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가 되면 업데이트해야 하는 것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뿐만이 아니다. 올해 추석특집 예능 프로그램을 시청하려면 요즘 등장하는 아이돌 그룹을 좀 알아두어야 한다. 2AM과 2NE1, 엠블랙과 f(x)에서 아이돌 업데이트가 멈췄다면 말이다.

홍유경, 정은지, 윤보미, 손나은, 박초롱, 오하영, 김남주

A PINK 에이핑크

데뷔 2011년 4월 이 노래 몰라요, It Girl

2011년에 쏟아진 걸그룹 중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한 그룹이 있다면 단연 에이핑크다. ‘하의실종’, ‘말벅지’ 등 섹시 키워드가 난무하던 걸그룹 시장에서 청순가련 키워드를 적극적으로 내세운 것이 에이핑크의 성공 요인이라는 게 세간의 평. 분홍색 미니원피스에 민낯에 가까운 화장, ‘어쩜 그리도 바보 같은지 수백 번을 눈치를 줘도 내 맘을 몰라 넌 난 항상 이런데 어쩜 그리 몰라요’라는 순정적인 가사까지! 미모의 빈부격차가 존재하는 대다수의 다른 걸그룹에 비하면 일곱 명의 멤버 모두 고르게 예쁜 것도 남자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요인. 민효린을 닮았다는 평의 손나은을 필두로 참한 아가씨 느낌의 단발머리를 고수하는 윤보미와 김남주, 눈웃음이 매력인 메인 보컬 정은지가 그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멤버다. 데뷔곡인 ‘몰라요’가 ‘다시 만난 세계’ 시절의 소녀시대, 혹은 10년을 더 헤집고 올라가 핑클의 ‘영원한 사랑’을 떠오르게 했다면 두 번째 싱글인 ‘It Girl’은 컬러풀한 무대 의상과 통통 튀는 후렴구 등이 소녀시대의 ‘Gee’를 연상케 하니 영리하게 벤치마킹에 성공한 셈. 9월에 세 번째 싱글로 돌아올 예정이다. <보스를 지켜라> OST참여 등 활동 영역을 넓혀가는 중.

소진, 민아, 혜리, 유라, 지해

Girls Day 걸스데이

데뷔 2010년 7월 이 노래 나 어때, 반짝반짝, 한 번만 안아줘

5인조 걸그룹인 걸스데이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자연스러움이다. 무리해서 섹시해 보이려고 하지도, 지나치게 귀여워 보이려 하지도 않는 콘셉트는 걸그룹에 관대하지 않은 언니들의 마음도 순식간에 누그러뜨린다. 특히 막내이자 리드보컬인 민아는 코 찡그리기, 눈 질끈 감기, 바보같이 입 벌리기 등 이전 어느 걸그룹의 멤버도 무대에서 구사한 적 없는 표정과 제스처를 선보이며 망가짐과 귀여움 사이를 오가며 열심히 하는 모습이 그저 흐뭇할 따름. 아직까지 지명도는 높지 않지만 싱글 앨범만 다섯 개를 발표하며, 얼마 전 데뷔 1주년을 맞이하며 나름 내공을 쌓아가고 있다. 나미의 ‘빙글빙글’에서 가사를 빌려온 후렴구가 귀에 쏙쏙 들어오는 ‘반짝반짝’, <인기가요>의 테이크7에 들며 걸스데이 데뷔 후 최고 순위를 기록한 ‘한 번만 안아줘’는 노래방용으로도 매우 훌륭하니 무대를 꼭 다시 찾아보기를 추천한다.

수빈 , 지율, 아영, 세리, 비키, 가은

Dal shabet 달샤벳

데뷔 2011년 1월 이 노래 Supa Dupa Diva, 핑크로켓, 블링블링

올해 1월 첫 곡 ‘Supa Dupa Diva’를 발표하며 2011년 걸그룹 1호로 신고식을 치른 달샤벳. ‘그룹명 표절 사건’으로 떠들썩하게 등장한 것에 비해 지금까지의 활동은 다소 미약했던 것이 사실이다. ‘짜릿하지 난 쏘 핫걸’ 같은 ‘자뻑’ 키워드의 가사(그러나 2NE1의 ‘내가 제일 잘나가’가 휩쓸고 간 지금 돌이켜보면 이 정도는 아주 귀여운 수준) ‘라킷붐 라킷붐 부비 부비 부비둠’ 같은 의미는 불분명하지만 입에 착 달라붙는 운율을 적절히 활용한 ‘Supa Dupa Diva’는 작곡가 이 트라이브 콤비의 장점이 잘 드러난 곡이었다. 그 기세를 몰고 나가 후속곡으로 ‘핑크로켓’을 선보인 달샤벳의 키워드는 바로 ‘소녀다움’이다. 말괄량이 삐삐처럼 대책 없이 발랄한 ‘소녀’말이다. <출발드림팀>에 출연한 멤버 수연이 부담스러운 미국춤 여자 버전을 선보이고, 2PM, 애프터스쿨의 유이 등 쟁쟁한 아이돌과 함께 출연했던 <해피투게더3>에서 수빈이 골룸 댄스로 유재석으로부터 ‘표효하는 사자 같다’는 평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은 통통 튀는 그룹의 콘셉트 때문일 거다. 8월 11일 선보인 세 번째 미니앨범의 제목은 ‘블링블링’, 디스코걸로 돌아왔으니 알록달록한 달샤벳의 무대는 앞으로도 계속 될 전망이다.

서아, 예진, 은영, 유진, 혜란

Brave Girls 브레이브걸스

데뷔 2011년 4월 이 노래 아나요, 툭하면

수많은 아이돌 그룹을 성공시킨 용감한 형제가 손수 총괄 프로듀서로 나섰다. 지난 4월 ‘아나요’로 데뷔한 5인조 걸그룹 브레이브걸스가 7월에 선보인 두 번째 곡 ‘툭하면’의 뮤직비디오는 ‘내 인생 최고의 곡’이라는 용감한 형제의 자신감에 힘입어 곰TV 조회수 20만 건을 넘길 정도로 주목받았다. 파격적인 레게 머리와 가창력이 돋보이는 은영, 미스코리아 출신의 예진 등 멤버들의 개성도 또렷한 편. 하나같이 씨스타의 효린 뺨치는 건강하고 탄탄한 몸매를 가진 다섯 명의 소녀들 중에서도 수빈은 11자 복근으로 유명세를 탄 바 있다. 하지만 ‘기분 더럽게’, ‘자꾸 꺼지라 말하고’ 등 센 가사가 살짝 부담스럽게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이제는 걸그룹 카테고리에서 벗어난 것 같은 2NE1을 제외하면 ‘강한 소녀들’이 성공한 사례가 없다는 것이 한국 아이돌계의 불문율이기 때문. 걸그룹의 판도를 바꾸고 싶다는 용감한 형제의 프로듀싱 능력과 용감한 소녀들의 실력이 어떻게 빛을 발할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성종, 성규, 우현, 엘, 호야, 성열, 동우

INFINITE 인피니트

데뷔 2010년 6월 이 노래 다시 돌아와, B.T.D, Nothing’s Over, 내 꺼 하자

인피니트는 드디어 ‘대세’가 되었다. 지난 7월에 발매한 첫 번째 정규앨범의 타이틀곡 ‘내 꺼 하자’는 인피니트를 정상에 가깝게 해줬다. 앨범은 발매 직후 주간차트 1위에 등극했고, <인기가요> Take7 진입, <뮤직뱅크> 3위 등 유례없는 선전을 하고 있다. 춤과 노래, 모두 탄탄한 준비된 아이돌 인피니트의 기획사는 울림엔터테인먼트으로 넬과 에픽하이가 소속된 곳이다. 히치하이커 지누가 작곡한 데뷔곡 ‘다시 돌아와’를 유희열이 ‘2010년 아이돌 노래 중에서 가장 좋다’고 평한 것을 비롯, 발표한 곡들이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을지언정 곡 자체는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은 이런 소속사의 특성 때문이다. 메인 보컬인 성규와 우현, 래퍼 동우, 랩과 춤, 보컬 모두 능숙하게 소화하는 호야, 끼 넘치는 막내 성종, 연기자로서도 활동 중인 성열과 엘 등 인피니트의 멤버 6명의 매력을 좀 더 느끼고 싶다면 얼마 전 10회로 종영한 mnet<인피니트의 깨알 플레이어>를 사수할 것. “성산동 프리덤!”을 외치며 뛰어다니는 그들을 만날 수 있다. 자칫 이들에게 너무 빠질까 우려된다면 데뷔 전에 출연한 <인피니트! 당신은 나의 오빠>를 추천한다. 카메라 마사지 받기 전의 인간적인 모습이 당신에게 평정을 되찾게 해줄 것이기에.

비범, 박경, 지코, 재효, 피오, 유권, 태일

Block B 블락비

데뷔 2011년 4월 이 노래 그대로 멈춰라, Wanna B, 가서 전해

조PD의 프로듀싱으로 데뷔 전부터 주목받은 블락비. 예전의 짐승돌 열풍은 온데간데없이 2011년 데뷔한 보이그룹 대다수가 가냘픈 꽃미남 페로몬만 풍기는 게 안타까웠다면, 여기 블락비가 있다. ‘연습도 알아서 한다’는 블락비의 매력은 바로 ‘후리함’이다. 사용하는 언어도 딱 그 나이 대 남자애들 같다. 케이블 프로그램 출연 중 지코는 인터뷰 중 ‘싸*지 없고 미친놈 같다는 소리를 듣는데’라는 말을, 막내인 피오는 한창 요리 방법을 설명하다가 ‘딸기잼을 깔끔하게 심플하게 조*어요’라는 폭탄발언을 한 적이 있다. 숙소에 커다란 벌레가 나오자 화장실에 가둬두고 ‘열면 *됨, 참새만한 벌레 있음’이라고 쓴 포스트잇을 트위터에 올린 재효는 말할 것도 없다. 이런 자유분방함이 팬들이 블락비를 사랑하는 이유! 여름맞이 경쾌한 댄스곡 ‘가서 전해’로 활동 중이지만 곧 발매될 정규 1집에서는 진짜 색깔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천지, 엘조, 캡, 니엘, 리키, 창조

TEEN TOP 틴탑

데뷔 2010년 7월 이 노래 박수, Supa Luv, 향수 뿌리지 마

틴탑은 ‘연하남’ 판타지, 혹은 ‘토이남’ 판타지의 궁극을 보여준다. 래퍼인 캡을 제외하면 하나같이 어찌냐 가녀린지 틴탑에 빠진 누나들이 죄책감을 견디지 못하고 이들을 ‘수갑돌’이라 칭할 정도. 하지만 마냥 귀여운 것만은 아니다. 지난 7월 발표한 신곡 ‘향수 뿌리지 마’의 가사는 귀를 의심하게 했다. “누나의 향기는 너무너무나 달콤해, 누나와 함께 있을 때면 남자가 된 것 같은걸”. 여기까지는 샤이니의 ‘누난 너무 예뻐’가 떠오르는 정도지만, 반전은 후렴구다. “향수 뿌리지 마, 이러다 여친한테 들킨단 말야. 반짝이 바르지 마, 옷에 묻으면 안 된단 말야.” 연하남 매력에 나쁜 남자 매력까지 더한 것! 이쯤 되면 나는 바람 피워도 너는 절대 피우지 말라던 태양은 괜찮은 남자였다는 생각이 든다. 은근히 멤버를 구분하기도 쉽다. 메인보컬인 니엘과 천지, 서브보컬 창조와 리키, 래퍼인 엘조와 캡으로 나눠서 기억하면 된다. 신화의 앤디가 키운 그룹인 만큼 지원군도 든든하다. ‘Supa Luv’의 뮤직비디오에는 에릭이 출연했고, ‘향수 뿌리지 마’ 첫 무대 때는 작곡가 방시혁이 “향수 뿌리시고 출격!” 이라는 애정 어린 트윗을 날렸다.

바로, 산들, 공찬, 진영, 신우

B1A4

데뷔 2011년 4월 이 노래 O.K, 못된 것만 배워서

B형 한 명, A형이 네 명이라 B1A4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Be the One, All for One’의 약자다. 의도와 상관없이 제지회사 이름 아니냐, ‘종이돌의 등장’이라는 세간의 평을 피해갈 수 없는 작명센스지만 멤버들의 미모는 21세기형 훈남 그 자체. 멤버 모두 굴욕의 과거 사진을 찾아볼 수 없으며 있다해도 귀여운 수준이다. 2011년 데뷔한 보이그룹 중 라이브와 퍼포먼스도 가장 안정적인 편. 데뷔곡인 ‘O.K’가 다소 가벼웠다면 ‘사랑 그까짓 거 그냥 밀어붙여 생각을 했던 내가 멍청했어’라며 더 좋은 남자친구가 될 것을 다짐하는 내용의 후속곡 ‘못된 것만 배워서’는 제법 듬직한 모습을 보여줬다. ‘연습하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여러분들이 너무너무 좋아요~’라며 하트 뿅뿅 트윗을 날린 공찬을 생각하면 진짜 내 남자친구인 것 같은 위험한 착각이 든다. 얼마 전 종영한 MTV <매치 업!>에 블락비와 함께 출연했다.

설후, 해원, 건, 태풍, 진

x-5

데뷔 2011년 4월 이 노래 쇼하지마, Fantasy

2011년 4월 데뷔. 아직까지는 검색창에 X-5를 입력하면 같은 이름의 차량이 나오는 상황이지만 이대로 묻히기엔 아깝다. 기존 어느 아이돌 그룹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모델 스펙을 가진 멤버 5명의 평균 키는 186cm. 심지어 188cm로 진과 함께 팀내 최장신인 설후는 샤이니 태민보다 두 살이나 어리다 . 최근 건이 KBS드라마 <스파이명월>에 강우(에릭)의 어린시절 역으로 카메오 등장한 것이 화제가 됐으며, 같은 소속사인 대국남아의 뒤를 이어 일본 진출을 염두에 둔 듯 해원이 ‘일본어 수업하기 전’이라고 미투데이에 소식을 알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