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사 샘킴의 푸드트럭이 이번에는 부산으로 출발한다.다 함께 행복해지는 나눔의 한 끼를 들고서.

샘킴은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요리사다. 드라마 <파스타> 의 실제 주인공으로 알려진 그는 이탤리언 레스토랑 보나세라의 총괄 셰프이다. ‘버럭’ 소리지르던 배우 이선균의 모습에서 샘킴의 조용한 눈웃음을 연상하긴 힘들지만 말이다. 샘킴은 트레이드마크인 체크 셔츠와 온화한 미소로 공중파와 케이블을 넘나들며 ‘쿡방’의 세계로 인도한다. 그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셰프를 일컫는 신조어 ‘셰프테이너’의 주역으로 꼽힌다. 출연자의 냉장고에서 찾아낸 재료로 15분 동안 냉장고 주인의 혀를 만족시키는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그의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짧은 시간에 요리를 완성해야 하는 미션을 위해 다른 요리사들이 간결하고 화려한 레시피를 선택할 때, 그는 맛의 밑바탕이 되는 채소육수부터 우려낸다. 누군가는 능수능란한 말주변으로 웃음을 줄 때, 카메라는 진행자의 짓궂은 농담에 당황해서 진땀을 빼는 그를 담는다

 

그런 모습은 예능보다 어딘지 다큐멘터리에 더 가깝다. <진짜 사나이>에 취사병으로 출연하자 방송 욕심으로 선택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시선도 따라왔다. 하지만 당시 샘킴의 마음을 움직인 건 ‘당신의 레시피로 60만 군인의 밥상을 바꿀 수 있다’는 제작진의 섭외 제안이었다.

샘킴은 신촌에서 하숙집을 하는 어머니를 도와 하숙생들을 위한 밥을 지으며 자랐다. 자신의 요리를 먹고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보며 요리사의 꿈을 키웠고, 이탈리아 사람들이 푸짐한 식탁을 나누며 시끌벅적하게 식사를 한다는 이유로 이탈리아 요리를 택했다. 고정으로 출연하는 <샘킴의 함께 쿠킹>에서는 그가 대중에게 널리 알리고 싶은 자연주의가 담긴 건강한 식탁을 차린다. 탱탱하게 물 오른 붉은 토마토와 짙은 보라색이 빛나는 가지, 청량한 초록을 뿜어내는 오이를 보며 정말 사랑스럽지 않냐고 감탄하면서 말이다. 샘킴은 요리란 쉽고 즐거운 거라 설명한다. “제가 17년간 요리를 하면서 깨달은 중요한 사실이 있어요. 바로 요리는 우리 삶에 소중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사소한 행복감을 찾아준다는 거예요.” 그는 요리를 통해 자신이 얻은 이 기쁨을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행복을 나누는 법
이 행복을 나눠주는 방법은 다양했다. 샘킴은 지난봄, 구호단체 옥스팜과 함께 글로벌 나눔 프로젝트 <러브 챌린지>에 참여했다. 나눔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 기부문화 확대를 위해 기획된 방송 프로그램이었다. 샘킴을 포함한 다섯 명의 출연자는 물과 위생, 재난 재해, 여성의 인권 보호로 나눠 도전을 시작했다. 배우 이제훈은 재난과 분쟁으로 인해 지난 01년 동안 두 배 가까이 증가한 난민을 위한 긴급 구호 현장을 돌봤다. 슬프게도 도움이 필요한 난민의 수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배우 이하늬와 코미디언 이국주는 빈곤층의 대다수는 여성이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가난과 가정 폭력, 성차별은 물론 교육의 기회까지 사라져버린 여성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은 물을 얻기 위해 매일 30km씩 걸어가야 하는 아이들을 위해 블루 펌프와 물탱크를 세우는 활동에 동참했다.

 

요리사인 샘킴은 매일 밤, 8억 명의 사람이 굶주린 채 잠자리에 든다는 통계를 확인했다. 유럽과 미국, 캐나다 전체 인구수를 합친 수보다 많았다. 세계 식량의 80%가 전체 인구의 20%에 의해서 소비되고 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6초마다 1명의 아이가 굶주림으로 생명을 잃는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식량 생산이 충분하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전 세계 식량 체계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부익부와 빈익빈의 굴레가 기본적인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에볼라 질병으로 식량 가격이 폭등한 아프리카와 장기간의 내전으로 식량 수급이 원활하지 않게 된 시리아가 그 예다. 문제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지난 100년간 기후변화로 인해 곡물 종자의 종류가 75% 줄어든 사실은 이미 통계로 증명됐다. 기아 상태에 놓인 사람들의 3/4은 가난한 지역에 살고 있는 농부와 어부, 목축업자, 그리고 노동자다. 다섯 살이 채 되지 않은 아이들이 하늘나라로 가야 하는 이유의 1/3이 영양실조라는 점도 외면하고 싶지만 현실이었다.

자연 재해는 빼놓을 수 없는 문제다. 지난 4월, 강력한 지진이 발생한 네팔의 상황은 들여다볼수록 심각했다. 피해자 수는 네팔 전체 인구의 1/4에 해당했고, 사회기반 시설과 수도 시절이 안전할 리 없었다. 논밭이 파괴되어 앞으로 심각한 식량난이 예상되는 상태다. “그저 멀리서 뉴스로만 접했을 때에는 잘 몰랐는데 막상 식량 불균형의 심각성을 알게 되니, 더 많은 사람이 식량 부족 현실에 공감하고 함께 해결해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무얼 할 수 있을까? 도움은 절실하다. 생존을 위한 긴급 식량을 지원하기 위해, 보다 많은 사람에게 이 같은 현실을 알려야 한다. 그게 첫걸음이었다.

 

1 하루 종일 미소를 잃지 않은 요리사 샘킴. 그는 쉴 새 없이 파스타를 만들며 의미를 설명했다. 2 지친 기색 없이 일일이 촬영에 응하는 모습. 3,4 파스타의 정석, 보나세라표 토마토 파스타. 5 유쾌한 강연 시간. 6 뜨거운 열기로 가득한 푸드트럭,

1 하루 종일 미소를 잃지 않은 요리사 샘킴. 그는 쉴 새 없이 파스타를 만들며 의미를 설명했다. 2 지친 기색 없이 일일이 촬영에 응하는 모습. 3,4 파스타의 정석, 보나세라표 토마토 파스타.유쾌한 강연 시간. 6 뜨거운 열기로 가득한 푸드트럭, 

 

 

부산으로 간 푸드트럭
구호단체 옥스팜 캠페인의 취지를 들은 제조사에서 푸드트럭을 기증했다. 샘킴은 푸드트럭의 로고를 직접 디자인하며 희망찬 출발을 알렸다. 그리고 지난 5월, 배우 이제훈과 함께 사람들이 붐비는 서울 시내 3곳을 방문해 하루 1천 명의 시민을 만나 일일이 직접 만든 샌드위치와 파스타를 나눠주는 도전을 시작했다. 무상의 한 끼를 통해 세계 식량 부족 문제를 알리고는 지속적인 생계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민들의 후원을 독려했다. 다행히 반응이 뜨거웠다. 그 자리에서 200여 명이 정기적인 식량지원 후원에 동참했다. 여기서 일단 방송이 끝이 났다. ‘그렇게 동화 속 왕자님과 공주님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지는 않았다. 샘킴은 마지막 페이지에서 멈추지 않고, 개인적인 나눔 행보를 이어갔다. “한두 번의 이벤트로 그치면 제 진실한 마음이 전해지지 않을 거예요. 꾸준해야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겠죠. 아무리 바빠도 앞으로 두 달에 한 번씩 계속할 거예요. 전국 곳곳에 가야죠.” 그래서 샘킴의 푸드트럭은 부산으로 향했다. 소식을 접한< 얼루어>는 이 아름다운 여정에 기꺼이 동행했다.

긴 시간을 달려 내려간 부산의 하늘이 화창했으면 좋았겠지만, 텁텁한 먹구름이 끼어 있었다. 촉촉한 비가 내렸다가, 멈추기를 반복했다. 덩달아 애가 탔다. 그사이 첫 번째 장소인 브니엘 고등학교에 도착했다. 전교생 모두가 매달 용돈을 쪼개 3천원씩 기부해서 도움이 필요한 해외의 어린이를 후원하는 조금은 특별한 학교였다. 강당에 선 샘킴은 자신이 나눔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담담하게 말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미국으로갔어요. 최고의 레스토랑에서 일하면서 최고의 레시피를 훔치려는 멋진 포부로 말이죠. 그 레스토랑에서는 정기적으로 브레이크 타임마다 다운타운의 홈리스들에게 타코 요리를 무상으로 나눠주었거든요. 그분들은 진심으로 감동했어요. 제게 전하는 ‘God Bless You’라는 인사가 되레 너무나 감사한 거예요. 그때 처음 나눔을 알았어요. 그곳은 음식값이 한 끼에 200달러가 넘는 고급 레스토랑이었어요. 게다가 사람들은 식사를 하며 최고급 와인을 곁들이죠. 처음으로 음식의 값어치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어요. 종종 접시에 남겨지는 200달러의 요리와 정말 맛있게 먹어준 재료비 1달러인 타코의 차이를요. 한쪽에서는 음식이 넘쳐 남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굶는다는 사실이 불평등하다고 여겨졌어요. 그때부터 유명한 요리사가 되어 남을 돕는 사람이 되길 바랐어요. 시간이 지나 오늘이 되었죠. 여러분, 우리가 함께 배고프지 않은 하루를 선물해줄 수 있어요!” 굶주리는 아이들을 도와달라는 샘킴의 목소리는 굳건했다. 그사이 보나세라 요리사들이 3일 전부터 준비한 토마토 파스타가 완성되었다. 학생들은 치즈가루를 솔솔 뿌린 토마토 파스타를 맛봤고, 뒤이어 수많은 학생이 정기 후원을 신청했다. 연신 소리를 질러대는 학생들 사이에서, 샘킴의 인기는 아이돌 못지않았다.

 

오후에는 서면 NC 백화점과 다음 날 해운대 이벤트 광장에 푸드트럭이 도착했다. 샘킴의 SNS(@chefsamkim)를 보고 기다린 이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그는 궂은 날씨 속에서 오랜 시간 동안 기다려준 사람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브이 자를 그리며 사진을 촬영했다. 보나세라 요리사들은 푸드트럭 뒤편에서 연신 파스타를 삶았다. 토마토 소스가 냄비에서 눌지 않게 쉴 새 없이 휘젓고 완성된 파스타를 그릇에 담아내면서 뜨겁게 움직였다. 있던 혼도 저 멀리 날아갈 것처럼, 사람들의 열기가 어지럽게 뒤섞였다. 그렇게 준비된 파스타는 1천 명에게 돌아갔다. 수천 명에게 둘러싸여 에너지가 떨어질 법도 할 텐데 샘킴과 보나세라 요리사들은 미소를 잊지 않았다. 피곤하지 않냐는 질문에 샘킴은 이렇게 답했다. “이번 나눔에 많은 전문가 분들이 함께해주셨어요. 오늘은 각자의 역할이 있죠. 전 사람들을 모으고, 그들에게 맛있는 한 끼를 나눠드리는 역할이에요. 식량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는 즐거운 계기를 만들어드리는 거죠. 한 분이라도 더 만나뵐 수 있도록 지치면 안 되는 것도 제 일이고요. 남들에겐 다 같은 파스타일지 모르지만, 이건 나눔의 파스타라는 점이 또 다르잖아요.” 그의 웃음은 어딘지 신나 보였다.

끼니를 나눈다는 것
싱싱한 파와 양파를 고르고, 고기의 누린내를 없애기 위해 각종 허브를 뿌리는 행위에서 먹는 이를 배려하는 진심을 싣는다. 한 끼의 식탁을 차리기 위해서는 수많은 진심이 깃든다. 그 진심은 맛있다는 감동을 낳는다. 그래서 대한민국에서는 ‘식사 하셨어요?’ ‘밥은 먹고 다니니?’ 이런 끼니를 챙기는 인사가 사람의 안부를 챙기는 것을 의미한다. 더불어 한 끼의 밥에 쉽게 표현하지 못하는 사랑을 전하면서 말이다. 우리는 그동안 외면했던 문제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구호단체의 정기적 후원이 가장 정확하고 간단한 방법이다. 예로 옥스팜에서는 연간 매달 3만원의 후원을 통해 6명(약 1가구)에게 1년간 먹을 수 있는 옥수수와 콩, 오일, 소금이 든 긴급 키트를 지원해준다. 매달 5만원이면 10명을 보살필 수 있고, 매달 7만원이면 14명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돈이 엉뚱한 곳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식량은 교환권 형태로 배부된다. 또 기초적인 생계에 필요한 생필품을 지원한다. 무엇보다 식량을 재배할 수 있도록 무너진 환경을 복구하고, 씨앗과 농기구, 가축 사료 등 생계 수단을 공급해 지속적인 시장의 활성화를 돕는 것이 주된 목표다.

얼마 전 세상을 모두 분노케 만든 시리아 꼬마아이의 죽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이제까지 모르고 살던, 나와 상관없다는 이유로 외면했던 현실이 수면에 드러난 사건이었으니까. 살기 위해 바다를 건넌 그 아픔을 우리는 얼마큼이나 헤아릴 수 있을까? “마음을 나누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음식을 나누는 거예요.” 샘킴의 말처럼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위해 조금씩 변화해야 한다. 우리부터, 그리고 나부터 말이다.

 

우리가 나누어 함께 산다는 의미
아직도 세계 인구 20%에 해당하는 14억 명이 하루 1천5백원이 안 되는 소득으로 절대 빈곤 속에서 살고 있다. 그들은 식량과 물 부족, 각종 질병에 시달린다. 수많은 개발도상국의 여성과 아이, 노인 등 취약계층은 보호받지 못해 인간의 존엄성을
잃은 채 살아간다. 모든 사람이 평등한 미래, 그리고 가난이 없는 정의로운 미래. 우리가 함께 그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 관심, 그 하나의 씨앗으로 말이다.

 

후원을 하려면
옥스팜은 영국계 국제구호개발기관이다. 지난 73년간, 전 세계 94개국에서 식량 원조, 식수 문제 해결 등 인도주의적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6월 방영한 MBC 글로벌 나눔 프로젝트 <러브 챌린지>의 일환으로 샘킴과 함께 푸드트럭을 진행하고 있다. 후원문의 1566-2707 옥스팜코리아 활동을 자세히 보려면? www.oxfam.or.kr 샘킴의 러브 챌린지 활동을 확인하려면? www.러브챌린지.kr

 

그 후, 샘킴과 나눈 이야기
보름이 지나, 서울에서 샘킴과 다시 만났다. 그는 요리를 좋아하는 진심을 수줍게 건네며 나눔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진지하게 들려주었다.

 

요즘 정말 바쁘게 활동하고 있죠. 글로벌 나눔 프로젝트 <러브 챌린지>의 푸드트럭을 비롯해 ‘롯데제과와 세이브더칠드런이 함께한 말랑카우 맛있는 나눔 따뜻한 세상, ’‘CJ 도너스 캠프,’ ‘코엑스 델라코트의 착한 한 끼, ’‘농림수산부의 아침밥 먹기 캠페인’ 처럼 참여한 사회공헌활동이 너무 많아서 놀랐어요.
이젠 기업에서 기부와 나눔, 후원을 먼저 제안해주세요. 먹거리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사회에 도움될 수 있다면 감사히 받아들이죠.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힌 기업이 참여하는 만큼, 진실을 위해 조율하는 과정이 쉽진 않아요. 명품이나 고급 차, VIP를 위한 마케팅에 시간을 소비하고 싶지 않고요. 사회공헌활동에서는 절대 상업적이고 싶지 않아요. 기업에서는 까다롭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이건 제 신념이라 포기할 수 없어요.

이름이 알려지기 전부터 다양한 재능 기부 활동을 해왔어요. 이를테면 정엽 씨와의 ‘소울푸드 콘서트’는 획기적인 ‘펀기부’
의 사례였죠.

전 손님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정엽 씨는 콘서트를 선물했어요. 입장료는 한국 메이크어위시 재단을 통해 난치병 어린이들에게 기부되었죠. 모두가 행복해지는 새로운 기부 문화였어요. 메이크어위시 재단과는 계속 요리사가 꿈인 아이들을 만나 요리를 1대1로 가르쳐주는 재능기부를 하고 있었어요. 전 받은 것이 너무 많기 때문에 돌려줄 수 있는 활동을 이전부터 계속 찾아 서 해왔어요. 종교적인 이유도 있고요.

유명해지니까 보여주기식의 활동을 하는 것 아니냐, 이제 와 좋은 이미지를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서운하진 않나요?
이름이 알려지고 나서 염려했던 부분이에요. 같이 하는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과 시선이 가면 어쩌나 하고요. 하지만 저에 대해 조금만 검색해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니까 크게 걱정은 안 해요. 진실은 다 밝혀지게 되어 있으니까요.

학생들에게 1달러 타코에 대한 감동을 전달해주었어요. 이런 감동이 기부를 계속하는 원동력이겠죠?
미국에서 한국에 왔을 때, SK와 함께 ‘쿠킹스쿨’이라는 걸 했어요.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요리를 가르쳐주는 프로젝트였죠. 그때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와 사는 중학생 소녀를 만났어요. 맨날 술 드시고 오는 아버지에게, 제게 배운 애호박볶음을 만들어드렸는데 그걸 드시고는 아버지가 펑펑 우셨다는 거예요. 그러고는 열심히 알코올 중독 재활 치료를 다니면서 술을 끊으셨다고 했죠.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어요. 소녀의 요리는 사람을 바꾸는 감동의 요리였던 거예요. 한동안 잊고 있던 열정과 제가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을 확실히 알게 된 계기였어요.

덕분에 오늘 하루, 마음을 나눠주는 한 끼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저도 끊임없이 배워요. 다행히 요리를 한 17년 동안 한 번도 슬럼프가 온적이 없어요. 요리가 싫다, 지겹다 한 적도 없죠. 이건 굉장히 단순한 원리예요. 전 요리하는 걸 좋아해요. 만드는 게 좋고, 누가 맛있다고 해주면 좋은 거예요. 다른 건 전혀 없어요. 사실 많은 유혹이 있었거든요. 제 신념을 지키고,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이유예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당신을 요즘 흥분시켰던 즐거운 일은 뭔가요?
굉장히 많아요. 일주일에 5일은 일하고 주말은 반드시 쉬면서 잘 충전하고 있고요. 아이와 있는 시간은 언제나 행복하죠. 삶의 사소한 모든 부분에 감사해요. 그리고 다음을 계획하는 시간이 설레요. 하하.

 

그 다음 계획도 들려주세요.
지금 계획하는 건 ‘우리 농가 살리기’ 캠페인이에요. 우리 농산물 수출을 위해서 맛있는 레시피를 개발해야 하죠. 곧 일본에 가요. 쿠킹클래스에서 우리나라 식재료를 열심히 홍보하고 오려고요. 어린이 집을 찾아가서 아이들에게 채소가 맛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아이들 채소 먹이기’ 캠페인도 시작할 예정이라 기대되고요. 또 ‘직장인의 건강 식단’도 공개될 거예요. 오늘은 하반기에 발간될 캐주얼한 브런치 요리책의 원고를 써야 해요. 제가 7~8년 전부터 꿈꾸던 일들이 지금 일어나고 있어요. 몸은 피곤하지만 행복할 뿐이죠.

 

1 왼쪽부터 푸드트럭을 통해 진심을 쏟아준 최희선, 송화준, 박준철, 샘킴, 염동윤, 이준희, 전현우 요리사. 모두 샘킴 셰프가 총괄하는 이탤리언 레스토랑 보나세라의 식구들이다. 2 ‘Give Maketh Man’. 손에 적힌 그 말처럼 기부는 사람을 더 아름답게 하는 일이다.

1 왼쪽부터 푸드트럭을 통해 진심을 쏟아준 최희선, 송화준, 박준철, 샘킴, 염동윤, 이준희, 전현우 요리사. 모두 샘킴 셰프가 총괄하는 이탤리언 레스토랑 보나세라의 식구들이다. 2 ‘Give Maketh Man’. 손에 적힌 그 말처럼 기부는 사람을 더 아름답게 하는 일이다. 

 

 

그 후, 샘킴과 나눈 이야기
보름이 지나, 서울에서 샘킴과 다시 만났다. 그는 요리를 좋아하는 진심을 수줍게 건네며 나눔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진지하게 들려주었다.

요즘 정말 바쁘게 활동하고 있죠. 글로벌 나눔 프로젝트 <러브 챌린지>의 푸드트럭을 비롯해 ‘롯데제과와 세이브더칠드런이 함께한 말랑카우 맛있는 나눔 따뜻한 세상, ’‘CJ 도너스 캠프,’ ‘코엑스 델라코트의 착한 한 끼, ’‘농림수산부의 아침밥 먹기 캠페인’ 처럼 참여한 사회공헌활동이 너무 많아서 놀랐어요.
이젠 기업에서 기부와 나눔, 후원을 먼저 제안해주세요. 먹거리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사회에 도움될 수 있다면 감사히 받아들이죠.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힌 기업이 참여하는 만큼, 진실을 위해 조율하는 과정이 쉽진 않아요. 명품이나 고급 차, VIP를 위한 마케팅에 시간을 소비하고 싶지 않고요. 사회공헌활동에서는 절대 상업적이고 싶지 않아요. 기업에서는 까다롭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이건 제 신념이라 포기할 수 없어요.

이름이 알려지기 전부터 다양한 재능 기부 활동을 해왔어요. 이를테면 정엽 씨와의 ‘소울푸드 콘서트’는 획기적인 ‘펀기부’
의 사례였죠.

전 손님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정엽 씨는 콘서트를 선물했어요. 입장료는 한국 메이크어위시 재단을 통해 난치병 어린이들에게 기부되었죠. 모두가 행복해지는 새로운 기부 문화였어요. 메이크어위시 재단과는 계속 요리사가 꿈인 아이들을 만나 요리를 1대1로 가르쳐주는 재능기부를 하고 있었어요. 전 받은 것이 너무 많기 때문에 돌려줄 수 있는 활동을 이전부터 계속 찾아 서 해왔어요. 종교적인 이유도 있고요.

유명해지니까 보여주기식의 활동을 하는 것 아니냐, 이제 와 좋은 이미지를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서운하진 않나요?
이름이 알려지고 나서 염려했던 부분이에요. 같이 하는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과 시선이 가면 어쩌나 하고요. 하지만 저에 대해 조금만 검색해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니까 크게 걱정은 안 해요. 진실은 다 밝혀지게 되어 있으니까요.

학생들에게 1달러 타코에 대한 감동을 전달해주었어요. 이런 감동이 기부를 계속하는 원동력이겠죠?
미국에서 한국에 왔을 때, SK와 함께 ‘쿠킹스쿨’이라는 걸 했어요.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요리를 가르쳐주는 프로젝트였죠. 그때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와 사는 중학생 소녀를 만났어요. 맨날 술 드시고 오는 아버지에게, 제게 배운 애호박볶음을 만들어드렸는데 그걸 드시고는 아버지가 펑펑 우셨다는 거예요. 그러고는 열심히 알코올 중독 재활 치료를 다니면서 술을 끊으셨다고 했죠.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어요. 소녀의 요리는 사람을 바꾸는 감동의 요리였던 거예요. 한동안 잊고 있던 열정과 제가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을 확실히 알게 된 계기였어요.

덕분에 오늘 하루, 마음을 나눠주는 한 끼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저도 끊임없이 배워요. 다행히 요리를 한 17년 동안 한 번도 슬럼프가 온적이 없어요. 요리가 싫다, 지겹다 한 적도 없죠. 이건 굉장히 단순한 원리예요. 전 요리하는 걸 좋아해요. 만드는 게 좋고, 누가 맛있다고 해주면 좋은 거예요. 다른 건 전혀 없어요. 사실 많은 유혹이 있었거든요. 제 신념을 지키고,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이유예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당신을 요즘 흥분시켰던 즐거운 일은 뭔가요?
굉장히 많아요. 일주일에 5일은 일하고 주말은 반드시 쉬면서 잘 충전하고 있고요. 아이와 있는 시간은 언제나 행복하죠. 삶의 사소한 모든 부분에 감사해요. 그리고 다음을 계획하는 시간이 설레요. 하하.

그 다음 계획도 들려주세요.
지금 계획하는 건 ‘우리 농가 살리기’ 캠페인이에요. 우리 농산물 수출을 위해서 맛있는 레시피를 개발해야 하죠. 곧 일본에 가요. 쿠킹클래스에서 우리나라 식재료를 열심히 홍보하고 오려고요. 어린이 집을 찾아가서 아이들에게 채소가 맛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아이들 채소 먹이기’ 캠페인도 시작할 예정이라 기대되고요. 또 ‘직장인의 건강 식단’도 공개될 거예요. 오늘은 하반기에 발간될 캐주얼한 브런치 요리책의 원고를 써야 해요. 제가 7~8년 전부터 꿈꾸던 일들이 지금 일어나고 있어요. 몸은 피곤하지만 행복할 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