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중 가장 빠르게 흘러가는 12월. 우리의 시간이 더 충만해질, 사소하고 거창한 계획들.

12월 1일 
고요한 겨울 

12월 1일부터 7일까지, 서울시 템플스테이 위크가 본격적으로 열린다. 관문사, 길상사, 묘각사, 조계사, 봉은사 등 서울 시내에서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9개의 사찰이 무료로 템플 스테이를 제공하는 것. 템플스테이 홈페이지(www.templestay.com)에서 예약을 신청하면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도심에서 가장 조용하고 차분하게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다.

 

12월 2일 
화려한 킨키 부츠 

2013년 토니상 6관왕 수상, 2014 그래미 어워드 베스트 뮤지컬 앨범상 수상. 온갖 수식어에 빛나는 <킨키 부츠>가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낸다. 군에서 갓 제대한 훈훈한 두 남자, 김무열과 지현우의 출연도 눈에 띈다. 여기에 <댄싱 9>의 한선천, 그리고 오만석과 고창석까지 이 화려한 무대에 동행한다. 연말과 완벽하게 어울리는 이 반짝이는 공연은 2월 22일까지 충무아트홀에서 펼쳐진다.

 

12월 2일, 4일
브람스의 절정 

베토벤 교향곡 전곡 프로젝트의 신화로 유명한 바포 예르비가 도이치 캄머필하모닉과 함께 내한한다. 청중을 압도하는 다이내믹하고 자극적인 베토벤을 들려주며 매 공연 찬사를 받고 있는 신화적 음악 감독 바포 예르비와 캄머필하모닉이 이번 공연에서 준비한 프로그램은 브람스 교향곡 1, 2, 3, 4번. 많이 알려진 베토벤이 아니기에 더욱 희소성 있는 공연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2월 2일은 피아니스트 백건우, 12월 4일은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 첼리스트 탄야 테츨라프의 연주가 더해질 예정이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2월 4일 
사랑을 추억하다
가장 풋풋한 사랑의 순간을 담은 영화, 파리 센 강의 퐁네프 다리에서 연인이 된 <퐁네프의 연인들>이 12월 4일 HD 화질로 재개봉을 확정 지었다. 새하얀 코트를 입은 줄리엣 비노쉬와 그녀를 꼭 껴안고 있는 드니 라방의 모습이 담긴 포스터는 이 겨울과 더없이 잘 어울린다. 또 하나의 선물. 개봉에 맞춰 주한프랑스문화원이 <나쁜 피>, <소년, 소녀를 만나다> 등 감독 레오 카락스의 작품전을 연다.

 

잘 지내고 있나요? 
겨울과 잘 어울리는 새하얀 이야기가 무대를 찾아온다. 영화 <러브레터>를 원작으로 삼았지만 뮤지컬 <러브레터>의 곡은 영화의 사운드 트랙에서 벗어난 완전한 창작곡이다. 서정적인 영화의 정서가 뮤지컬 무대에서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하지만, 현악기와 관악기를 풍부하게 사용했다니 원작의 세심한 감정선을 기대해도 좋겠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를 연극으로 올린 바 있는 PAC 코리아의 작품이라 한층 믿음직스럽다. 공연은 2월 15일까지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홀에서.     

 

11월 29일~12월 7일

총체적 예술이란 이런 것
사진과 미디어 아트, 설치 작품을 아우르는 비주얼 아트 전시와 문화 예술 공연을 한자리에서 관람하는 총체적 예술 프로젝 <스카이워크 프로젝트>가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첫선을 보인다. 담연 이혜순이 지은 한복을 입은 발레리나 김지영, 김주원을 조명한 사진가 박세준의 작품이 전시되는 <순응과 거부>전의 전시 현장에서 춤과 연극, 연주까지 감상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첼리스트 송영훈, 연극인 박정자 등 화려한 출연진이 대기 중이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될 거다.

 

그림으로 떠난 노르망디
프랑스 북서부에 위치한 노르망디는 바다에 접한 아름다운 풍경으로 유명하다. 19세기 후반, 철도가 연결되면서 파리에 거주하던 많은 화가가 해변의 풍경을 그리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모네, 부댕, 쿠르베, 터너, 라울 뒤피 등 인상파의 거장들은 그곳에서 노르망디의 낮과 밤을 쉬지 않고 그려냈고 그렇게 완성된 100여 점의 유화, 소묘, 판화, 사진이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 모였다. 태양 아래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노르망디의 시간이 켜켜이 쌓인 그림을 보고 나면 내년 휴가지를 노르망디로 결정하게 될지도. 전시는 2월 15일까지.

12월 5일

겨울의 목소리, 프리실라 안
제2의 노라 존스로 불리는 프리실라 안이 12월 5일 KT&G상상마당에서 내한공연을 펼친다. 지난 내한 당시 ‘아리랑’과 신중현의 ‘싫어’ 등을 부르며 해외 여느 여가수와는 남다른 ‘클래스’를 보여준 그녀이기에 대한민국의 팬심도 남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이번 공연은 ‘브로콜리너마저’의 리더인 윤덕원과 오랜 시간 그녀와 음악적 친분을 쌓아온 싱어송라이터 빅 포니가 스페셜 게스트로 참가한다.

 

12월 6일
음악으로 만나는 하루키와 하야오
하루키의 소설 속에서는 유난히 선명한 음악이 들린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또한 그랬다.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속 클래식 음악과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OST를 콘서트로 만나게 되었다. <상실의 시대>에서 흘러나온, 드뷔시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중 3번 ‘달빛’. <천공의 성 라퓨타>에서 흘러나온 히사이시 조의 ‘이노센트’까지 알차게 짜인 프로그램은 젊은 지휘자 안두현과 스톰프 앙상블의 새로운 해석으로 감상할 수 있다.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12월 6일~2월 27일 
대림미술관에서 보낸 토요일
매주 더 특별한 토요일을 만들기 위한 대림미술관의 프로젝트 ‘대림미술관 D패스’는 12월에도 계속된다. ‘넓은 세상을 품다’라는 12월의 주제를 함께할 이들은 건축가 오기사와 이선지 트리오, 송준서 그룹 등이다. 의문의 스페셜 게스트가 등장할 예정인 오기사의 토크 콘서트, 이선지 트리오와 송준서 그룹이 들려주는 재즈 콘서트, 이희경과 윤석철, 디제이소울스케이프와 세컨세션이 함께하는 소리의 탐구가 12월을 풍성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12월 8일

익스트림 듀오가 온다
스테판 피 재키브와 지용의 콜라보 무대가 열린다. 정확한 테크닉과 섬세한 감성을 자랑하는 재키브와 순간적인 폭발력을 지닌 지용은 무대 위에서 확실히 다른 에너지를 발산했다. 그중에서도 메시앙의 ‘시간의 종말을 위한 4중주’, 라벨의 ‘피아노 트리오’ 등 소위 튀는 레퍼토리에서는 엄청난 시너지를 보여주며 환상의 궁합을 보여줬다. 지난 수년간 디토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이들이 처음으로 둘만의 무대를 준비했다. 1부는 솔로로, 2부는 둘이 함께하는 이번 공연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만날 수 있다.

 

가자, 동화의 나라로 
<반지의 제왕>과 <해리 포터>시리즈가 끝났을 때 섭섭했다. 연말만큼 동화와 판타지와 어울리는 계절은 없으니까. 작년에 <겨울왕국>이 있었다면, 이번 겨울 판타지의 주인공은 일곱난쟁이다. 백설공주에 가려져 늘 들러리 역할만 했던 일곱난쟁이가 위기에 처한 동화의 나라를 구할 예정이다. 

 

여배우들 
줄리엣 비노쉬, 클로이 모레츠,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만났다면 그것만으로도 호기심이 간다. <클라우즈 오브 실스 마리아>는 유명 여배우 마리아(줄리엣 비노쉬)가 20년 전 전성기에 출연했던 연극의 재상연에서 여주인공이 아닌 나이 든 상사 역할을 맡으며 시작된다. 연기 연습을 위해 비서와 함께 알프스의 외딴 지역인 실스 마리아로 떠난 마리아는 주인공을 맡은 할리우드 배우에게서 자신의 청춘 시절을 발견한다. 감독 올리비에 아사야스의 신작이다.

12월 17일

팝페라의 진수   
영국 팝페라 그룹 블레이크가 국내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블레이크는 전 세계 100만 장 이상의 앨범 매진을 기록하고 600번 월드 투어 라이브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이끈 현존하는 최고의 팝페라 그룹이라 불린다. 2010년 영국 윌리엄 왕자 결혼식 공식 축가를 부르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이들은 음악적으로도 꾸준히 성장하며 팝페라의 대중화에 힘을 싣고 있다. 12월 17일 서울 악스코리아를 시작으로 12월 20일 울산 현대예술관, 12월 21일 부산 문화회관에서 열리며, 공연의 수익금 일부는 소외된 이웃에게 전달된다.

 

마지막 기대작 
2014년 마지막 한국 영화 기대작은 <국제시장>이다. 황정민, 김윤진, 오달수 캐스팅으로 1950년대 사람들의 얼굴을 그릴 예정이다.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단 한 번도 자신을 위해 살아본 적 없이 오직 가족을 위해 살아온 우리 지난 세대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