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삶을 위해 각자의 철학으로 조언하는 네 권의 책.

더 나은 삶을 위해 각자의 철학으로 조언하는 네 권의 책.

도미니크 로로의 <심플하게 산다>는 삶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전파했다. 심플한 삶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잘 정리해야 하고, 잘 정리하려면 잘 버릴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잘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버리는 것조차 가슴이 찢어지고 손이 떨리는 고통이다. <도미니크 로로의 심플한 정리법>은 바로 그 실천편. 집 안부터 마음속까지 버리고 정리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저 그런 여러 개보다 하나의 멋진 것을 가져라, 갖고 싶은 충동이 들 때 30일만 참으라는 충고는 어떤가. 긴 여행을 떠나는 것도 정리에 도움이 된다. 랑베르시의 글처럼 ‘물건은 적지만, 여백의 공간 속에 제자리가 있는 집, 상상만 해도 멋지지 않을까? 구찌 가문의 상속녀이자 워킹 맘인 파트리치아 구치가 쓴 <여자라면 심플하게>는 좀더 온건하게 집 정리, 사람 정리, 마음 정리 세 가지로 단순
한 삶의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그녀의 조언은 제발 벽에 그림을 다닥다닥 걸지 말고, 잡동사니가 가득 든 협탁과 명품쇼핑백을 통째로 비워버리라는 것. 그리고 새로운 것을 사려면 오래된 것은 버려야 한다는 것. 구찌 그룹의 손녀인 그녀도 이베이를 통해 안 쓰는 물건을 팔아버린다고 한다.
로로의 도움을 받아 집 안을 말끔하게 정리했다면 좀 더 보기 좋게 집을 꾸미고 싶다는 욕망이 스멀스멀 기어나올 테지만, 집을 꾸미는 건 옷을 잘 입는 것보다 더 어렵다. <완벽 하지 않아서 더 완벽한 집>의 조언을 들어보길. 따라 할 엄두가 나지 않는 인테리어 무크 책과 달리 어떻게 꾸며야 하고, 왜 그렇게 꾸며야 하는지를 세심하게 조언하는 똑똑한 책이다. 저자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의 편집장이자 인테리어 잡지 <도미노>의 창간 멤버 데보라 니들맨. 좋은 취향을 가진 저널리스트의 똑 부러진 매력이 가득 담겨 있고, 버지니아 존슨의 수채화 일러스트는 보기 좋을 뿐만 아니라 텍스트의 빈 곳을 채워 이해를 돕는다. 저자는 첫 장에 좋은 집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다음과 같이 적었다. ‘흘러가는 인생을 닮은 집. 우리 마음속에 있는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는 집’. 이 철학에는 공식도 있다. ‘어울림 = 내 삶의 방식 + 내가 원하는 모습 + 살고 있는 장소의 특성’. 이 책은 집을 다 뒤집어엎은 뒤 유행 스타일에 따라 새롭게 채우라는 집 개조 프로그램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것을 잘 정리하고 예쁘게 늘어놓는 방법을 알려준다. 책장에 책을 보기 좋게 꽂는 방법, 램프의 중요성처럼 필요하지만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던 것들 말이다.
<내가 엄마의 부엌에서 배운 것들>에는 바로 우리가 집에서 보낸 시간이 담겨 있다. 알코올중독자로 변해버린 엄마를 참을 수 없었던 아들이 퓰리처상을 받은 종군 기자로 전장을 누비는 사이, 엄마는 세상을 떠났다. 유품을 정리하면서 찾은 요리노트에서 잊고 있던 ‘엄마’를 발견한 맷 매컬레스터는 엄마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되뇌었던 시절과 화해를 시작한다. 주변인들을 인터뷰해 엄마의 조각을 채워나가고, 병원 진료기록도 찾아본다. 또 오래된 앨범에서 젊은 시절의 엄마, 아빠, 어린 시절 자신의 사진도 찾아낸다. 엄마의 부엌에서 숙제를 하는 어린 저자의 사진은 마치 우리들의 과거를 보는 듯하다. 하루가 끝나면 우리는 집으로 돌아간다. 모두에게는 집이 필요하다. 그의 긴 이야기는, 바로 우리에게 집이 필요한 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