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의 여러 갈래 중, 오페라 공연을 가장 좋아한다.

노래 잘하는 가수 중에서 오페라까지 잘하는 가수가 된 테이.

노래 잘하는 가수 중에서 오페라까지 잘하는 가수가 된 테이.

공연의 여러 갈래 중, 오페라 공연을 가장 좋아한다. 같이 좋아해줄 사람이 없고, 오페라를 좋아한다고 말할 때 상대방의 어색한 표정 때문에 말을 못해 그렇지, 너무너무 좋아한다. 하지만 이해한다. 오페라라는 장르 자체가 이제는 아주 좋아하는 사람들만 보는 지나간 시대의 유물이며, 연극처럼 상당히 매니아적인 취향을 타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오페라 공연은, 다른 공연처럼 억지로 끌고 가기도 힘들다. 가격도 비쌀뿐더러 그 비싼 티켓을 베고 잠들기 일쑤기 때문이다. 어느 날, 지인이 오페라를 보고 싶다고 했을 땐 잘못 들었는 줄 알았다. 갑작스러운 변심의 이유를 물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요즘 <오페라 스타> 보고 있거든. 오페라도 재미있겠던데?”

그래서 <오페라 스타>를 보기 시작했다. 그저 그런 시시한 프로그램일 거라는 편견은 회를 거듭하면서 흐려졌다. 파이널이 다가올수록 누가 우승할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오페라’라는 낯선 장르에 뛰어든 실력파 가수들의 성실함에 더 매료되었다. 테이가 우승할 것 같기도 했고, 설마 테이가 우승할까 싶은 두 마음이 있었다. 방송이 끝나고 1주일 후, ‘오페라 스타’가 된 그에게 궁금한 몇 가지를 물었다. 테이가 <오페라 스타>를 1등으로 졸업하고, 놀랍게도 조수미가 수상자로 등장했을 때, 정말이지 깜짝 놀랐다고 말이다.

“사실 저희는 2주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제작진이 거의 섭외가 완료된 단계라고 살짝 일러줬거든요. 분위기요? 매우매우 술렁였죠. 다른 사람도 아닌, 조수미 선생님이잖아요.” <오페라 스타>에는 테이를 포함한 8명의 스타가 있었다. 신해철, 김창렬, 임정희, 선데이, JK김동욱, 문희옥, 김은정은 모두 자신의 분야에서 이미 이룰 것은 다 이룬 사람이다. 그 중 테이는 가장 먼저 출연 의사를 밝힌 아티스트다. “이 프로그램이 만들어질 거라는 걸 기획 단계부터 알고 있었어요. 알고 지내는 교수님 한 분이 말해줬죠. 배우는 과정이 아주 철저하다는 말만 듣고 제가 하고 싶다고 했어요. 저는 요즘 데뷔하는 뮤지션처럼 트레이닝 과정을 거치지 않고, 어느 날 갑자기 발탁되어서 데뷔를 했어요. 그래서 늘 배운다는 것에 동경과 부러움이 있었어요.” 그래서 성실했고, 아쉬움을 남기지 않기 위해 더 매진했다. “노래는 말을 하듯 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걸, 가수들이라면 다 알 거예요. 가장 어려웠던 건 연기나 발성이 아니었어요. 저는 발라드 가수 활동을 했으니, 그 감정을 위해 늘 무대에서 연기를 해왔다고 할 수 있죠. 가장 어려웠던 건 바로 다른 음악 활동과의 병행이었어요. 지금 활동하는 ‘핸섬 피플’은 가볍고 펑키하게 발성하고, 오페라는 깊고 무겁게 발성해야 하는데 정반대의 발성을 동시에 했으니까요.” 1주일, 1주일은 빠르게 지나갔고 한 주가 지나면 옆에선 가수가 한 사람씩 줄어 있었다. “우승할 거라는 생각은 못했어요.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나는 가수다>와 <오페라 스타>의 분위기는 많이 달랐을 거예요. 가수로서 기존의 역량을 보여주는 무대가 아니라, ‘오페라’라는 걸 새롭게 소화해야 했으니까. 모두 처음 하는 도전이었기에 진지했죠.” TV에서 보여지지 않은 분위기를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는 모두 프로였어요. 오페라는 처음이지만, 프로는 어떤 무대에서도 부족해선 안 되잖아요. 연습 부족, 감기… 그런 건 변명이 되지 않아요. 모두 같은 마음이었을 거예요. 무대를 해내야 한다는 한 가지 마음.”

<오페라 스타>는 가수로서의 테이에게 좋은 경험과 추억 그 이상을 줬다. 성악의 발성과 같은 기술적인 부분부터 음악을 하는 사람들의 보편적인 고민도 있었다. “심사위원이자 멘토였던 서정학 선생님은 늘 말했어요. 고맙다고요. 그게 무슨 뜻인지 너무 잘 알아서 가끔은 속상했어요. <오페라 스타>로 오페라에 관심이 생겼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하지만 그건 저도 마찬가지였죠.” 오페라 스타의 여러 미션을 하면서 많은 곡을 알게 되었다. 모든 곡이 기억에 남지만, 다른 사람의 곡이 더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특히 JK 김동욱 형의 곡은 늘 생각나요.”

오페라의 수많은 캐릭터 중 그는 가장 매력적인 인물로 <리골레토>의 만토바 공작을 말한다. “만토바 공작을 할 땐 카타르시스를 느꼈어요. 드라마틱하고 카리스마가 넘치고, 모든 여자를 사로잡는 마성의 인물이죠.” 우승을 거머쥐자, 우승을 하면 가수를 그만두고 오페라로 전향하겠다고 호언했다는 그의 말이 새삼 화제가 되었다. 테이는 호탕하게 웃었다. “그건 정말 편집의 기술이에요. ‘별은 빛나건만’을 부를 때, 저는 한 키를 낮춰서 불렀어요. 원래 키로는 도저히 불가능했어요. 그래서 그때 이 곡을 원래 키대로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다면 나는 가수를 그만두겠다고 말했는데, 중간이 뚝 잘려 사라진 거죠.” 그러니 테이의 거취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그러나 이제 데뷔 10년을 맞은 테이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솔로 가수 활동보다 밴드 ‘핸섬 피플’의 활동에 주력할 예정이다.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정식 데뷔하기 전인 고등학교 시절, 그는 밴드의 보컬이었으니까. 그 밴드의 이름은 ‘청산가리 밴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