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생각나는 책들

예전 어떤 책은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라는 라디오 광고 카피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세계 통틀어, 특히 자식의 대한 희생이 유독 심한 우리나라에서 ‘엄마’는 복잡미묘하고 울컥하고 짠한 이름이다.

엄마 이행내가 글을 쓰고 딸 조장은이 그린 <엄마라서 예쁘지>의 엄마는 사랑스럽다. 아버지와의 연애와 시집살이, 다정한 일상들이 단막극처럼 펼쳐지는 따뜻한 책이다.
신현림 작가의 <엄마 살아 계실 때 함께할 것들>은 우리가 애써 외면하고 있는 진실을 눈앞에 들이민다. 엄마와 나는 똑같은 시간을 살고 있으며, 언젠가 나를 두고 떠나버릴 거라는 무서운 일.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히는 가정 아래 엄마와 함께해야 한다는 서른 가지 미션을 하나하나 체크해보니 이 중에 16가지가 숙제였다(그중 하나가 결혼이다). 읽다 보니 미안하고 또 두려워서 눈물이 났다.
세 명의 딸에게 스스로 세상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말하는 <엄마 엄마 엄마>는 충격적이다. 이십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파킨슨병과 수많은 합병증을 앓아온 일흔다섯 살의 엄마는 이제 자신의 의지로 마지막을 준비한다. 책을 쓴 막내딸 조 피츠제럴드 카터는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담담하게 기록한다.

모두의 엄마는 그렇게 떠나갈 것이기에, 우리는 좀 더 부지런해져야 한다. 사람이 태어나서 가장 먼저 배운다는 말. 오늘도 ‘엄마’라고 불러본다. “엄마 뭐 해?” 했더니 “아빠랑 참외 먹어”라고 한다. 엄마는 내 옆에 있다.