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을 빛낸 책들.

올해의 강자는 역시 하루키였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 <여자 없는 남자들>이 베스트셀러 순위 1위에서 내려올 줄 모르고 있다. 그동안 장편 집필에 몰두해온 까닭에,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집은 오랜만이다. 2005년에 나온 <도쿄 기담집> 이후 9년 만에 나온 단편 소설집 <여자가 없는 남자들>에는 총 6편의 단편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표제작 ‘여자가 없는 남자들’을 비롯해 가장 최근 발표해서 화제가 된 신작 ‘드라이브 마이 카’, ‘세헤라자데’, ‘예스터데이’, ‘독립기관’, ‘키노’ 등은 모두 여자친구 또는 아내가 부재한 상황의 남자들이 주인공이다. 하루키의 색채가 있는 단편소설집 <여자 없는 남자들>은 하루키가 서점가의 보증 작가라는 걸 다시 한 번 증명했다. 노벨상 수상으로 파트리크 모디아노의 작품이 새삼 조명되기도 했다. 파트리크 모디아노는 인간의 실존을 탐구한 작가로 1980년대를 대표하는 프랑스 작가다. 노벨상 수상으로 대학 시절 즐겨 읽었던 책의 먼지를 떨어낸 건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한편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은 어려운 책을 기피하는 요즘에도 많은 담론을 생성하며 당당히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인문학 분야에서는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가, 소설 분야에서는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과 파울로 코엘료의 신작 <불륜>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