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배우를 떠올리며 또 다른 유명 배우를 떠올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현재의 배우에게도 과거의 인사에게도 예의가 아니다. 그래서 <얼루어>는 닮은 사람 찾기 쇼 프로그램을 배제하기로 했다. ‘그 배우에게 이런 이미지가 어울릴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철저한 뷰티의 시선으로 바꿔나가는 작업을 감행했다. 6명의 여배우들은 최근 모두 자신의 이름을 걸고 드라마든 영화든 ‘여주인공’이라는 것을 한 번 이상 해본 선택받은 인간들이다. 과연 한 컷에 몰입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은 슛이 들어가면서 눈 녹듯 사라졌다. 역시 배우는 배우다. 그녀들은 얼굴에 스토리가 있었고 슬픔에, 도도함을 연기하기 시작했다. 한 컷에 영화 속 주인공의 감정 혹은 뉘앙스를 자신의 아이덴티티로 재해석해 담아내는 작업은 촬영에 임한 6명의 스타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