 모르지만, 시행착오를 겪게 되는 과정에서 가장 좋은 포지션임에 분명하다. 강한 놈이 오래가는 게 아니라 오래가는 놈이 강한 거다.

8. 적과의 동침 적을 만들지 말고 남에게 적이 되지 말라. 뭐 작정하고 적이 되는 것도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겠다만 일 년에 몇 번씩 작정하고 ‘한번 해보자 이거지?’ 싶은 순간들이 오는데 아무리 울컥해도 꾹 참고 지혜롭게 넘겨야 한다. 초등학교 애들 싸우는 것도 아니고 회사 생활하면서 서른 살 넘은 어른끼리 화해하는 것, 절대 쉽지 않다. 최대한 싸울일을 만들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9. 자존심 접어두기 언젠가 더 이상 눈치 보지 않고 줄서기 따위 고민하지 않고 내 자존심 챙길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다 큰 어른들이 유치하게 싸우는 기성 정치판이나 사내 정치판을 보면서 깨어진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줄 알았던 자존심은, 세상에서 가장 하찮은 것으로 고이 접어 서랍 속에 넣어둔다. 사업을 해야 되나? 생각하지만 사업을 하면 자존심 상할 일이 더 많이 생길 것이다.

10. 가장 중요한 건 인내 이 싸움은 매우 소모적이고 정치판의 끝은 깨끗할 수 없다. 내 손을 더럽히지 않고 그 판에 끼어들 수도 없다. 난 왜 이러고 사는지에 대해 깊게 회의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그리고 가족의 부양이란 책임감이 생기면, 이 모든 플레이가 더럽고 치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이 모든 것을 참아낼 수 있게 된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서. – 김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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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남자와 돈

모든 남자는 부자를 꿈꾼다. 그래서 방식이 중요해진다.

1. 하지 말아야 할 투자 남자 친구가 선물, 옵션을 한다고 하면 말려야 한다. 선물, 옵션은 주식보다 위험하다. 위험 정도를 보면 ‘주식 < 선물 < 옵션’이다. 흔히 휴지 조각이 되었다고 표현하는데, 휴지 조각이 될 확률이 가장 높다. 2. 안정적 투자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사람은 채권을 산다. 위험 회피 경향이 큰 사람일수록 채권에 투자한다. 채권은 은행 예금이라고 생각해도 된다. 그러나 그것보다 좀 더 위험을 떠안는 대신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에 주식을 한다.

3. 주식형 펀드 언론에서는 주식투자 하지 말고 주식형 펀드를 들라고 말한다. 사실 이게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내가 더 잘할 것 같다. 수많은 정보가 귀를 간질인다. 그 정보 중 하나 잘 잡으면 내 인생을 고칠 것 같으니 사람들이 다시 주식을 하게 된다.

4. 주식과 공부 어떤 사람들은 주식을 합리적으로 잘한다. 주식은 도박이 아니기 때문에 공부를 해야 한다. 하지만 도박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주식을 한다. 그러다 한 방에 훅 가는 것이다. 주식은 단 두 가지 경우밖에 없다. 잃거나, 벌 확률을 50%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론 아니다. 공부해도 돈 벌기 어려운 게 주식이다.

5. 우정의 증명 친구에게 보증을 서지 않겠다는 건 여자들이 미리 남자에게 다짐받아두어야 할 성질의 것이다. 친구끼리 금전거래 하지 말라고 하지만, 남자들 사이에서 금전거래는 우정의 또 다른 증명이 된다. 여자가 서로 돈을 빌리고 갚는 것보다 남자들은 훨씬 더 많은 금액과 잦은 빈도로 돈을 빌리고 갚는다. 그걸 의리라고 생각한다.

6. 부동산 만약 집이 없다면, 남자가 돈을 버는 첫 번째 목표는 내 집 마련이 될 수밖에 없다. 집이 없어서 결혼도 망설이는 존재가 남자다. 하지만 서울에 집 구하는 게 요즘 얼마나 어려운가. 아무리 부동산 경기가 끝났다고 해도, 우리나라식 재테크로는 부동산만한 게 없다고 다들 생각한다. 다만 돈이 없어서 아직 못할 뿐이다.

7. 비밀 통장 결혼한 남자에게는 비밀 통장이 있다. 각종 수당, 성과급 등을 따로 모아서 비자금으로 삼는다. 이 돈은 주로 술 마시고 노는 ‘유흥비’로 쓴다.

8. 적금 남자들은 적금을 재테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남자에게 재테크는 인생을 놓고 시작하는 게임과도 같다. 적금에는 포기한 기회비용만 있을 뿐, 금리며 모든 것이 예측 가능하다. 적금으로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 남자는 거의 없다. 적금은 다만 돈을 가두는 ‘가두리 양식장’일 뿐이다.

9. 부모의 재산 처음에는 자수성가를 꿈꿨다. 하지만 살면서 현실을 점점 깨닫게 된다. 이제 우리는 아버지 세대만큼 돈을 벌기가 굉장히 힘들어진 나이다. 게다가 나는 빌게이츠나 스티브 잡스처럼 천재도 아니다. 부모님께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10. 재테크의 이유 남자가 재테크를 하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왜 돈을 벌려고 할까? 기본적으로 남자는 가장의 역할을 수행한다. 집에 돈을 가져와야 하는 존재고, 식구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 존재다. 남자인들 부양에 대한 부담 없이 인생을 즐기고 싶지 않겠는가. 게다가 돈이 있으면 더 재미있게 놀 수 있다는 건 누구나 안다.

21~30 남자의 여자

이제 가장 궁금한 것을 가르쳐주겠다. 여자와의 관계에 있어서 남자의 속내를 훔쳐봤다.

1. S라는 이름의 세 글자 여자들은 이것을 반드시 기억해야만 한다. 남자들은 다 똑같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S로 시작하는 세 글자가 분명히 존재한다. 남자가 여자를 만나는 것의 궁극적인 목적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리고 그것을 가장 합법적으로 빨리 도달하게 만드는 건 술이다. “술 한잔할래요?”가 모든 것의 시작이 될 수 있다.

2. 남자는 준 게 없다 몸속에서 정자가 떠난 다음, 남자는 무감각해진다. 때문에 여자는 약아져야 한다. 남자도 임신에 대한 공포는 있다. 하지만 공포감만 있을 뿐이다. 남자가 관계 후에 담배를 피우곤 하는 이유는 불안감과 공포감, 책임에 대한 부담에서 본능적으로 도망가고 싶기 때문이다. 감정에 대한 책임, 미래에 대한 책임, 관계에 대한 책임 때문에 허무함 속으로 도망가고 싶어진다. 반면 아무리 대쪽 같은 여자들도 섹스 후에는 순해진다. 여자는 섹스 후에 모든 것을 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남자는 준 게 아무것도 없다.

3. 여자도 잘해야 한다 스킨십 속도에 대한 차이는 충분히 싸움을 야기할 수 있는 문제다. 섹스는 기술이다. 그러므로 섹스는 잘해야만 하는 성질의 것이다. 특히 오럴 섹스를 싫어하는 남자는 없다. 하지만 이때에도 타이밍은 중요하다. 남자의 생각보다 너무 빨리 해주면 여자가 쉬워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반면, 남자가 해달라고 여러 번 표현하는데도안 해주는 경우, 불만이 쌓인다. 이때의 불만족 감은 여자가 ‘조루’인 남자를 만났을 때의 불만족감과 비슷할 것이다.

4. 회의 요청 금지 연애 생활에 있어서 여자들의 가장 큰 문제는 여자들끼리 회의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자들은 맞는 답을 구하기가 힘들다. 기본적으로 남자라는 존재의 속성, 사고 과정을 모르기 때문이다. 남자에 대한 고민은 친한 남자에게 털어놓아라.

5. 친구와 애인의 중간쯤 친구와 애인의 중간에 있다고 느끼는 건 여자일 때가 많다. 마음은 있는데 애매하다고 느낀다면, 그건 애매한 게 아니라 남자한테는 당신은 친구인 것이다. 친구에서 연인으로 가는 과정은 남녀 모두 기회비용이 발생한다. 잘되면 애인을 얻지만, 안 되면 친구 하나 더 잃는다는 점은 남자나 여자나 같다. 친구 사이에는 신체 접촉을 하지 말아야 할 ‘성역’이라는 게 존재한다. 여자의 허리, 어깨, 손, 엉덩이, 허벅지는 미안하지만 성역이 아니다. 여자의 가슴, 여자의 입술만 성역이다. 이 성역은 서로 술 마시고 만졌을 때, 술이 깼을 때 미안하다고 사과해야 할지, 사귀어야 할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곳이다.

6. 친구로 지낼 수 없는 이유 남자는 진짜 사랑한 여자, 그리고 섹스한 여자 친구와는 헤어진 후 친구로 지낼 수 없다. 가끔 그럼에도 친구로 지내는 남자가 있다. 그러나 그런 남자는 친구도 하지 말라. 좋은 남자가 아니다. 섹스하고 나서도 친구처럼 지내자는 남자가 있다면 당장 인연을 끊어버려라.

7. 하지 말아야 할 말 헤어질 각오가 아니면 남자에게 하지 말아야 할 말과 행동이 있다. ‘헤어지자’, ‘실망했어’라는 말을 할 때는 신중히 생각하는 게 좋다. 더 열 받는 건 비교 당할 때다. 비교 대상이 나랑 비슷한 레벨이면 괜찮지만, 그 이상 레벨과 비교하기 시작하면 헤어지는 지름길이다.

8. 당신의 과거 여자의 과거는 어디까지 이야기해야 하나. ‘애정남’이 정해준 대로 27세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을까?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는 숨기는 게 유리하지만, 나이가 있다면 숨긴다고 숨겨지지도 않는다. 말을 하되, 말하기 적당한 남자를 말하는 게 낫다. 남자는 자존심의 동물이다. 예전에 대단한 남자를 사귀었다고 말하는 것이 자신을 높이는 것 같겠지만, 사실은 남자를 뒷걸음치게 만드는 행동이다. 남자 친구가 과거의 연애를 물어보면 “어린 마음에는 잘 만나는 것 같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별로였어.” “배려할 줄을 모르더라고.” 이런 식으로 지금 만나는 너만큼 좋지 않았다는 걸, ‘뉘앙스’만 풍겨라.

9. 얼굴과 몸매 남자들은 마른 여자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뚱뚱한 여자는 싫어한다. 남자에게는 예쁜 여자와 안 예쁜 여자, 몸매 좋은 여자와 몸매 안 좋은 여자가 있을 뿐이다. 사실 남자끼리는 여자의 얼굴보다 몸매 이야기를 더 많이 한다. “걔 몸매 좋지.” 이건 남자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칭찬 중 하나인 것이다. 가슴에 집착하는 남자도 있고, 다리에 집착하는 남자도 있다. 하지만 ‘몸매 좋다’를 가르는 기준은 기본적으로 다리다. 스타킹과 하이힐을 좋아하는 이유도 다리가 예뻐보여서니까. 가슴은 푸시업 브라, 일명 ‘뽕브라’가 있지 않나. 만약 가슴 크고 허리 가늘고 다리 예쁘면 얼굴 학점이 ’C’여도 괜찮다.

10. 화가 나는 이유 “오빤 내가 왜 화가 났는지 알아?”라는 질문을 할 때는, 남자가 절대로 만족스러운 대답을 하지 못한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남자는 “몰라”라는 답도, “알아”라는 답도 할 수 없다. 그 어떤 대답도 여자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때는 그 질문에 대해 성실하게 대답을 하고 있는지, 그 성실성만 보면 된다. 그 성실성이 바로 여자를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다. 사귀기 전에 머뭇거리는 사람은 사귀어도 문제다. 자존심 상관없다면 대시를 해보고 빨리 접어라. 웬만큼 연애하고, 웬만큼 나이를 먹으면 본능적으로 상대방이 내 마음을 아프게 할 타입인지, 좀 심심해도 편안하게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사람인지 알게 된다. – 김계식

31~40 남자의 패션

남자는 여자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다. 남자에게 필요한 패션의 룰은 따로 있다는 것을.

1. 잘 꾸민 남자 남자가 잘 꾸몄다고 좋아하면서 볼 게 아니다. 잘 꾸미면 좋은 점이 많다. 그러나 패션지에 나오는 것들을 제대로 갖추기 위해선, 들어오는 것만큼 나가는 것이 있다. 남자가 자신에게 투자하는 만큼, 여자 친구나 아내에게 갈 돈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2. 패션의 발전 남자는 꾸미기 시작하면 ‘아이템’의 다양화보다는 ‘소재의 고급화’로 발전해가는 치명적인 코스를 밟는다. 슈트 상의는 무조건 기울어진 티켓포켓이 있어야 하고 소매엔 리얼버튼, 양쪽 트임은 허리 근처까지 높게 놀라가야 한다. 슈트 하의는 맞춤 슈트의 오랜 역사대로 벨트고리 없이 ‘어저스터블 밴드(Adjustable Band)’를 대었으며 셔츠는 무조건 프렌치 커프스를 입는 남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옷 입는 취향이 확고해진 옷 잘 입는 남자는 이렇게 말한다. “미안하지만 이것만큼은 양보 못하겠다.”

3. 다른 시각 여자들이 자신의 남자에게 ‘정말 어떤 옷을 입기를 원하는지’ 물어본 적이 있으며 또한 ‘어떤 옷을 입었을 때 편안한지’ 알아본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연예인 누가 입어서 유행을 했다고, 요즘 이 아이템이 떴다고 자신의 남자에게 억지로 입히지는 말자는 것이다. 남자들이 스스로 원해서 그것을 구입하고 걸친다면 굳이 언급을 하지 않겠다. 그러나 대다수의 남자는 여자들이 좋아하는 남자 패션아이템에 대해 무조건 긍정적이지는 않다. 피곤해지기 싫어서 주는 대로 입을 뿐.

4. 입을 수 없는 컬러 대다수 남자들에게(패션지에 나오는 사람들은 빼고) 핫핑크를 비롯한 원색의 아이템은 어릴 적부터 기피 대상이다. 특히 요즘 영역을 넓히는 컬러 팬츠는 같은 남자들에게 이런 말을 듣게 한다. “네가 소녀시대냐?” 특히 남자들은 남자의 패션을 보지 않는다. 남자들은 TV 예능프로에서 남자들이 뭘 입는지 자세히 보지도 않고 기억조차 안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지금 씨스타, 카라, 지나를 TV가 터질세라 보고 있으며, 조만간 컴백 할 소녀시대만 주시할 사람일 뿐이다. 남자 연예인들이 뭘 입었는지 관심조차 없고 그들이 착용한 아이템을 따라 하겠다는 생각조차 안 한다.

5. 본드, 제임스 본드 남자 스타일링의 가장 좋은 시청각 교재는 제임스 본드, 007 시리즈다. 귀족가문 출신, 사립고와 명문대학을 거쳐 해군 중령 출신의 엘리트지만 국민들의 세금으로 돔페리뇽과 카스피해 캐비어는 매일 사 먹고, 호텔만 가면 가장 비싼 스위트룸 아니면 쳐다보지도 않으며, 상관 명령은 한 귀로 흘리고 날마다 미녀들을 바꿔가면서 숙면을 취하는 공무원인 제임스 본드는 1960년대를 거쳐 2008년 에 이르기까지 남자 스타일링의 정석을 보여줬다. 시대에 따른 트렌드의 변화도 있었지만 6명의 본드는 ‘품격 있고 고상하면서 멋진’ 스타일링을 각 시대별로 보여준다. 슈트 이외에도 블랙타이, 블레이저, 캐주얼, 면바지, 운동화, 터틀넥 등 다양한 아이템을 그야말로 ‘고상한 방법’으로 보여줬다. 게다가 착용한 아이템들이 과하지도 않았다. 슈트는 언제나 간결하고 캐주얼하게 입는다 해도 불필요한 아이템은 몸에 걸치지도 않았다. 멋지면서 간결한, 남자다운 스타일링이 무엇인지를 항상 보여줬다. 내 남자를 더 멋지게 하고 싶다면 바로 007 시리즈를 보는 것을 권하겠다.

6. 디테일의 역할 남자 친구가 남자답고 멋진 패션을 구사하길 원한다면 유럽 패션을 눈여겨보라. 카날리, 빨 질레리, 제냐 등의 매장을 둘러보고 국내 남성복 브랜드 매장을 둘러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여자들이 주의 깊게 보는 ‘디테일’은 국내 브랜드가 더 많다. 쉽게 말해 ‘여자가 만든 남성복’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온다. 재킷 라펠에 가죽이 들어가거나, 트렌치코트에 금장단추가 달리거나, 팬츠에 파이핑이 덧대어지면서 이런 남성복은 ‘남자 냄새’가 나는 것이 아닌 ‘귀여운’ 느낌으로 변해버리고 만다.

7. 위험한 패션 아이템 ‘남자 좋아하는 남자’가 착용할 법한 아이템들은 위험하다. 서울에 있는 외국 남자들이 빠뜨리지 않고 하는 이야기가 한국 남자들이 게이처럼 입고 다닌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가로수길, 홍대, 이태원 등을 걷다 보면 공통적인 유행 아이템을 걸치고 다니는 20대 남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해외에선 그런 ‘트렌드세터’들이 생각보다 매우 적고, 또한 소위 ‘남자 좋아하는 남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 옷차림이 어떤 것인지 감이 잘 안 온다면 지금 우리나라 남자 아이돌이 입는 옷을 보면 된다.

8. 함부로 따라 하지 마시오 컬렉션이 끝나면 남자 패션 잡지에도 컬렉션 주변의 옷 잘 입는 남자의 사진을 찍은 기사가 나온다. 여자는 그 사진을 보면서 왜 우리나라에는 이런 남자가 없냐고 한탄하겠지만 그 책에 나오는 최신 스타일링의 남자는 밀라노, 런던, 뉴욕에 가서 아무리 찾아도 보기 힘들다. 심지어 한국보다 찾기 힘들다. 남자 패션 잡지에 언급되는 스타일은 바로 전 세계 남성복 관계자들이 모이는 자리라서 그렇다. 그야말로 ‘패션계의 메시, 호날두’ 등이 모인 자리니까 찍을 것도 많다.

9. 직장 패션의 룰 남자들이 멋지게 입고 싶어도, 멋지게 입었다간 직장에서 눈 밖에 나기 쉽다. 우리나라의 경우 상당수의 회사가 근무복으로 정장이나 비즈니스 캐주얼을 요구하는데, 문제는 그 안에서의 룰이 있다는 것이다. ‘바지가 왜 그리 짧아요?’라고 묻고, ‘타이가 왜 비뚤어졌어요?’라고 묻는다. 타이는 ‘하프 윈저노트’로 비대칭으로 묶어서 그렇다. ‘눈치’가 생명인 한국 직장 생활에서 그런 이야기를 계속 듣는다면 대부분은 ‘다수’가 입는 방식으로 바로 옮겨갈 것이다. 이건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옷차림을 두고 회사의 윗사람들이 이야기를 하게 되면 눈 밖에 난다. 눈 밖에 나면 회사 생활하기가 아주 힘들어진다. 회사에서는 덜 멋지게 입고 다니는 사람이 현명하다.

10. 남자에게 사줘야 할 것들 몸에 잘 맞는 네이비 슈트, 흰색이나 하늘색 셔츠, 단색 타이에 검은색 브로그(Brogue). 늘 티셔츠를 입고 다니던 남자 친구가 직장에 들어갔다면 바로 이것만 장만해주면 된다. 남자 직장인들의 패션에 많은 변화가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대세는 ‘슈트’다. 그리고 사무실이 많은 거리에는 참 많은 슈트가 보이게 마련이다. 타이 역시 우리나라 남자들이 복잡하거나 화려한 타이를 매는 반면, 유럽 쪽은 단색이나 줄무늬, 자잘한 무늬 등으로 매우 간결한 편이다. 네이비 슈트에 흰색 셔츠, 올리브 그린 니트 타이에 검은색 구두를 입은 남자. 괜찮을 것이다. – 이윤철

41~50 남자와 스포츠

남자는 스포츠에 열광한다. 특히 좋아하는 스포츠가 있고, 알고 보면 이런 의미다.

1. 야구는 집이다 야구는스포츠화한 남자의 일과다. 특히 수렵 및 채집을 하던 시절의 일과같다. 허허벌판과도 같은 들에 나가 먹을 것을 찾는답시고 어슬렁거리지만 반드시 집으로 돌아와야만 한다. 아웃을 당하면 체면이 깎이므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떻게든 출루해야만 한다. 나가지 못하면 패배하고 패배는 즉 굶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몸에 공을 맞는 살신성인도 마다하지 않는다.

2. 축구는 패싸움이다 남자는 외롭다. 특히 혼자 싸우는 건 질색이다. 그래서 패싸움을 선호한다. 뭉쳤을 때 더 강해지기 때문이다. 축구는 패싸움이다. 친구가 맞고 있으면 저 멀리에서라도 뛰어와 ‘날라차기’로 돕는 것처럼, 미드필드에서 공을 놓고 각축이 벌어지면 골키퍼와 가까이 있던 수비수도 헐레벌떡 뛰어와 가담한다. 개인이 모여 만들어진 덩어리끼리 승부를 가르는 스포츠, 그게 축구다.

3. 농구는 종합예술과 사투 농구는 스포츠판 종합예술이다. 단거리 달리기, 높이뛰기, 공을 다루는 능력, 전략전술의 이해, 그리고 격렬한 몸싸움까지, 그야말로 모든 것을 갖췄다. 그래서 이제 농구는 육체적으로 가장 우월한 인종인 흑인의 전유물이 되었다. 농구를 보고 있노라면 다른 혹성의 초생명체들이 사투를 벌이는 듯한 착각에 빠질 때가 있다.

4. 스모는 의식과 절차 우스꽝스러운 헤어스타일에 근육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살덩어리의 남자들이 벌이는 찰나의 해프닝, 스모에 대해 가질 수 있는 가장 흔한 선입견이다. 승부는 정말 찰나에 판가름 나지만 그 이전의 의식과 절차는 신성하다. 그래서 스모를 좋아한다. 서로 싸울 준비가 되었다는 암묵적인 합의에 이를 때까지 절대 먼저 공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극히 신사적이기도 하다. 천하장사격인 ‘요코즈나’가 될 때까지 올라야 하는 서열의 나무는 회사의 전형적인 조직과도 같다.

5. 마라톤은 극기 세계대회 출전 자격을 갖춘 선수들의 기록은 평균 100m당 18초다. 이게 말이 쉽지, 보통 사람이라면 전력으로 달려도 끊기 어려운 시간이다. 한 번이면 모르겠지만 마라토너들은 그걸 420번 반복하는 셈이다. 게다가 마라톤은 활성산소를 발생해 노화를 촉진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쯤 되면 마라톤은 목표지점을 향한 극기, 또는 자기 파괴의 과정이다. 때로 그러한 극기나 자기 파괴가 필요할 때가 있다. 처음 마라톤 광야를 달려 승전보를 알린 그리스의 밀티아데스는 그 극기의 과정 끝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마라톤은 그런 운명을 타고났다.

6. 이종격투기는 일탈과 대리만족 일상이 너무 짜증스러워 누군가 하나 죽도록 패고 싶은 욕구에 참을 수 없는 날이 있다. 아침부터 쓸데없는 일로 트집 잡는 상사나 간단한일 하나 가르쳐준 대로 못해서 싸잡아 욕먹게 만드는 부사수가 언제나 우선순위 1, 2위를 다툰다. 그럴 때는 이종격투기를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는 동시에 살인(!) 충동을 잠재운다. 말그대로 이종격투기는 ‘이종’이기 때문에 사람을 만족시키는 구석이 있다. 이왕 누군가를 해쳐야 한다면 짐승이 되고 싶은 욕구를 대신 채워준다. 단, 물어뜯지는 말자. 인간으로서의 마지막 선은 지켜야 하지 않겠나?

7. 수영은 시기와 질투 딱히 동물이 되고 싶지는 않지만 만약 그래야 한다면 물고기보다 새가 되고 싶다. 엄청난 수압을 감당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이 물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면 근육이 엄청나게 발달한다. 물과 맞서 살아남기 위한 방편인데, 땅에서는 얻을 수 없는 종류다. 날렵하고 탄탄하지만 부드러워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키운 것과는 다르다. 수영은 경기보다 그런 근육 감상하는 맛에 본다. 성적인 매력이라기보다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느낌이므로 일종의 ‘맨 크러시(Man Crush)’에 가깝다. 물론 나의 몸과 비교하며 시기와 질투를 느끼는 건 필수다.

8. 골프는 정신력 골프는 스포츠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극단적인 몸놀림이 거의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드라이브를 날릴 때 외에는 몸을 격렬하게 움직이지 않고 천천히 걸어 다음 지점으로 이동한다. 프로가 아니라면 카트를 타는 경우도 잦다. 그러나 승부는 몸만으로 가르는 게 아니다. 정신력, 소위 말하는 ‘멘탈’이 이제는 더 중요하다. 바람의 움직임이며 땅의 굴곡, 잔디의 흐름 따위를 읽어 가득 들어찬 ‘갤러리’들 앞에서 보좌관(캐디)과 함께 전략을 짜서 경기를 펼치는 골프는 정신력의 스포츠이다. 타이거 우즈도 정신적인 측면을 보강하고 나서야 진정한 최고의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다.

9. 배구는 감질나는 격렬함 배구는 참으로 이상한 스포츠다. 엄청난 키를 자랑하는, 그야말로 우월한 운동선수들이 편을 갈라 승부를 내는데 절대 상대편과 신체 접촉을 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자기편과도 몸을 맞대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격렬하다. 그 큰 몸이 뛰어올라 내리찍는 스파이크 서브는 시속 115km에 달한다. 공이 왔다갔다 하는 걸 보고 있노라면 통쾌한 구석이 있는데 또 신체접촉이 없다 보니 감질난다. 배구를 보는 내내 이런 모순적인 감정에 시달린다.

10. 역도는 순간과 의무적인 고요함 모든 스포츠의 승패가 순간에 갈리기는 하지만 선수가 들어 올려야 하는 무게를 감안할 때 역도만큼 극단적인 순간의 스포츠는 없다. 역도에는 또한 의무적인 고요함도 있다. 다른 종목에서는 떠들썩한 응원이 힘을 돋우지만 역도에서는 그 반대로 진공과도 같은 고요함을 지켜야만 한다. 그래야 젖 먹는 힘까지 짜내
는 데 방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고요함이 긴장을 배가시킨다. – 이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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